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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있는 주차장 입구 모습
 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있는 주차장 입구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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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오고난 후 모처럼 맑은 날씨를 보여, 지난 1일 경주 석장동 암각화를 찾아 갔습니다. 왜냐하면 바위에 새긴 암각화는 맑은 날씨보다 비가 오고난 후에 가면 조각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올라가는 길 모습
 경주 석장동 암각화 올라가는 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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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답사를 다니다 보면 바위에 새긴 조각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탐방객들이 생수를 부어 놓은 현장을 많이 보기 때문입니다. 평소 같으면 암각화에 이끼가 끼어 있고 일부는 잘 보이질 않았는데, 오늘은 전체 면이 너무 잘 보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모습
 경주 석장동 암각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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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기념물 제98호로 지정된 경주 석장동 암각화는 경주 평야의 중심으로 흐르는 서천과 북천이 합쳐지는 애기청소 벼랑 중턱에 있습니다. 1994년 동국대학교 학술조사단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붉은 점선안이 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있는 곳입니다. 녹음이 우거져 잘 보이지 않아 이 사진은 2013.2월 겨울에 찍은 사진입니다
 붉은 점선안이 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있는 곳입니다. 녹음이 우거져 잘 보이지 않아 이 사진은 2013.2월 겨울에 찍은 사진입니다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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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위치한 곳은 하늘을 나르는 기러기들이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어 잠시 쉬어 간다고 하는 금장대 아래에 있습니다. 공동묘지로 사용되던 금장대는 경주시에서 2012년 여름에 한옥단층누각으로 새롭게 준공한 곳입니다. 경주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빼어난 배경으로 인하여 신라시대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를 본떠 만든 투시도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를 본떠 만든 투시도입니다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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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석장동 암각화에 대한 문화재청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암각화란 바위나 동굴의 벽면에 기호나 물건의 모양을 새겨 놓은 그림을 이른다. 이 암각화는 경주 평야를 가로지르는 두 하천이 만나는 곳의 북쪽 바위벽에 그려진 것이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투시도를 구분하여 확대한 사진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투시도를 구분하여 확대한 사진입니다.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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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의 것으로 추측되는 이 그림은 강물에서 약 15m 높이의 수직 절벽 윗부분에 가로 약 2m, 세로 약 9m되는 범위에 새겨져,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모두 27점이 확인되었는데, 기하문 8점과 검과 창의 요소를 갖춘 그림 11점, 발자국 4점, 여성기(女性器) 3점, 배 1점, 그외 동물모습과 해석이 어려운 그림 등이 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투시도를 구분하여 확대한 사진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투시도를 구분하여 확대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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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조금씩 형태를 달리하고 있지만 기본은 방패 모양과 도토리 모양, 꽃 모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도토리 모양과 꽃 모양의 그림은 다른 지역의 바위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지역만의 독특한 특색이다. 특히 검과 결합된 여성기의 그림 등은 칠포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를 측면에서 찍은 모습
 경주 석장동 암각화를 측면에서 찍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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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하문(幾何文)이란 가로줄이나 세로줄, 사선 또는 동그라미 등이 나타난 문양를 말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기하문은 단순한 선이나 도형이지만 가장 원시적 형태의 문양으로, 선사시대로부터 문양을 표현하기 시작한 인간이 가장 먼저 표현한 것이 바로 기하문이었다고 합니다.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도구들에는 연속된 형태의 줄무늬나 동그라미 또는 동심원 등이 나타나는데, 당시 사람들은 태양이나 햇살, 비를 나타내는 의미로 이런 무늬들을 새겼다고 합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게시판 아래에 있는 안내 표시
 경주 석장동 암각화 게시판 아래에 있는 안내 표시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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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명칭표기에 대하여 입니다. 암각화가 있는 위치가 '예기청소/애기청소'입니다. 문화재청 기록에는 '애기청소'라고 적혀 있고, 금장대와 인터넷에서는 '예기청소'가 정확한 것처럼 적혀 있습니다. 필자가 문화재사랑시민봉사단으로 활동할 때 경주시에 질의하여 이를 정확히 바로 잡아 달라고 하였습니다. 공식 답변은 예로부터 여러 가지 설이 내려오고 있어 꼭 집어 어느 하나를 사용할 수 없어 '예기청소/애기청소'를 같이 사용하기로 하고 문화재게시판 아래에 '안내'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시내 곳곳에 수영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지만 옛날 경주시민들은 여기서 물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여름이면 익사 사고가 잦아 대부분 여기는 가기를 싫어 했고, 더군다나 공동묘지가 많아 더더욱 가기 싫었던 곳입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 왼쪽 부분 모습
 경주 석장동 암각화 왼쪽 부분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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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각종 그림이 조각된 경주 석장동 암각화가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치는 동안에도, 아직까지 이런 그림 형태가 보인다는 것은 대단한 발견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후세들은 선사시대 인류가 남긴 최초의 기록물인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보호 덮게를 설치하는 등 풍화작용 방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겠습니다.


태그:#모이, #선사시대, #경주석장동암각화, #경주금장대, #동국대학술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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