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매치 데이를 앞두고 국가대표팀 합류를 거부한 덴마크 축구선수들

9월 A매치 데이를 앞두고 국가대표팀 합류를 거부한 덴마크 축구선수들 ⓒ BBC 홈페이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16강에 올랐던 덴마크 축구국가대표팀이 때 아닌 내홍을 겪고 있다.

5일(한국 시간) 영국 BBC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카스퍼 슈마이켈,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비롯한 덴마크 주축선수들은 10일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합류 거부의사를 밝혔다.

스폰서 계약 수입 등 협상 결렬, 협회와 노조 갈등으로 차출 거부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이유는 덴마크축구협회(DBU)와의 갈등 때문이다. 덴마크 선수단은 오래 전부터 자신들의 권익을 지켜오기 위해 선수 노조를 구성했고, 최근 스폰서 계약에 따른 수입 배분 문제를 놓고 DBU와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노조가 스폰서 계약 수입을 선수에게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협회가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결국 대표팀 1군 멤버로 이루어진 노조는 '덴마크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아게 하레이데 감독과 욘달 토마손 수석코치도 선수들과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DBU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주전급 선수들의 최후통첩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국가대표 경험이 전무한 하부 리그 선수는 물론이고, 축구 종목과 특성이 다른 풋살 선수(5명)까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공석이 된 사령탑에 임시 감독(존 젠센)을 앉히면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2010년 2월 덴마크 축구 사상 4번째로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팀에 데뷔해 현재 덴마크 에이스로 활약해온 에릭센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덴마크 축구를 위해 뛰고 싶다"며 "빨리 협회와 갈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레턴 메이어 DBU 회장도 "심각하게 유감스럽다"며 "갈등이 계속될 경우 덴마크 축구는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BU는 지난해 여자대표팀이 동일한 이유로 소집을 거부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지 못한 전례가 있다. 당시 덴마크는 선수들의 집단 출전거부로 경기를 포기하며 스웨덴에 0-3 몰수패를 당한 바 있다. 

BBC는 당시 FIFA로부터 벌금징계와 메이저대회 출전 자격권 박탈 경고를 받았던 DBU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DBU가 이번엔 어떠한 수단(하부리그, 풋살선수 투입)을 동원해서라도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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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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