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 유니버설 뮤직


호주 태생의 남성 보컬리스트 해리슨 크레이그(Harrison Craig)는 18세 때였던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오브 오스트레일리아(The Voice of Australia)>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프로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우승이 더욱 놀라운 것은 선천적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이루어 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유년기시절 말을 심하게 더듬어 학교에서도 놀림의 대상이었던 해리슨 크레이그. 자랄 때부터 어머니가 집에서 항상 들려줘 익숙한 1950, 60년대 팝 명곡들은 그를 노래하게 만들었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학교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게 해줬다.

2013년 데뷔 이후 3장의 정규앨범 발표 및 공연 뮤지션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고,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자신의 언어장애 극복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동화책도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음악과 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음악은 내게 열정, 사랑, 자유 그 자체이고 영감과 꿈을 좇게 만드는 감사한 존재'라고 말하는 해리슨 크레이그. 그가 글로벌 자선단체 행사 참석 차 서울에 머물던 지난 8월 31일 낮 12시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유니버설뮤직 사무실에서 직접 만났다.

언어장애 극복, 당당히 오디션 1위에 오른 희망의 아이콘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 유니버설 뮤직


- 한국 음악 팬들에게 해리슨 크레이그란 뮤지션을 소개 한다면?
"호주에서 온 남성 보컬리스트고 누구나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스탠더드 팝(Standard Pop) 음악을 주로 노래해 왔다.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The Voice)> 두 번째 시즌에서 우승하면서 프로 뮤지션이 됐다. 지금까지 3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해 데뷔음반이 호주차트(2013년 6월) 1위를 차지했고, 싱글차트에서도 4곡이 정상에 올라 운좋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비지스(Bee Gees)의 배리 깁(Barry Gibb), 올리비아 뉴튼-존 (Olivia Newton-John), 씰(Seal)과 같은 전설의 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음악작업을 한 것은 내겐 기적과 같은 일이다.(웃음)"

- 한국은 어떤 일로 오게 됐는지?
"현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글로벌 자선단체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의 행사가 서울에서 열려 초청돼 오게 됐다. 1년 전 <해리슨 송(Harrison's Song)>이란 제목의 동화책을 출간했는데, 어렸을 때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 때문에 놀림의 대상이 됐던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힘든 상황 속에서 역경을 딛고 삶을 찾을 수 있었던 내 경험담을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이어져 위 단체가 서울에서 주최한 글로벌 모임에서 이야기와 노래를 전할 수 있었다. 행상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만남도 뜻 깊었다."  

- 짧은 체류기간 중 인상적인 일정이 있다면?
"어제(8월 30일) 낮 시간을 이용해 남산을 산책했다. 3~4시간 정도 걸었고 남산타워에서 바라 본 서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놀라움 그 자체였다. 나중에 다시 올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여행을 하고 싶다."

-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떻게 출전하게 됐나?
"역시 어머니가 '한 번 나가보는 것 어떠냐'는 말씀을 주셨고, 18살에 참가하게 됐다. 음악이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만큼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최종 결승전까지 긴장감 속에 임했다.

무대 계단을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갔는지 떨었던 기억이 다시 나는데,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 위원이었던 리키 마틴(Ricky Matin)과 씰 등 빅 스타들이 내 노래에 찬사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을 때 모든 긴장과 떨림이 녹는 것 같았다.(웃음)"  

- 만약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 안 했다면?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노래를 부르고 라이브 공연을 했을 거다. 아마 지금과 같은 위치에 서있기 위해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웃음)"

국내에선 스마트폰 광고음악으로 알려져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 유니버설 뮤직



- '당케 쇈(Danke Schoen)'이란 노래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졌다. 알고 있나?
"하하! 물론 알고 있다. 2016년 10월 발매한 세 번째 정규 앨범 <킹 오브 베가스(Kings Of Vegas) 수록곡이 이듬 해 연말 유명 스마트폰 광고 배경음악으로 한국에서 사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한국의 공연장에서 직접 라이브로 들려 드리고 싶다. (웃음)"

- 한국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더 보이스> 우승 무대에서 불렀던 '모댄 어 드림(More Than A Dream)'이다. 데뷔 앨범명이기도 한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로 담고 있어 한국 분들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앨범 데뷔 후 만 5년의 시간이 흘렀다. 5년을 돌아본다면?
"한 단어로 압축해 표현하자면 '크레이지(Crazy)'했다(웃음). 정말 상상하지도 못한 시간이 내게 주어졌고, 앨범과 음원을 발표하고 호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무대에 섰고 팬들을 만났다. 작년에만 무려 쉰일곱 번의 공연을 해 뮤지션으로서 더할 나위없는 시간을 보냈고, 작가와 사회활동가로서도 일할 소중한 기회가 주어져 기뻤다."  

- 지금껏 선보인 정규 앨범들에 대한 만족도는?
"앨범을 발표하고 라이브로 수록곡들을 계속해서 부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노래했으면 리코딩 당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뮤지션에게 완성된 작품에 대한 부족함과 아쉬움은 항상 남는 일이다."

어머니가 들려 준 올디스 팝, 내 인생을 설계하게 만들어

- 언제부터 음악이 커다란 영향을 주었는지?
"아주 어렸을 때부터(3~5세) 어머니가 음악을 좋아해 줄곧 접하게 됐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냇 킹 콜(Nat King Cole),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명곡들을 들으며 성장했다.

평상시 심하게 말을 더듬었어도 노래할 때는 정상적인 목소리가 나왔고 어머니가 학교에서 친구들 앞에서 권유했다. 놀리던 친구들도 나를 좋아해줬고 교실에서건 학교 행사에서 부를 기회가 자주 생겼다. 음악은 내가 갖고 있던 장애를 극복하게 해줬고 꿈을 품게 해주었다."

- 어린 나이인데 달리 상당히 오래 전 노래들을 좋아한다. 어떤 이유인지?
"위에서 이야기한 팝 스타들의 음성에는 그들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을 갖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성장하면서 내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물론 너무 어려서 가사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음악에 스며있는 아름다움'만으로 명곡들을 노래할 수 있었다.

노래 한 곡이 어느 누군가를 웃거나 울게 만든다. 내가 냇 컹 콜의 '스마일(Smile)'을 듣고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처럼 학교 친구들 앞에서 그 곡을 들려줬을 때 그들 역시 마음의 변화를 가졌을 것 같다. 그런 이유때문이지 클래식 팝(Classic Pop) 곡들들 커버해 발표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 

- 팬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해리슨 크레이그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남달랐던 내 삶의 과정과 경험을 음악으로 옮겨 듣는 이들과 함께 공감대를 가져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 목소리에 노래를 향한 열정과 사랑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해주는 팬들의 코멘트가 많아 행복하다." 

꿈과 희망을 전하는 뮤지션이 되길 꿈 꿔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호주 싱어송라이터 해리슨 크레이그. ⓒ 유니버설 뮤직



- 새 노래(앨범) 발표 계획은 갖고 있는지?
"'모댄 어 드림'이란 곡에서 내 경험과 신념을 녹여냈듯이 '사운드를 통한 자유(Freedom Through Sounds)'를 컨셉으로 <바이스 드림(Vice Dreams)>이란 음악 프로젝트를 1년 여 전부터 준비해 왔다. 해리슨 크레이그의 색다른 음악적 시도와 그 정체를 만날 수 있을 거다." 

- K팝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들었다. K팝 가수들과 협업하고 싶은 생각은?
"세계 대중음악팬들은 물론 다수의 뮤지션들도 K-Pop을 좋아하고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동감하는 부분인데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 소속 딘(Deen)의 음악은 너무도 훌륭하고, 호주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 뮤지션들과 음악작업을 꼭 같이 하고 싶다."

- 10년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지구촌 곳곳을 돌며 공연을 펼치고 싶고, 각국의 뮤지션들과 함께 다양한 음악활동을 하는 것을 꿈꿔 본다. 특히 내가 가진 성장과정의 경험을 통해 어려운 현실에 놓인 아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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