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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코드 심어... '사드' 이메일로 록히드마틴 해킹 시도도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의 사이버 범죄에 대해 철퇴를 내렸다.

미 법무부는 이날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과 2016년 8천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을 자행한 혐의로 북한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박진혁이라는 인물을 기소했다.

북한 정부가 지원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기소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비핵화 협상과는 별로도 '고도의 해킹 수준'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해킹'을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박진혁과 그가 다른 해커들과 몸담았던 위장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미 법무부는 기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이자 10년 이상 '조선 엑스포'에 몸담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라자루스는 주요 해킹사건 때마다 등장했던 해킹 그룹이며, '조선 엑스포'는 북한군의 정보 관련 파트인 '랩 110'(Lab 110)과 연계된 '위장회사'로 북한은 물론 중국 등에 기반을 두고 활동했다.

미 AP통신은 '조선 엑스포'는 자체 홈페이지에 2002년 설립된 북한의 첫 인터넷 회사라면서 김일성 대학 등을 졸업한 2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게임과 도박, 전자결제,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 홈페이지에서 북한 관련 언급을 삭제한 데 이어 그 이후 홈페이지 자체가 없어졌다.

북한은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박진혁 등은 '소니 픽처스'가 2014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해킹 공격을 단행했다. 소니 픽처스 직원들에게 악성 코드를 보낸 뒤 이를 통해 네트워크에 침투, 각종 자료를 빼내거나 파괴하고 수천 대의 컴퓨터를 훼손했다.

박진혁은 소니사에 대한 해킹 당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계정을 이용해 '인터뷰' 제작에 관여한 인사들에게 악성 코드가 담긴 링크를 보냈다.

이와 동시에 영화 배급사인 'AMC'에 대한 해킹도 시도했다. 당시 AMC는 '인터뷰' 상영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으며, 다만 AMC가 해킹에 뚫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6년 2월에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해킹해 8천100만 달러를 빼내 간 혐의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포함해 다른 수개의 은행들에 대해서도 해킹을 시도, 최소 10억 달러를 빼내 가려 한 혐의다.

2017년에는 전 세계 수십만 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도 자행했다. 박진혁이 멤버로 활동한 라자루스는 지난해 5월 전 세계 150여 개국 30여만 대의 컴퓨터를 강타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의 배후로 의심받아 왔다.

또 2016~2017년 악성 코드가 담긴 이메일 등을 통해 미 대표적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수개의 방산 관련 기업 등에 해킹도 시도했다. 특히 악성코드 이메일에는 주한미군이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내용을 담아 시선을 끌었다. 사드는 록히드마틴이 제작사다. 그러나 미 정부는 기소장에서 록히드마틴에 대한 해킹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kw77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박진혁, #해커, #기소,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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