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이 이끄는 새로운 한국 축구 대표팀이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34분에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과 후반32분 남태희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면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벤투 감독은 11명의 주전 선수 중 좌우 풀백 홍철과 이용을 제외한 9명의 해외파 선수를 선발 출전시키며 평소 보기 힘들었던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확인했다. 코스타리카를 꺾으며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 이어 A매치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오는 10일 칠레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일방적인 우세 속 전반34분에 터진 이재성의 선제골

한국축구연맹은 지난 8월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을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9월 A매치 기간에 코스타리카,칠레와의 평가전을 통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작을 시험하기로 했다.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평가전 상대로 코스타리카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의 강 팀을 초청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2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섰던 코스타리카는 매우 적당한 상대다.

일찌감치 손흥민의 코스타리카전 선발 출전을 예고했던 벤투 감독은 지동원을 원톱으로 세우고 손흥민과 이재성을 공격에 배치했다. 남태희와 기성용,정우영이 중원을 형성하고 러시아월드컵의 주전4백이었던 김영권,장현수,홍철,이용이 수비에 배치됐다. 조현우가 부상으로 빠진 골키퍼는 김승규가 주전으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과 아시안게임에 이어 벤투 감독의 데뷔전에서도 주장 완장을 찼다. 

3만5천명의 관중이 가득 찬 뜨거운 열기 속에 시작된 경기에서 한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홍철의 측면 돌파에 이은 이재성의 슈팅으로 깔끔한 출발을 했다. 코스타리카 역시 K리그 도움1위를 달리고 있는 엘리아스 아길라르가 첫 슈팅을 기록하며 경기장 열기에 불을 지폈다. 전반6분에 나온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는 아쉽게 지동원의 발 끝에 미치지 못했다. 

2선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다가 측면에서 골 찬스를 노리던 한국은 전반13분 지동원과 남태희,이재성으로 이어지는 콤비플레이가 나왔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한국은 지동원과 남태희처럼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벤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전반27분 손흥민의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코스타리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한국은 32분 기성용의 롱패스에 이은 남태희의 돌파 상황에서 패널티킥을 얻어냈다. 한국은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슛이 오른쪽 크로스바를 때렸지만 문전쇄도하던 이재성이 리바운드 공을 왼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벤투호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전반40분에도 손흥민과 이재성,남태희로 이어지는 콤비 플레이로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독일 이적 후 4경기 공격포인트 4개 이재성, 벤투호 데뷔전서도 첫 골 

주전 11명 중 러시아 월드컵 멤버 9명을 주전으로 출전시킨 한국은 전반에만 7개의 슈팅과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슈팅2개, 유효슈팅0개의 코스타리카를 압도했다. 볼 점우율에서도 65%-35%로 한국이 크게 앞섰다. 레알 마드리드의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와 공격수 브라이언 루이스, 윙어 조엘 캠벨 등 주축 선수들이 제외된 코스타리카는 전반전 한국에게 크게 위협적인 상대가 되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 대신 김민재를 투입한 한국은 손흥민의 돌파에 이은 장현수의 슛으로 후반 포문을 열었다. 후반5분에는 지동원이 가슴 트래핑에 의한 논스톱 슛으로 관중석을 들썩이게 했다. 한국은 후반에도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한국은 후반21분 지동원과 이재성을 빼고 황의조와 문선민을 투입했다.

코스타리카 역시 후반 24분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반격을 준비했고 교체 선수 라미레즈가 곧바로 강력한 슈팅을 기록했다. 교체 선수 문선민의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를 시도하던 한국은 후반32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한국은 경기 막판 황인범과 이승우,김문환 등 아시안게임 멤버를 차례로 투입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작년 K리그 MVP에 선정된 이재성은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후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다. 그리고 함부르크SV와의 리그 데뷔전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재성은 홀슈타인 킬 이적 후 4경기에 출전해 1골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독일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재성은 독일에서 쌓은 경험과 기량을 벤투호 출범 첫 경기에서도 여지없이 발휘했다. 이재성은 날카로운 돌파와 절묘한 위치선정으로 전반에만 3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3번째 슈팅은 벤투호의 첫 골로 연결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던 유망주 이재성이 4년 후 한국 A대표팀의 확실한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피지컬(172cm) 때문에 실력에 비해 A대표팀에서 다소 저평가 됐던 남태희의 '한풀이 활약'도 돋보였다. 남태희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전반 패널티킥을 유도하는 돌파를 선보였고 후반에는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2골에 모두 관여했다. 공격형 미드필드는 물론 윙어로도 활약할 수 있는 남태희가 벤투호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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