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분이 좋아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기분이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 뇌과학에 따르면 웃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만족감을 늘린다고 한다. 마음이란 몸에 있는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상호 작용하여 만드는 시냅스 네트워크다.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듯, 몸도 마음에 영향을 준다. 웃자.

<행복의 특권>의 저자 숀 에이커는 행복한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말한다. 그는 행복과 관련하여 일곱 개의 원칙을 말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행복의 특권", 즉 행복한 것 그 자체만으로 이득이 된다는 말이다. 일이 잘 돼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일이 잘 되는 것이다.

행복의 일곱 가지 원칙
 
<행복의 특권> 표지
 <행복의 특권> 표지
ⓒ 청림출판

관련사진보기


저자는 행복의 원칙으로 일곱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이미 말했듯이 행복이라는 상태가 가져오는 특권 그 자체다. 즉, 행복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라. 행복은 생산성도 올려준다.

두 번째 원칙은 지렛대의 원칙이다. 행복감, 즉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렛대 삼아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아시아 여성들을 상대로 수학 시험을 치르게 한 실험이 있다. 한 그룹에게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 점수가 낮다고 알려주었고, 다른 그룹에게는 아시아인의 수학 성적인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시험 결과, 두 번째 그룹의 시험 점수가 월등히 높았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은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110쪽)

세 번째는 긍정 테트리스 효과다. 테트리스 효과란, 테트리스에 빠진 사람에게 세상 모든 물건이 테트리스 블럭처럼 보이는 효과다. 마치 중독처럼 보이지만, 이 현상이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 
 
테트리스에 푹 빠지다보면 온 세상 모든 것이 테트리스로 보인다.
 테트리스에 푹 빠지다보면 온 세상 모든 것이 테트리스로 보인다.
ⓒ Atari Games

관련사진보기


회계사는 숫자 더미라면 어디에서든지 오류를 찾아낸다. 테트리스 효과란 결국 꾸준히 유지되는 기대가 결과를 가져오는 효과다. 따라서 긍정적인 기대를 유지하면 실제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를 쉽게 포착하게 된다.

네 번째 원칙은 넘어졌다면 일어나라는 것이다.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굉장히 운이 좋거나 배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실패야말로 배움의 기회다. 뼈도 부러졌다가 회복되면 더 튼튼해진다. 넘어졌다고 우울해 하지 말고, 긍정적 태도로 배움의 기회를 잡아라.

다섯 번째는 '조로의 원'이다. 영웅 조로는 처음 검술을 배울 때 작은 원 안에서 연습했다고 한다. 작게 시작하라. 자신이 완전히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서 딱 그만큼의 과제를 해나가자.

여섯 번째 원칙은 '20초 규칙'이다. 일곱 개의 원칙 중 가장 잘 된 작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습관을 막는 20초짜리 방해물을 제거하고, 나쁜 습관을 없애는 20초짜리 방해물을 만들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깅하러 나가려는데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20초가 방해가 될 수 있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는 20초 동안 오늘은 조깅을 빼먹어도 되는 이유를 얼마든지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 마음이다.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데 걸리는 20초, 이것이 20초짜리 방해물이다. 이것을 없애기 위해 저자는 운동복을 입은 채로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일어나자마자 운동화만 신고 뛰어나가면 그만이다.

마찬가지로 나쁜 버릇을 없애기 위한 20초짜리 장애물을 만들 수도 있다. 예컨대 초콜릿을 자꾸 집어 먹는 버릇이 있다면 초콜릿을 유리병에 넣고 그 유리병을 상자에 넣어서 찬장 맨 위 칸에 넣어 두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의자를 끌고 와서 찬장 꼭대기에 있는 상자를 꺼내고, 다시 상자와 유리병을 여는 데 걸리는 20초 사이에 정신을 차리고 자제심을 발휘하게 될지 누가 아는가.

일곱 번째는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다. 만델라 대통령의 일화를 다룬 영화 <인빅터스>에서, 만델라는 거의 백인으로만 구성된 럭비 국가대표팀을 만나러 가기 전에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운다.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는 리더의 모범적인 모습이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감정 은행 계좌'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평소에 좋게 생각하던 사람이라면 한 번 내게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용서해 주게 된다. 평소에 충분한 점수를 쌓았기 때문에, 한 번의 잘못으로 다소 인출이 발생하더라도 아직 계좌에 잔액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소에 점수를 쌓아 두는 것이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는 것이다. 말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일상의 작은 일에 감사 표현을 해보자.

행복을 위한 작은 노력

오그라드는 비유와 거친 문장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책에 가득 담겨 있는 실천 거리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것들을 아래 적어 보았다.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시도해 보자. 작은 습관이 모여 사람을 바꾼다.

일주일에 하루를 선행의 날로 정해라. 하루 동안 다섯 개의 선행을 남들에게 베푼다. 선행이라고 거창한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뒷사람의 통행료를 대신 내주는 것을 사례로 든다. 겨우 2달러로 하루 내내 마음이 상쾌해진단다. 선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 행복감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선행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하루하루 사소한 일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 같은가? 당신이 매일 하는 사소하고 귀찮은 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을 적어보고, 그 결과가 무엇인지 적어보라. 그 결과도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면, 그 결과로 인해 나타나는 다음 단계의 결과를 생각해 보라. 당신의 사소한 일은 사실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위대한 여정의 일부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라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을 죽 적어보고 두 그룹으로 나눠보라. 당신이 제어할 수 있는 요인과 그럴 수 없는 요인. 당신이 어쩔 수 없는 요인에 대해서는 잊어버려라. 그리고 당신이 조절할 수 있는 요인에 집중하라. 이것이 현재 당신에게 '조로의 원'이다.

동전을 가지고 다녀라
 
뭘 먹을지 고민할 시간에 아름다운 경치를 더 즐기자
 뭘 먹을지 고민할 시간에 아름다운 경치를 더 즐기자
ⓒ 이용준

관련사진보기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팁은 결정장애를 돌파할 도구를 만들라는 것이다. 사소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지력을 소모하는 대신, 미리 정해 놓은 규칙에 따라 결정을 내려라. 피자와 스파게티 중에 뭘 먹을지 결정하는 데 소중한 의지력을 낭비하지 말자. 점심으로 뭘 먹든, 그 여파는 길어야 오늘 저녁 정도까지밖에 가지 않는다.

사소한 결정을 나 대신 내려줄 동전을 하나 가지고 다니자. 그냥 오백 원짜리 동전도 좋겠지만, 해외여행에서 쓰고 남은 외국 동전이라면 더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영국의 1파운드짜리 동전을 참 좋아한다. 도톰하고 작은 크기도 마음에 들고, 무게감, 질감, 그리고 두 동전을 살짝 부딪쳤을 때 나는 소리가 좋다.

메뉴를 정할 때, 나는 종종 동전 던지기나 가위바위보를 쓴다. 3지 선다를 넘어가는 경우라면 뽑기를 도와주는 앱을 깔아라. 사소한 선택을 빠르고 쉽게, 그리고 가능하다면 재미있게 결정하라는 것이 숀 에이커의 조언이다.

좋아하는 동전 하나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소한 의사결정의 도구로 활용하자. 의지력과 시간의 낭비를 줄여줄 것이다. 혹시 행운도 가져다줄지 또 누가 아는가?

행복의 특권 - 행복하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숀 아처 지음, 박세연 옮김, 청림출판(2012)


태그:#52권 자기 혁명, #숀 에이커, #<행복의 특권>, #습관, #선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용이 강물처럼 흐르는 소통사회를 희망하는 시민입니다. 책 읽는 브런치 운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junatul

이 기자의 최신기사읽어 마땅한 소설을 만났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