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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강간, 강도 등 강력 범죄의 밑바탕에 폭력적인 가정환경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폭력이 심각한 범죄라는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은 사적이고 사소한 일이라는 잘못된 사회적인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실제로 폭력 피해자가 머무는 쉼터에서 진행된 가정 폭력의 실태와 심각성, 매 맞는 아내들이 자신들이 처했던 상황을 재현하는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자존감을 되찾아 당당한 삶의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기사로 다루려한다. 피해자인 매 맞는 아내나 여성은 생존자로 불려진다.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친구, 남편, 아버지들은 가해자라는 말 대신 행위자라는 법률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 기자말

가정폭력은 심각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있어야

최근 가정폭력을 신고하러갔는데 신고를 받은 남성 경찰관이 '매 맞게 생겼다'라는 2차 가해를 해서 문제가 됐다. ' 여자와 북어는 패야 맛이다.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야들야들하고 고분고분해진다'는 말은 가부장 사회에서 가정 폭력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가부장적 사회적 인식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가정 폭력이 왜 심각한 범죄인지  상담소 관계자의 말을 들어본다.
 
"제가 쉼터만이 아니라 교도소 교정 프로그램도 자주 갈 기회가 있거든요. 성폭력, 강간,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유년시절 폭력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경우예요. 가정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것이죠. 가정이 사회의 기본 단위잖아요. 가정에서 늘 폭언 폭행을 보고 듣고 자란 경우 자신이 직접 폭력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은연중 학습된 폭력이 대물림되는 것이죠. 엄마가 아빠한테 늘 맞으면서 저항조차 못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엔 엄마가 불쌍하고 때리는 아빠에게 화가 나고 미운 감정이 들지만 사춘기를 거치면서 혹은 성인이 되면서 여자는 막 대해도 되는 존재'가 되는 거예요. '울 엄마 보니 늘 맞고도 그냥 살더라' 이렇게 되는 거지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한번은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쉼터에 들어오신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의 경우는 아들이 어릴 때는 남편의 매질을 견디며 살았는데 아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잘못하면 아들이 제 아버지를 죽일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들더래요. 어릴 때 힘이 없어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서워서 숨죽이며 지켜보며 자랐던 아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며 힘이 아버지보다 세지니 엄마에게 매질을 하면 아버지에게 맞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쉼터 관계자는 폭력적인 환경에서 아이 때문에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참고 살기보다는 분리를 통해 적절하게 자녀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아이에게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가정폭력은 사적이고 사소한 것이 아니라 가정괴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찰청 폭력 사건 형황과 처리
▲ 경찰청 통계 경찰청 폭력 사건 형황과 처리
ⓒ 경찰청 통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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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2015년 '한국여성의 전화'에 의하면 남자 친구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미수에 그친 건수가 186건으로 2~ 3일에 한 명꼴로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범죄통계'에 따르면, 2016년 살인, 살인미수, 강도,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 강력범죄는 총 2만5765건 발생했다. 그 중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는 11.91%(3,071건)다. 반면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는 85.38%(2만2000건)로 압도적이다.

폭력 중 1위는 가정폭력으로 62%를 넘어선다. 성폭력이 29. 9%로 뒤를 잇는다. 2017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가정폭력 발생 건수는 45,619건이며 재발 건수는 3.8 %다. 2017년 가정폭력으로 인한 검거 인원은 5만여 건이 넘지만 구속까지 이르는 경우는 전체의 약 1%를 밑도는 상황이다. 처벌의 수위도 약해 해마다 재범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행위자가 보호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한다. 가정폭력범죄의 수사 및 조사·심리 등에 관여한 자로서 비밀엄수의 의무를 위반한 보조인(변호사는 제외), 상담소의 상담원 등 관련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보도금지 의무를 위반한 언론·출판 관련자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가정폭력범죄 특별법 중.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05년 개정되었으나 상담소 관계자들은 행위자 처벌을 위한 법의 구속력이 미흡하다며 강력하고 실질적인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료위탁 건수는 2015년 급격히 증가했지만, 전체 보호처분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아직도 미미한 편이다. 고소된 상황에서만 교정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법원의 처분은 대부분 보호관찰이거나 비 처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성폭력과 강간, 강도 사범의 3배 이상 가정폭력 건수가 발생하지만 실제 가정 폭력으로 처벌을 받는 경우는 1% 미만으로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가정 폭력 사건이 경찰에 신고 됐을 때도 고소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피해자인 가정폭력 생존자가 처벌을 원치 않거나 고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행위자인 남편이 구속될 경우 당장 양육비와 생활비가 끊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아이의 학교생활에 미칠 영향, 출소 후 앙갚음이 두려워서 등 복잡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생존자인 매 맞는 아내들에게 필요한 것은 쉼터만이 아니다 가정 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리던 생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폭력 남편으로부터 안전과 자유를 보장받을 사회적 안전장치다. 어디든 정보망이 뚫려있고 생존자들이 경제적 독립을 통해 당당한 개인으로 살기에는 사회적 인식이나 안전망이 턱 없이 낮고 약하다.

쉼터 관계자들은 '가정 폭력 행위자 처벌법. 특별법 등이 제대로 발현될 실질적이고 강력한 법적 장치, 가정 폭력을 사소한 것,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정 폭력으로 고소를 당했을 때는 '벌금만이 아니라 교정프로그램 20시간을 이수하는데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이 프로그램을 통해 '폭력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치료프로그램 확산되어야 해요.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폭력 발생원인 및 가해자의 위험성, 폭력성을 행위자가 인식해야하기 때문이지요. 가정폭력 사범으로 구속된 남편들은 한결같이 '아내가 맞을 짓을 했다'고 말해요. 그러면 우리는 말해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가정폭력은 가정 구성원 모두를 망치는 심각한 범죄다'라고요."
 
법원의 처분은 보호관찰, 상담위탁, 사회봉사 수강명령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정폭력의 불처분 비율이 높다는 것은 사법부의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상담소 관계자는 가정폭력 예방과 재발방지를 위해 상담프로그램이나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로그램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상담원이나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진행자에 대한 보수교육 등 관련 지원이 매우 미흡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보건복지부 소속 활동가와 여성가족부 소속 활동가들 간의 임금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있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가해자 교정·치료프로그램 보수교육은 한국양성평등교육원, 전국가정폭력 상담소 협의회,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에서 역량강화 프로그램 혹은 보수교육 등으로 진행하거나 상담소 자체 보수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태그:#가정폭력, #가정폭력 사이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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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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