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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지하철 8호선에서 시험 운행 중인 전자동운전(초기단계의 DTO방식)에 대해 무인운전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6월 11일부터 3개월째 서울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는 중이다.

8호선에서 추진 중인 전자동운전(DTO) 시험 운행이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는 주장은 '전자동운전'을 '무인운전'으로 달리 해석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열차 운전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기관사가 운전 전반을 직접 조작하는 수동운전(NTO), 열차의 가감속을 시스템이 자동 제어하고 기관사는 위험 상황 시 비상 정차, 열차의 안전한 출발을 책임지는 자동운전(STO), 열차자동운전장치가 기관사를 대신하여 운전업무를 수행하고 기관사는 운전실에 필수적으로 승무하여 이상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신속하게 조치하고 고객의 안전과 안내를 담당하는 전자동운전(DTO), 신분당선과 같이 기관사 없이 모든 기능이 기술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는 무인운전(UTO)이 그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8호선은 17.7km 구간에 17개역이 있고, 표정속도 34km 정도로 운행되며 2018년 6월 말 기준으로 일평균 29만5천 명이 이용한다. 1996년 개통 이래 운전실에 기관사 1인이 승무하는 자동운전(STO)방식으로 운행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8호선에서 시험 운행 중인 전자동운전(DTO)은 미래기술 발전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술력이며 이미 전동차 제작 당시부터 구축되어 있는 전자동운전(DTO) 방식에 대한 기술력 검증일 뿐이다. 앞으로도 기관사가 승무하지 않는 무인운전은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8호선 이외 다른 호선으로의 확대 계획도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는 전자동운전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루 이용객이 29만 7천명인 신분당선은 기관사가 없는 '무인운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이용객이 29만 5천명으로 신분당선과 비슷한 8호선에서 기관사가 승차한 전자동운전(DTO)이 어렵다고 하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무인운전을 하게 되면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 또한 무인운전과 전자동운전을 구분하지 못한 탓이다. 전자동 운전은 설비 개량 없는 비예산 사업으로 5~8호선 개통 시부터 구축되어 있던 전자동운전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술 혁신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고 인간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을 노동조합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8호선에서의 전자동운전 시험 운행이 무인운전으로 가는 과정이며 향후 인력재배치 등을 고려한 사업 추진 일정이라고 예단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노사 상생이란 차원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김태호 공사 사장은 "하루 730만 지하철 이용객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대중교통 운영기관으로서 안전에 확신이 없는 정책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할 수도 없다. 또한 공공서비스를 뒤로 한 채 이윤을 추구하거나, 경영효율화를 앞세워 일방적 일자리 축소 등을 계획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노사간, 관계자간 토론하고 소통하자는데 이견이 없으며, '무인 운전'이나 '전자동운전'을 포함한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사실을 바탕으로 토론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이 함께하는 대시민 설명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안전운행에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시민의 안전과 서울교통공사 노사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이야 말로 어느 때 보다 더 크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서울교통공사 승무시스템처장입니다.


태그:#서울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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