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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각) 토요일 오후, 미국 중가주 투라레카운티 박물관(Tulare County Museum)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 개막식이 있었다. 전시회는 "한국인 초기 노동자들의 삶 특별전"으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다.
 
투라레박물관에서 열린 초기 한인이민자 특별전시회에서 축사를 하는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이사장과 통역을 맡은 김부운 교수
▲ 배국희  투라레박물관에서 열린 초기 한인이민자 특별전시회에서 축사를 하는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이사장과 통역을 맡은 김부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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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서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이사장의 축사를 듣고 있는 사람들, 앞줄 오른쪽 첫번째는 스콧하네스 다뉴바 시장
▲ 스콧하네스 개막식에서 배국희 대한인국민회 이사장의 축사를 듣고 있는 사람들, 앞줄 오른쪽 첫번째는 스콧하네스 다뉴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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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는 리들리시가 소장한 유물과 중가주 한인역사연구소가 소장한 물품, 기록, 사진 등 약 60점을 전시했다. 이곳 중가주 지역에 정착한 초기 한인들은 투라레카운티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많았다. 쌀농사로 백만장자가 되어 윌로우스 비행학교를 지원한 김종림 애국지사, 털 없는 천도복숭아 재배로 성공한 김형순, 김호 애국지사 등 수많은 한인들이 맨손으로 이룩한 성공신화는 조국독립을 위한 아낌없는 후원으로 이어졌다.

특히 초기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던 리들리(Reedley), 다뉴바(Dinuba)는 투라레카운티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해야 할 곳이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에는 다뉴바 시장 스콧하네스를 비롯한 투라레박물관 관계자, 로스앤젤레스의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의 배국희 이사장을 비롯한 동포 30여 명과 현지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8.15광복절에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이재수 애국지사의 후손이 참석하여 특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재수 이번 8.15광복절에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이재수 애국지사의 후손이 참석하여 특별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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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한국인 대표로 참석한 배국희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이사장은 "박물관은 당시에 사용했던 농기구는 물론이고 초기 한인들의 기록,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상외로 현지 미국인들의 관심이 큰 것에 놀랐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초기 이민자 한인들은 맨손으로 건너와 드넓은 땅을 가꾸며 특유의 성실함으로 농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대성공을 거두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돈을 아낌없이 상해임시정부 등 조국 독립에 지원하였기에 독립운동이 지속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사용한 농기구, 이 농기구를 이용하여 백만장자의 꿈을 이룬 한인들은 미주 지역에서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 농기구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사용한 농기구, 이 농기구를 이용하여 백만장자의 꿈을 이룬 한인들은 미주 지역에서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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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사용하던 태극기와 장구 등 소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태극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사용하던 태극기와 장구 등 소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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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인들이 입었던 치마저고리와 결혼식 때 입었던 당의
▲ 한복 당시 한인들이 입었던 치마저고리와 결혼식 때 입었던 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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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축사를 하는 차만재 중가주역사연구위원회 회장. 차만재 박사는 이번 전시회에 큰 역할을 했다.
▲ 차만재 개막식 축사를 하는 차만재 중가주역사연구위원회 회장. 차만재 박사는 이번 전시회에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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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 초기 이민자들의 삶을 이해하는 특별전시회는 중가주역사연구위원회가 투라레카운티 농업박물관으로부터 1년간 박물관 전시 코너 하나를 임대해 진행하고 있다. 배국희 이사장은 특히 중가주역사연구위원회 회장인 차만재 박사의 노고가 컸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8·15 광복절에 뒤늦게 서훈을 받게 된 이재수 지사의 가족들도 참여하여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이번 광복절에 서훈을 추서받은 이재수 지사는 리들시에 2010년에 세운 독립문 앞 비석에 새겨진 열 분의 독립운동가(안창호, 한시대, 김형순, 송철, 윤병구, 김호, 이승만, 김종림, 이재수, 김용중) 가운데 유일하게 서훈을 받지 못했던 애국지사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의 감회가 특별했다고 한다.
 
털없는 복숭아 (천도복숭아)를 재배하여 백만장자가 된 김형순, 김호 지사가 관여한 킴브라더스 농장 시절의 자료들
▲ 김형순 털없는 복숭아 (천도복숭아)를 재배하여 백만장자가 된 김형순, 김호 지사가 관여한 킴브라더스 농장 시절의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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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역사를 기록한 책자들
▲ 이민역사 이민의 역사를 기록한 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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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가주 지역의 초기 한인 이민자들과 관련한 특별전시회를 계기로 기억해야할 독립운동가들을 몇 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김종림(1886-1973, 2005년 애족장 추서) 지사는 19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립협회에 가입한 이래 중가주 지역에서 쌀농사로 거부가 되어 1920년 노백린 장군과 함께 윌오루스 비행사 양성소 설립을 주도하면서 경제적인 뒷받침을 도맡았다.

털 없는 복숭아를 개발해 미주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형순(1886-1977, 2011년 애국장 추서)지사는 1914년 3월 대한인국민회 샌프란시스코지방회에 가입한 이래 1922년 다뉴바지방회 실업부원(實業部員)으로 활동했다. 중가주 지역에서 대성공하여 1914년부터 1945년 동안 당시 돈으로 무려 5,337원의 독립금을 지원했다.
 
 초기 이민자들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자료와 입던 옷 등
▲ 한복2  초기 이민자들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자료와 입던 옷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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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1884-1968, 1997년 독립장 추서) 지사 역시 망국의 현실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로 뜻을 세우고 1912년 중국 상해로 망명한 뒤 191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노동에 종사하며 대한인국민회에 참가하여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특히 고국에서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샌프란시스코 국민회중앙총회의 특파위원이 되어 미주 서부지역을 2개월 동안 순회하면서 당시 돈 1만 원 이상의 독립자금을 모금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행사 끝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개막식을 장식했다
▲ 통일 행사 끝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개막식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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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시회에는 초기한인들이 사용하던 농기구 등이 소개됐다. 전시회가 열리는 투라레카운티(Tulare County Farm Labor & Agriculture) 박물관은 주로 농업과 관련된 물품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이날 개막식은 낮 1시에 열렸는데 개막식 전에는 한국 음식을 함께 나누며 행사에 참여한 동포들과 현지 주민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이어 모든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 모두가 첼로 연주에 맞춰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래를 부르며 조국의 발전과 통일을 기원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전시안내>
*기간 2018년 9월 8일부터 2019년 9월 7일까지
*전시 장소 : 미국 캘리포니아 투라레박물관
*주소 : Tulare County Museum 27000 S. Mooney Blvd, Visalia , CA, 9327
*전화 : 559-733-6616

덧붙이는 글 | 신한국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이 기사는 전시회 개막식에 주빈으로 참석한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배국희 이사장의 자료와 사진제공, 전화 인터뷰로 작성되었습니다.


태그:#한인이민자, #배국희, #투라레카운티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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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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