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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당사국총회' 행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참석했다.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당사국총회" 행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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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서 '환경 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당사국총회가 열린 지 올해로 10년째다. 그동안 우리나라, 특히 경남의 습지정책은 나아졌을까? 환경 전문가들은 "더 나빠졌다"며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는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당시 총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때 열린 국제행사였다.

당시 총회에는 140개국 2288명의 정부와 NGO 대표 등이 참가했고, 주요 논의 결과를 담은 '인류의 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선언'을 채택했다.

창원선언은 "습지를 '천연의 물 인프라'로 인식하고 습지를 기후 변화 대응 전략과 국가 정책, 인간 생활개선에 반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창원총회 이후 행사가 열렸던 창원컨벤션센터 마당에는 창원선언문 내용을 새긴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창원총회와 관련해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김태호 전 지사 때 경남도는 람사르총회를 위해 창녕 우포늪에 따오기 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경남도는 2008년 중국 양현에서 처음 1쌍(양저우, 룽팅)을 들여왔고, 2013년 수컷 2마리를 추가 도입해 현재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는 363개체로 늘어났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우포따오기 야생방사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 야생 방사한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따오기 야생 방사 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만들어졌다. 이 재단은 2008년 만들어졌고,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생태교육과 습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람사르문화관을 만들었다. 재단은 2016년 12월 우포늪으로 청사를 옮겼다.

"습지보전은 오히려 위기"

창원총회 때 관심을 모았던 창원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경남지역 여러 습지는 보전보다 개발이 더 진행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시만 해도 주남저수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아무런 행정적 진행은 없는 상태다.

주남저수지 일대는 각종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연꽃군락지는 계속 확산되어 지금은 저수지 거의 전체를 뒤덮었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광포만과 동대만 등 남해안의 여러 연안 습지는 개발 추진으로 온갖 갈등에 휩싸여 있다.

경남에서는 창원총회 이후 김해 진영 화포천이 유일하게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화포천의 습지보호구역 지정은 경남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보다는 노무현재단과 봉하재단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경남도청에는 습지 전담 부서가 없어졌다. 경남도 환경정책과 습지보전계가 있었는데, 2016년 6월 자연보전계와 합쳐졌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 때 일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평가를 어떻게 할까. 임희자 경남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창원총회 유치 때만해도 경남도와 창원시는 경남과 창원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습지행정을 하겠다고 했다"며 "광포만과 주남저수지의 습지보전실천계획도 세웠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오히려 그 지역은 위기다"고 했다.

행정에서 습지정책은 후퇴했다는 것. 경남도청에서 '습지보전계'를 없애버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임 연구위원은 "경남도 환경정책과 안에 있는 습지보전계조차 없어졌다"며 "습지보호구역 지정도 없고, 담당부서도 없어졌으니 습지정책은 후퇴한 것"이라고 했다.

임희자 연구위원은 "당시만 해도 주남저수지 등 여러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였는데, 진행이 되지 않았다. 화포천은 행정기관에 의해서라기보다 봉하재단의 노력이 컸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창원 주남저수지의 연꽃군락.
 창원 주남저수지의 연꽃군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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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박사인 전홍표 창원시의원은 "람사르총회를 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딱히 평가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며 "주남저수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습지보호구역도 아니고, 보전과 개발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했다.

전 의원은 "람사르총회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습지보호구역 확대가 필요하다"며 "재단과 지자체가 과거 10년을 반추해 보면서,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하거나 올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은 "당초에는 '습지총량제'라든지 여러 정책을 세웠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세웠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남해안 주요 연안습지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년 사이 경남지사가 김태호 전 지사에서 김두관 전 지사, 홍준표 전 지사로 바뀌었다. 특히 홍 전 지사 재임 기간에는 습지 보호를 위해 경남도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따오기 자연 방사와 관련해, 지역 한 환경활동가는 "물새들은 서식환경이 제일 중요한데, 그런 서식환경 조성은 뒷전이고 대통령 참석 속 자연방사 계획 등 이벤트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람사르환경재단 "환경인식 상당히 개선"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은 조영파 대표이사는 "올해 두바이에서 람사르당사국총회가 열린다. 그 자리에서 창원총회 이후 달라진 대한민국의 환경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이사는 "재단에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까지 환경에 대한 인식 증진을 시키고 있으며, 상당히 확산되었다"며 "도민들의 환경인식이 지난 10년 전보다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했다.

람사르환경재단은 오는 10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창원 람사르당사국 총회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태그:#람사르당사국총회, #창원람사르총회, #경상남도, #창원시, #따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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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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