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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새다. 제비는 '서울시 지정 보호종'이자 환경부 지정 '환경지표종'의 하나다. 제비는 20년 전에 비해 5% 정도 살아남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귀한 '제비'가, 그것도 3만 마리나 출현한 곳이 있다. 바로 경북 영주댐 수몰예정지 내성천이다. 녹조와 누수 등으로 3년째 담수하지 못하고 있는 이곳에 지난 9월 중순부터 3만 마리가 넘는 제비떼가 출현한 것이다. 봄에 우리나라를 찾는 제비떼는 가을에 이동하기 전에 중간 기착지에 모여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8일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대규모 제비떼의 출현이 국내에서는 발견된 사례가 없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내성천의 친구들'은 "제비 3만여 마리와 30여 종의 멸종위기 보호종이 영주댐 수몰예정지에 번식하거나 중간 귀착지로 이용하고 있음을 6년 동안 진행한 생태조사를 통해 관찰되었다"고 했다.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조계사 내 전시공간 ‘나무 갤러리’에서 “3만 마리 제비가 전하는 ‘내성천, 생명의 숨소리’”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조계사 내 전시공간 ‘나무 갤러리’에서 “3만 마리 제비가 전하는 ‘내성천, 생명의 숨소리’”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 내성천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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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특히 농약 등 2차 감염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던 대규모 제비떼가 30일 가까이 내륙에 머무는 것은 알려진 사례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영주댐 완공 후 3년이 지나도록 녹조와 누수 등으로 담수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주변 경작지들이 천이를 계속하여 습지와 버드나무 숲으로 변하면서 먹이활동 등 서식에 좋은 조건이 형성되어 제비들이 이곳을 잠자리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성천의 친구들'은 "제비 한 마리가 농약 1병에 해당하는 해충을 먹는 익조라는 점 등을 들며 제비의 출현이 내성천에 앉은 콘크리트 장애물로 전락한 영주댐 문제를 풀 좋은 답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모래강' 내성천은 낙동강을 따라 이동하는 조류의 이동 경로다. 이곳은 먹황새가 해마다 10월이면 찾아와 긴 겨울을 지내는 국내 유일한 도래지이고,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는 금탄강변 절벽에서 겨울을 난다.

또 멸종위기 2급 흰목물떼새는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전국 동시 센서에서 발견된 총 개체 수보다 많은 개체수가 영주댐 수몰지 유역에 서식하고 있다.

독수리, 물수리, 흰죽지수리, 참매, 새매, 벌매, 붉은배새매, 잿빛개구리매, 올빼미, 소쩍새, 고니, 솔부엉이, 쇠부엉이, 수리부엉이, 호사도요, 원앙, 조롱이, 황조롱이, 쇠황조롱이, 새호리기, 수달, 삵, 담비, 흰수마자, 맹꽁이, 왕은점표범나비, 구렁이 등 보호종도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내성천의 친구들'은 "지난 9월 생태조사에서는 어쩌다 한두 쌍 발견되며, 이동 시기에 몇십 마리 정도가 발견되는 희귀 여름 철새 밀화부리 450마리가 관찰되었다"며 "내성천이 철새들의 이동통로, 내륙습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내성천의 친구들은 '댐보다 습지'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영주댐 철거 재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들은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조계사 내 전시공간 '나무 갤러리'에서 "3만 마리 제비가 전하는 '내성천, 생명의 숨소리'"라는 주제로 멸종위기종의 세밀화와 내성천에 깃드는 동식물들을 수놓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조계사 내 전시공간 ‘나무 갤러리’에서 “3만 마리 제비가 전하는 ‘내성천, 생명의 숨소리’”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율 스님과 "내성천의 친구들"은 10월 5일부터 10일까지 조계사 내 전시공간 ‘나무 갤러리’에서 “3만 마리 제비가 전하는 ‘내성천, 생명의 숨소리’”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 내성천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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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내성천, #지율 스님, #제비, #영주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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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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