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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주거권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서울세입자협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주택 보유세 강화' '등록 민간임대주택 세제혜택 촉소, 금융규제 강화' 등 세입자 주거 안정 종합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지난 9월 1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주거권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서울세입자협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주택 보유세 강화" "등록 민간임대주택 세제혜택 촉소, 금융규제 강화" 등 세입자 주거 안정 종합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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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정동영 의원과 경실련이 국세청의 '지난 10년 간 토지・주택 등 부동산 소유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재벌・대기업 등 상위 10% 기업이 소유한 토지는 2배 늘어났으며 가액 기준으로는 485조원에서 1212조 원으로 2.5배 가량 늘었다. 같은 날 SBS에서는 삼성 일가가 삼부자의 상속세 회피를 위한 토지 양도 의혹을 보도했다.

기업들이 땅으로 돈을 번다는 이러한 보도들이 이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은 기업가들은 땅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것을 수십 년 동안 몸으로 체감했다. 참여정부 국정기획 브리핑 팀에서 발간한 <대한민국 부동산 40년>에 따르면 1974년부터 1987년까지 투자액 모두를 시설투자에 사용한 기업은 3.3배 성장한 반면 전액을 땅에 묻어놓은 기업은 무려 10배나 성장했다. 2006년 한국까르푸가 경영실패로 10년만에 한국을 철수하면서 한국까르푸를 매각했을 때 손해는커녕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까르푸가 보유하고 있던 땅값이 10년 사이에 급격히 뛰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며 뼈가 굵은 기업가들은 기업경영을 잘하는 것보다 목좋은 곳에 땅에 투자하는 것이 이윤극대화에 더 효과적임을 수십년동안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논의가 나오고 있는 2018년에도 여전히 기업들은 부동산 투기에 현혹된다.

보유세 강화로 부동산 투기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로 물길 바꿔야

언제까지 기업들의 부동산 투기 뉴스와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들어야 할까? 국정감사 시즌의 단골 소재인 부동산 투기 뉴스는 잠시의 공분을 자아내다 유야무야 잠잠해진다. 기업의 투자가 기업의 발전을 이끄는 생산적인 투자처로 흘러가도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2018년 대한민국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공분을 넘어 근원적 해결책이 시급하다.

토지를 소유하는 개인이나 법인에게서 토지사용의 대가를 토지보유세로 해마다 정부가 환수한다면 기업의 부동산 투기는 일거에 해결된다. 지가상승을 기대하며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토지보유세가 부담스러워 비업무용 토지를 소유하고 있을 수 없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토지임대료 수준으로 토지보유세가 매겨진다면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는데 쓸 일이 없고, 삼성 일가가 땅을 상속세 회피를 위한 도구로 사용할 이유가 없다.

토지불로소득은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기업의 투자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다. 토지보유세가 시장의 토지임대료 수준으로 강화된다면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쓰지도 않는 땅을 갖고 있는 기업은 사라지고 경영에 매진하며 토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살아남게 된다. 토지라는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기업이나 개인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토지보유세는 시장을 시장답게 만드는 필수조건이다.

사람이 노력한다고 땅을 한 평도 늘릴 수 없고 토지가치는 인구집중 및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상승하기에 토지보유세는 정당하다. 토지보유세가 제대로 매겨지면 기업의 투자는 사회발전에 기생하는 부동산 투기로 흘러 가지 않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투자처로 흘러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준비하기 위해 정부는 보유세를 강화해서 기업의 투자가 부동산 투기가 아닌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처로 흘러가도록 물꼬를 트는 일이 시급하다.
 

태그:#보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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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불로소득 없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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