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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6일 오후 2시 45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시민참여저널리즘'을 실현해온 <오마이뉴스>의 사례를 연구한 논문이 세계언론학회(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ICA)에 소개되었다.

미국 켄터키 대학교(University Of Kentucky) 데보라 정(Deborah S. Chung)·나승안 교수 연구팀은 2011년 한국 <오마이뉴스> 본사를 방문해 <오마이뉴스>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한 사례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언론학회 연례회의 저널리즘 연구 분과 최종 논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논문 발표는 데보라 정 교수가 맡았다.

"선생님 시민기자가 교육 상근기자보다 전문성 높을 수도"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언론학회에서 <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 연구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켄터키 대학교 데보라 정 교수.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언론학회에서 <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 연구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켄터키 대학교 데보라 정 교수.
ⓒ 데보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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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논문의 제목은 '상호 협력적이고, 보완적이고, 협의된 언론의 프로페셔널리즘 : 참여적 미디어 환경의 <오마이뉴스> 사례연구(Collaborative, complementary and negotiated journalistic professionalism A case study of OhmyNews in a participatory media climate)'다. 데보라 정 교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들이 시민 저널리즘의 프로페셔널리즘을 각각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이를 저널리즘의 역할이라는 개념 속에서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 초록에서 "많은 시민참여 언론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사이트 중 하나로 성장해왔다"며 <오마이뉴스>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쓴 16명의 시민기자와 <오마이뉴스>에 고용된 9명의 상근기자를 인터뷰했다. 시민기자의 직업은 교수, 고등학교 선생님, 대학원생, 인테리어 디자이너, 대기업 매니저, 퇴직자 등으로 다양했다. 5명은 면대면, 10명은 전화로, 1명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근기자 9명의 인터뷰는 모두 면대면으로 진행했다. 편집부 기자, 출판·교육팀 팀장, 정치팀장, 소셜미디어 에디터 등이 대상이 됐다.

논문은 시민기자 저널리즘에 관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이해를 프로페셔널리즘의 세 가지 측면인 인식적, 규범적, 평가적 측면에서 검토했다.

먼저, 인식적(Cognitive dimension)인 측면과 관련해 시민기자들은 기존 저널리즘의 정해진 형식에 맞춰서 글 쓰는 것을 어렵게 느꼈다. 이들은 상근기자들에 의한 교육을 필요로 했다. 동시에 "상근기자들은 (지식의) 폭은 넓지만 깊이는 부족하다"면서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강조했다.

상근기자들 역시 시민기자들의 '전문성'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편집팀의 한 기자는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가진 시민기자가 쓴 기사가 (상근 기자보다) 더 믿을 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학교 선생님처럼 특정 분야에 대해 10~20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3~4년간 훈련을 받은 교육 담당 상근기자보다 더 능숙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들의 기사가 꼭 전통적인 언론 형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상근 기자는 꼭 전문가일 필요가 없지만, 시민 기자는 '진짜' 전문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근-시민기자, 상호협력, 견제와 균형, 자율성 유지"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언론학회에서 <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 연구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켄터키 대학교 데보라 정 교수.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언론학회에서 <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 연구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켄터키 대학교 데보라 정 교수.
ⓒ 데보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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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규범적 측면(Normative dimension)을 보자. <오마이뉴스>에서는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쓰면 이를 그대로 실어주는 것이 아니라 상근 기자들이 편집을 한다. 블로그와 <오마이뉴스>가 다른 점이다. 시민기자들은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에 방점을 두면서, 그들의 글이 엄격한 편집 과정을 거치는 데 다소 부담감을 나타냈다.

상근기자들은 이러한 '게이트 키핑(Gatekeeping)'을 "시민기자-상근기자 파트너십의 일부"라고 보았다. 상근기자들은 편집을 하는 데 있어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 기사에 대한 차별은 없다면서, 편집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한 편집기자는 "크로스체킹을 할 때 필요하다면 변호사와도 상담한다"면서 "상근기자가 시민기자 대신 정부기관의 반론을 받아주거나, 함께 작업을 하는 등 시민기자들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평가적 측면(Evaluative dimension)과 관련해, 시민기자들은 '기자'라는 이름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하다가 은퇴한 한 시민기자는 "오연호 대표의 슬로건인 '모든 시민은 기자다'가 호기심과 관심을 끌었다"면서 "이는 당신이 기자가 되어서, 뭔가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고 설명했다.

직업이 디자이너인 한 시민기자 역시 "<오마이뉴스>에 글이 실리면,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줄 수 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내 글이 기존 언론매체에서 나오는 기사들과 똑같이 대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문은 이러한 '명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다고 보았다.

시민기자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대학 신입생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의 논조에 맞지 않으면 글이 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고, 초등학교 선생님 시민기자는 블로그보다 자율성이 낮기는 하지만 다른 기존 뉴스 사이트보다는 높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들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인 화면에 시민기자의 바이라인에 적힌 기사를 내보내거나, 전문 언론인들에게 퓰리처상을 수여하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상이나 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그 예다.

상근기자들은 시민기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편집팀의 한 기자는 "우리는 시민기자들에게 왜 기사가 채택되지 않았는지 설명하는 등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늘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논문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과 상근기자들이 상호 협력, 견제와 균형, 그리고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 혜택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게이트키핑' 과정이 시민기자 기여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오는 8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국언론학회(Association for Education in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 연례회의에서 <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을 연구한 또 다른 논문(Communicative Action and Citizen Journalism: A Case Study of OhmyNews in South Korea)을 발표한다. 이 논문은 공공저널리즘 부문 연구분과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을 예정이다.


태그:#오마이뉴스, #시민저널리즘, #프로페셔널리즘, #세계언론학회, #데보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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