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 7회 스웨덴영화제 개막식에서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가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 7회 스웨덴영화제 개막식에서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가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 성하훈

 
매년 늦가을에 개최되는 스웨덴 영화제의 특징 중 하나는 매진되는 상영작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관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영화제라는 이야기기도 하다. 모든 상영이 무료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웨덴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가 상영될 때마다 표를 받기 위해 관객들이 서는 긴 줄도 수년 동안 영화제의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스웨덴 영화제가 7일 오전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막식을 열고 2주간의 상영에 돌입했다. 개막식에는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를 비롯해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유영식 전 한국영화아카데미원장, 김시무 평론가 등 국내 영화인들과 덴마크, 라트비아, 핀란드, 노르웨이 대사 등 주한 유럽 외교관들이 다수 참석해 7번째 행사의 개막을 축하했다.
 
야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는 개막 인사말에서 "스웨덴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소개해서 기쁘다"며 "감동적인 스웨덴 영화를 재밌게 즐겨달라"라고 말했다.
 
스웨덴 영화제는 한국의 영화 관객들에게 스웨덴 현대 영화와 트렌드를 좀 더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주한 스웨덴 대사관, 스웨덴대외홍보처, 스웨덴영화진흥원 주관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제7의 봉인> <산딸기> <화니와 알렉산더> 등 상영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대표작 <제 7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대표작 <제 7의 봉인> ⓒ 스웨덴영화제

   
올해 스웨덴 영화제는 특별히 스웨덴을 대표하는 거장 잉마르 베리만 감독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회고전 형식으로 준비됐다. 1918년 태어난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60편의 영화 및 드라마, 172편의 연극, 300편에 달하는 각본 등 방대한 작품을 남긴 스웨덴의 거장이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은 전설적인 감독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났는데, 여전히 그의 작품은 영화사의 고전으로 평가되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번 스웨덴 영화제를 통해 세계영화사에 걸작으로 남은 <제7의 봉인>, <페르소나>, <산딸기>를 비롯해 대표작 <모니카와의 여름>, <가을 소나타>, <화니와 알렉산더>, 그리고 국내 미개봉작인 <사라방드> 등이 상영된다.

감독의 철학적 세계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영화 <제7의 봉인>은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산딸기>는 제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영화다. 

<화니와 알렉산더>는 제56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는데, 한국의 거장 봉준호 감독이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지닌 영화'라고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다.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화니와 알렉산더>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화니와 알렉산더> ⓒ 스웨덴영화제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제를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독특한 미학적 스타일의 촬영과 편집기법으로 명성이 높았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강조하는 기법으로 영화의 혁신을 주도했으며, 그의 촬영기법과 편집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많은 영화감독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잉마르 베리만을 두고 프랑스의 거장 장 뤽 고다르는 "현대 유럽영화의 가장 독창적인 작가"라고 평가했고,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나는 베르히만을 항상 존경해 왔고, 그만큼 훌륭한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은 "영화사의 거대한 등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개막작인 <베리만 아일랜드>는 잉마르 베리만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잉마르 베리만의 생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감독이 겪어온 지난 시간들과 만들어 온 작품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7일 개막식에는 영화를 연출한 마리 뉘레로드 감독과 스톡홀름대학 영화학과 루이스 발렌베리 교수가 참석했는데, 이들은 개막작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잉마르 베리만의 작품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영화사의 거대한 등대' 잉마르 베리만
 
 7회 스웨덴영화제 포스터

7회 스웨덴영화제 포스터 ⓒ 스웨덴영화제

 
스웨덴 영화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도 특징적이다. 7일 서울을 시작으로 9일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 11일에는 광주 광주극장, 16일에는 인천 영화공간 주안 등 4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점차 상영도시가 늘어나는 중이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의 특별 회고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영화제가 열리는 상영관들 역시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몰려드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관객과의 대화를 준비한 것이다.
 
서울 아트하우수 모모에서는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신은실 영화평론가, 이찬웅 이대 인문과학원 교수 등이 나서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에 대해 설명한다. 광주에서는 김희정 감독과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영화공간주안에서 상영이 이뤄지는 인천에서는 부천영화제 김영덕, 모은영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한국영화아카데미와 부산아시아영화학교 교수를 역임한 김영 프로듀서, <대립군> 정윤철 감독과 <다이빙벨> 안해룡 감독 등이 GV 게스트로 나선다.
 
인천은 서울 못지않게 깊이 있는 관객과의 대화를 준비했다. 영화공간주안 이안 관장은 "잉마르 베리만의 특별전이라 국내 유명 평론가와 영화제 프로그래머, 감독들을 특별하게 섭외했다"며 "어느 지역보다 떨어지지 않는 풍성한 관객과의 대화를 준비한 만큼 관객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외에 부대행사도 준비돼 있다. 잉마르 베리만의 수많은 작품을 도표를 통해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잉마르 베리만 연대기> 전시가 서울, 부산, 광주 지역 상영관에 마련된다. 이 전시회에서는 잉마르 베리만의 사진과 글, 그리고 영화, 연극, 저술에 걸친 다양하고 방대한 창작물을 연대순으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스웨덴 대사관 관계자는 "매년 신작 영화를 선보였으나 올해에는 특별히 잉마르 베리만 탄생 100주년 특별행사로 준비했다"며 "많은 관객들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잉마르 베리만의 철학적 가치와 의미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웨덴영화제 잉그마르베르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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