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8위로 추락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 트윈스가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12명의 코칭스태프와 진해수, 채은성을 비롯한 23명의 선수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깜짝 선임된 신임 차명석 단장은 코치진 구성과 함께 내년 시즌 선수단 구성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LG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도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외부 FA 영입은 없다는 입장이다.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천명한 LG 차명석 단장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천명한 LG 차명석 단장 ⓒ LG 트윈스

 
LG의 약점은 불펜과 내야수, 특히 3루수에 있다. 정규 시즌에서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5.62로 9위에 그쳤다. 3루수는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가 두 번의 장기 부상으로 50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주전 1루수로 상정되었던 양석환이 핫코너를 메웠지만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불펜과 3루수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의 트레이드 천명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LG는 지난 7월 31일 불펜 보강을 위해 SK 와이번스와 트레이드에 나섰다. 투수 문광은을 영입하기 위해 내야수 강승호를 내줬다. 

문광은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15에 그친 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군에 등록되지 못했다. 반면 강승호는 SK 이적 후 타율 0.322 2홈런 2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46으로 활약했다. 누가 봐도 LG가 '손해 보는 장사'였다.
 
 트레이드 이후 맹활약하고 있는 SK 강승호

트레이드 이후 맹활약하고 있는 SK 강승호 ⓒ SK 와이번스

 
문광은-강승호 트레이드는 성사 당시부터 LG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1987년생으로 만 30세인 문광은은 트레이드 당시 불펜이 취약한 SK에서도 1군에서 기용되지 못했었다. 반면 1994년생으로 만 24세에 군대 문제까지 이미 해결한 강승호는 시즌 초반 LG의 주전 2루수를 맡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었다. 결국 불안은 현실화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강승호가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최정 대신 3루수로 나서 호수비를 보였다는 점이다. LG가 그를 트레이드하지 않았다면 내년 시즌 3루수 후보로 육성할 수 있었다. 비록 차명석 단장의 부임 이전에 단행된 트레이드라 해도 LG 구단에는 '십년지계'가 아닌 당장 1년 후의 선수단 구성도 치밀하게 계획하지 못했음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LG는 숱한 트레이드 실패의 '흑역사'를 쌓아왔다. 2009년 KIA 타이거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강철민을 데려오기 위해 내야수 김상현과 박기남을 내줬다. 강철민은 그해 1군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김상현은 홈런왕, 타점왕, MVP를 석권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2011년에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을 데려오기 위해 투수 심수창과 내야수 박병호를 내줬다. 트레이드 이후 박병호는 물을 만난 고기처럼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 섰다. 

▲ 2018시즌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2018시즌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시즌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또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모든 거래의 특성 상 '급한 쪽이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약점이 뚜렷한 LG가 트레이드에 적극적이면 적극적일수록 거래 상대는 좋은 매물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구단들이 LG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트레이드에 굳이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 양대 리그도 아닌 단일 리그 KBO리그에서 상대를 돕는 트레이드는 '금물'인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차명석 단장의 '트레이드 천명'은 오히려 외부 FA 영입을 위한 연막작전이 아닌가 하는 시각마저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트레이드 시도가 설득력을 크게 얻지 못하다는 의미다. 눈치싸움이 치열할 스토브리그에서 LG 차명석 단장이 전력 상의 약점을 효율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 의지를 밝힌 차명석 단장(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봄 롯데, 여름 삼성, 가을 정권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 의지를 밝힌 차명석 단장(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봄 롯데, 여름 삼성, 가을 정권 그리고...)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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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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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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