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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공장 정상화와 단체 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800일 가깝게 굴뚝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 설훈 "파인텍 고공 농성 노동자, 두 번째 겨울 맞지 않도록 하겠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공장 정상화와 단체 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800일 가깝게 굴뚝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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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 굴뚝 삶이 800일 가깝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들만 쳐다보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1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줄곧 남북문제나 한반도 평화 이슈를 전담해 발언을 한 설훈 최고위원(경기 부천시원미구을)이 갑자기 '굴뚝' 이야기를 꺼냈다.

꺼져가는 관심을 촉구하는 호소였다. 2014년 408일 굴뚝 고공 농성에 이어 사측의 합의 불이행으로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이날까지 373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을 올 겨울마저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설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 양천구 목동 열병합 발전소 75m의 굴뚝, 그 위에는 폭 80cm 공간에서 오늘로 373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두 명의 노동자가 있다"라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 파인텍 노동자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공장 가동중단, 권고사직 통보에 408일간 농성을 벌여 사측으로부터 공장 정상화와 단체 협약 체결을 약속 받고 내려왔으나 사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면서 "지난해 11월 12일부터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의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며 두 번째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사측, 혹한보다 시린 무관심"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
ⓒ 파인텍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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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의원은 굴뚝 한 편 천막 속 고된 환경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노동 관련 발언은 노동계 출신인 이수진 최고위원이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거들어야겠다는 심정"으로 관련 이슈를 꺼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폭염과 추위도 고통스럽지만 사측의 외면이 이들을 더 힘들게 한다. 사측은 단 한 번도 노동자들을 찾아오거나 협상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겨울 혹한보다 시린 현실은 우리의 무관심이다. 이들을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게 할 수는 없다"라고 호소했다.

설 의원은 이어 "이들은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아버지, 또는 나 자신일 수도 있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방기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최고위원으로서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파인텍 노동자들이 이번 겨울을 굴뚝 위에서 맞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지난 18일 의료진과 함께 두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검진한 홍종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는 검사 후 취재진과 만나 "(두 노동자가) 영양 상태 불균형이 심해졌고 굴뚝에 오를 때와 비교하면 체중이 10%나 줄었다"라면서 "(날씨가 추워질 경우) 면역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농성 공간이 좁아 목과 허리, 근골격계 통증이 있고 식사가 제한적으로 공급돼 위장 계통의 문제도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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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설훈, #파인텍, #굴뚝, #스타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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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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