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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입당한 오세훈, 김성태와 '어깨동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와 활짝 웃고 있다. 오른쪽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 남소연

"일단 일어나서 큰절부터 하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카메라 앞에 일어나서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오세훈 전 시장은 "그간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많이 드렸지만, 오늘 입당하는 시점인 만큼 다시 한 번 사죄의 마음을 담아서 인사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이었던 2017년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약 1년 10개월 만의 복당이다. 그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 참석했다. 김용태 사무총장과 악수하면서 오 전 시장은 "입당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과거 당과 상의 없이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무상급식 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면서 오세훈 전 시장은 시장직에서 내려왔고, 이후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당선돼 내리 3선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 일각에서는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를 내어준 오세훈 전 시장이 보수 몰락에 단초를 제공한 인물로 몰기도 한다.

오세훈 "그동안 반성 많이 했다"
 
무릎 꿇은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8월 21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무릎을 꿇고 있다. ⓒ 남소연

오세훈 전 시장은 "나라가 참 어렵다"라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고 어려운 분들의 형편을 낫게 하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출범했다"라며 "그런데 지난 1년 6개월 동안 오히려 어려운 분들이 훨씬 더 어려워지는 상황을 정부의 통계자료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더 이상 정부의 무능과 고집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라며 "국내 정치도, 외치도 좋은 성적 주기 어려운 상황인데 집권여당 대표는 입만 열면 20년 집권을 얘기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성문을 써도 모자랄 판에 오만하게도 20년 집권을 입에 올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라면서 "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해 있기 때문에, 실정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20년 장기집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국민 앞에서 겸손치 않게 반복하는 것 아닌가"라고 평했다. 그는 "미력하나마 보수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오늘 이렇게 다시 입당하게 됐다"라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라며 "제 신중하지 못한 정치 행보 때문에 당원 동지 여러분, 보수 가치를 믿는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드렸다"라고 사죄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런 제가 감히 이 보수의 단일대오에 동참해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라며 "그러나 열과 성을 다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이 길에 미력이나마 동참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하고 독선적인 행태에 힘을 합해 싸워 오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저도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태극기부대도 아우르는 보수단일대오 "이분들의 충정을 생각해..."
 
한국당 입당한 오세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서를 제출한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오세훈 전 시장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기자들로부터 질문이 쏟아졌다.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찬반 투표를 한 데 대해 질문이 나오자 오 전 시장은 고개를 숙인 뒤 "투표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 투표에 직을 걸고, 그 결과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사퇴 했던 부분 여러 차례 국민과 지지자,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린 바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자리 역시 마찬가지 심경"이라며 "다시 한 번 깊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의 문제"라면서 "민주국가가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인기영합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점을 극복하는 것이 국가 미래의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운명을 걸고 정치적 결단을 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내년에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이른바 보수의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가 치르는 통합 전대가 되면 바람직하겠다"라며 '보수단일대오'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요즘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싶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국민께 동의룰 구하고 반복적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차로도 명분으로도 꼭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순간 이후에도 그런 요청(보수통합) 드리는 건 계속될 것"이라며 "통합 전대 형태가 됐든,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께서 다함께 한국당에 동참하는 형태가 됐든, 보수의 단일대오를 형성하여 총선 승리를 위해 다함께 힘을 합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오 전 시장은 보수단일대오에 소위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 지지자들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현재 이 정부의 무능과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문제의식 가진 분들이 시내에서 집회를 계속 하고 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다수의 시민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시작된 모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 정부의 무능과 폭주에 대해 견제해야 된다는 마음을 갖고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짚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그런 분들이 이제는 더 다수"라면서 "이분들의 충정을 생각해, 한국당은 그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런 의미에서 전당대회와 총선 앞두고 친박이다, 비박이다, 잔류파다, 복당파다 하는 갈래를 만들어서 고비마다 스스로 국민적 우려와 걱정을 자초하는 일은 이제 자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국당은 대화합의 행보를 해야할 것"이라고도 첨언했다.
 
21대 총선 '험지 출마' 시사
 
오세훈 입당 반기는 김병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다만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나 차기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오세훈 전 시장은 "전당대회에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지도체제 문제도 논의 중이고, 그와 연동해 선출 방법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 지금 결정하는 건 일러도 너무 이르다"라고 답했다.

또한 총선에 "거주하는 곳은 (서울) 광진구가 맞지만, 총선을 의식해서 거주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16대 총선에서는 강남구 을에서 출마해 당선됐고, 서울시장 사퇴 후에는 20대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제가 시장직을 사퇴하고 8년 흘렀다"라면서 "그간 종로 출마를 위해 2년 거주한 것을 빼면 6년을 광진구에서 살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광진구가 됐든 어디가 됐든 당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요청하는 곳이면 가겠다"라면서 "광진구가 당에서 그렇게 수월치 않은 곳이긴 하지만 더 어려운 곳으로 가라고 해도 찾아가서 제 책임 다하는 게 도리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라고 답했다.
 
함께 있던 김용태 사무총장은 "어차피 현실정치 하려면 당협위원장 맡아서 21대 총선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오 전 시장처럼 지명도와 명망있는 분이라면, 당이 반드시 탈환해야 할 험지로 가주셔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라고 부연했다. 김 사무총장은 "단순 험지 정도를 넘어서 상대 후보를 반드시 이겨 총선 승리 전체를 견인하는 상징을 겨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종로구에 출마했음에도 낙마했던 전적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전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지난 2016년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비박계의 주요 인사 중 한 명으로 비상시국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후 당 쇄신에 실패하고 2017년 1월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후 대선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바른정당에 입당해 최고위원을 맡았다. 그러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밀면서, 당내에서 갈등이 일었다. 반 전 사무총장이 그해 2월 대선을 포기하면서 당내 입지가 급격하게 축소됐다.
 
이후 뚜렷한 정치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이 추진되자 지난 2월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그후 잠시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그는 11월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지지모임 발족 등으로 시동을 걸더니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격적으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리고 29일 정식으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태그:#오세훈, #자유한국당, #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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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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