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든 kt 위즈는 지난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 시즌 처음으로 4할 승률을 기록하며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강백호가 적시타 이후 덕아웃을 향해 세레머니를 하고있다

강백호가 적시타 이후 덕아웃을 향해 세레머니를 하고있다 ⓒ kt wiz

 
새로운 홈런 공장의 탄생

'괴물 신인' 강백호가 개막전 데뷔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려내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강백호의 방망이는 3월 7경기에 나와 4개의 홈런으로 잠시 홈런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4월에는 24경기에서 1홈런에 그치며 주춤했다. 마땅한 리드오프가 없는 팀의 사정상 1번 타자로 고정 출전한 강백호는 타석에 더 많이 들어서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이후 4월의 부진을 말끔히 지워냈고, 빼어난 활약(타율 .290, 29홈런)을 보여주며 압도적인 표차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또한 대졸 박재홍(30홈런)을 제외하고 모든 신인 홈런과 관련된 기록을 자신의 이름으로 갈아치웠다.

겨우내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을 키운 로하스가 홈런 공장 선두에 섰다. 3~4월 9개의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벌크업의 여파인지 .250의 타율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급속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최종 성적 타율 .305, 43홈런으로 박병호와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이들과 함께 황재균, 박경수(이상 25홈런), 유한준(20홈런), 윤석민(19홈런)까지 홈런 공장 대열에 가세했다.
 
 김민이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서 전력을 다해 투구하고 있다

김민이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서 전력을 다해 투구하고 있다 ⓒ kt wiz

 
정립된 5선발 체제

치열한 경쟁 끝에 후반기에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되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니퍼트와 피어밴드는 나란히 4점대의 평균자책점과 8승 8패로 다소 아쉬운 성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맡은 바를 다했다. 5.13의 평균자책점과 6승 9패를 거둔 고영표가 그 뒤를 따랐다.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게 되었다.

지난 겨울에 열렸던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금민철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금민철의 자연 커터성 속구는 상대하는 타자들이 쉽게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한다. 그렇기에 정명원 투수코치는 그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볼넷을 줄 바엔 안타를 맞아버리라'는 주문을 했다. 물론 이런 투구 스타일로 인해 .335의 높은 피안타율은 불가피했다. 그래도 156.1이닝으로 팀내 국내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탈꼴찌에 힘을 더했다.

무엇보다 2018 시즌을 앞두고 1차 지명으로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은 김민의 선발진 합류가 반갑다. 지난 7월 말 프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민은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9경기 4승 2패 5.06의 평균자책점.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고졸 신인 투수의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것임은 틀림없다. 속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씩씩하게 던졌던 김민이기에, 세번째 구종을 연마하고 마운드에 설 2019 시즌이 더 기대가 된다.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유한준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유한준 ⓒ kt wiz

 
과감한 FA 영입과 트레이드

2016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를 떠나 고향 수원으로 돌아온 베테랑 유한준은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특히 4월에 리그 정상급 활약(.480 .524 .867 8홈런)을 보여주며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잔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인해 5월 .186의 타율로 부진했지만, 6월부터 재차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339의 타율과 20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KBO리그로 돌아온 황재균은 4년 88억의 계약으로 마법사 군단에 합류했다. 그리고 입단 첫 해 준수한 성적(타율 .296, 25홈런)을 기록했다. FA 계약 규모를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해외 복귀 첫 시즌이자 계약 후 첫 시즌이기에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황재균이다.

반면 다음 시즌이 걱정되는 선수도 있다. 바로 kt wiz의 주장 박경수(타율 .262, 25홈런)다. 올해도 25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다. 2016년(타율 .313, 20홈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반면, 2017시즌(타율 .262, 15홈런)에는 급격히 성적이 하락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다. 2016시즌부터 0.84→0.48→0.45의 BB/K를 기록했다. 볼넷 비율(13.7→11.2→11.0)은 하락하고 삼진 비율(16.8→23.1→24.4)은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윤석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타율 .276, 19홈런)을 보여줬다. 트레이드 이후 장타율이 .520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올 시즌 다시 .448로 떨어졌다. 다음 시즌에는 그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함께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강철 감독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강철 감독 ⓒ kt wiz

 
2015년 52승 10위, 2016년 53승 10위, 2017년 50승 10위, 그리고 2018년 59승 9위. 60승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kt는 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과 건재함을 과시한 베테랑 선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팀컬러를 보여주며 내년을 기대하게끔 하는 시즌이었다. 신임 감독인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wiz는 이제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과연 내년에는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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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2기 유형준
야구 KBO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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