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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 박영환 전교조 당진지회장
 [월요일에 만난 사람] 박영환 전교조 당진지회장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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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가 급증하고 있다. 원인으로 급속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높은 피로도와 무너진 교권에 대한 회의가 꼽혔다. 충남 역시 지난해 173명에서 올해 84명이 늘어난 257명이 명예퇴직했다.

신임지회장으로 당선된 박영환 전교조 당진지회장은 "진정한 '교육'이 가능한 현장을 꿈꾼다"며 "아이를 교육하고자 하는 교사의 뜻과 자존감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교육할까

"6학년 아이들에게 꿈을 적어 보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의사부터 유튜버까지 꿈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가 33%를 차지하고 있죠. 얼마 전 발생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다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많아요. 미래를 꿈 꾸는 이 아이들의 1/3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더라고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라는 생각. 여기서 시작됐다. 박 지회장은 교대 재학 중일 때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고 교육해야 하며,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사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 서정초로 첫 발령을 받은 뒤 전교조 당진지회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충남지부 2030위원장과 당진지회 사무국장을 거쳐 이번 지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는 유곡초에서 1학년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일명 '짱구 선생님'이다.

혼내도 조금만 지나면 맑은 눈을 하고 안기는 아이들을 볼 때면 "이 아이들의 맑음을 사회 그리고 어른이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박 지회장.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을 생각하며 온전히 교육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그는 "잡무로 인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사들이 여유가 없다 보니 아이들과 유대감이 떨어지고 결국 아이들 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이는 많은 교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죠. 교육청에서도 교사들의 잡무를 경감시킨다고 하지만 피부로 와닿는 것은 없어요. 아이들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더 나은 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편의점에 머무르는 아이들

한편 당진의 교육 현안으로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 지회장은 "아이들에게 물으니 편의점을 많이 간다고 한다"며 "갈 만한 시설은 없고, 카페는 음료 가격대가 높아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내만 봐도 하교 시간이 되면 거리에 학생들은 많지만 이들이 정작 들릴 만한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해 청소년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심 학교 과밀화 역시 문제로 꼽았다.

그는 "도심 학교 학생 수는 증가하고, 면 단위 학교 학생 수는 그보다 더 빠르게 줄고 있다"며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아이들이 마음껏 밖에서 뛰어 놀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고.

"학생도 교사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교사들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믿고 지켜봐주세요. 계속 고민하면서 행복한 교육을 일궈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립니다.


태그:#당진, #충남, #교사, #전교조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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