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웃픈 이야기를 다룬 <뭐, 우야라꼬! 우야란 말인교?>의 첫 장면.
▲ 발달장애인의 연극제 모습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웃픈 이야기를 다룬 <뭐, 우야라꼬! 우야란 말인교?>의 첫 장면.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여러분 공감이 가셨습니까? 도대체 우리보고 뭐 우야라꼬? 우에 살란 말인교? 예~~우리도 같이 삽시다" - 연극 대사 중 일부.
 

14일 함세상 공연장에서는 장애인연극제가 열렸다. 지역 장애인들이 그동안 자신들이 속한 동아리에서 열심히 연습한 내용을 자축하는 발표회 자리였다.

활동보조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이동을 하는 지체장애인을 비롯해 발달장애(뇌병변, 자폐 등)를 가진 청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대사를 연습하고 리허설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전통극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놀이극 고성오광대 5과장 <제주한마당>을 각색한 <어화둥둥 내 사랑>( 조각보 동아리- 도심재생지원센터-장애인예술아카데미), 재기발랄한 20대 청년의 이야기 <연애의 참견>(질라라비장애인학교 발달장애인 동아리인 <레인보우>)등이 공연됐다.
  
장애인들의 연극지도에 나선 박연희 대표가 하나하나 동선과 대사 지도를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희 작, 장현이, 김정희, 강미영, 김유석, 장호선, 노지성이 출연한 놀노리패 연습 장면.
▲ 장애인연극제 연습과정 장애인들의 연극지도에 나선 박연희 대표가 하나하나 동선과 대사 지도를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희 작, 장현이, 김정희, 강미영, 김유석, 장호선, 노지성이 출연한 놀노리패 연습 장면.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마지막 참가팀은 <워 우야라꼬! 뭐 우야란 말인교?>로 장애인들의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놀노리패(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연극자조모임)가 참가해 장애인들의 불편함과 사회 고발적인 공연으로 시사점을 안겨줬다.

휠체어로 연극무대까지 오른 장애 청년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해 내느라 바빴고, 리허설을 하면서 몇 번이고 대사를 맛깔나게 소화해 내느라 바빴다.

이번 공연에서는 장애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또한 평범한 20대가 고민하고 꿈꾸는 연애, 결혼, 직장, 보장구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다룬다.

한 자폐장애인은 동료 장애인이 이해 못하고 종종 까먹는 대사까지 술술 외워내며 동료에게 대사를 가르쳐준다.

이번 공연에 총감독을 맡은 박연희 대표(함세상)는 "올해로 4회째 맞이하는 연극작업인데 일반 관객들 가족들이 함께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자기결정권, 자기표현, 사회에서 갖는 공동체 의식, 자립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큰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성오광대 작품에 지도에 나섰던 박희진 연극배우도 "아이들하고 수업해 보면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교육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 사회에 어울리고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 작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인들도 연애를 하고 싶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다룬 <연애의 참견> 연습 광경.
▲ 대사와 동작연습을 하고 있는 레인보우팀 장애인들도 연애를 하고 싶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다룬 <연애의 참견> 연습 광경.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장애인 연극제 현장에는 이를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동료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활동보조인들까지 나서서 연극 무대에 오른 장애인들을 힘껏 응원하는 훈훈함도 보여줬다.

자녀를 위해 여는 마당에 응원하는 글에 나섰던 이수향 부모(조수진. 발달장애 3급)는 "요즘은 많이 오픈되게 키웠기 때문에 옛날 같지 않고 활발하게 사회에 참여하고 살고 있다" 고 말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고, 성인이 되면 일자리가 늘어나면 좋겠고,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커피도 마시고 문화 활동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고성오광대 무대에 오르기 위해 분장을 하고 있는 참가 배우.
▲ 무대에 오르기 위해 분장을 하고 있는 한 잠가 배우의 모습 고성오광대 무대에 오르기 위해 분장을 하고 있는 참가 배우.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직접 무대에 올라 1일 배우가 됐던 노지성(뇌병변)씨는 "무대에 올라보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 보장구 가격 지원이 너무 낮은데 좀 더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의 앤딩에 나선 한 장애인은 말미에 "우리는 각자의 꿈과 연애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건강한 이십대 청년들입니다. 안된다고 택도 없다고 참견하지 마세요. 우리의 꿈을 믿어주세요. 우리의 연애를 응원해 주세요"라고 호소한다.

무대에 올랐던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관객(우리 사회)을 향해 토해냈고, 관객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와 조금이나마 그들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는 공감의 시간이 됐다.

 

태그:#장애인연극제, #함세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