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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황새 복원 민간교류를 마친 한일 시민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소는 예산황새공원 2층.
 한일 황새 복원 민간교류를 마친 한일 시민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소는 예산황새공원 2층.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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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에게는 행정구역뿐 아니라 국경도 없다. 날개 달린 황새에게는 훨훨 날아 돌아다닐 수 있는 곳까지가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방사한 황새들이 북한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 예산군은 지난 2009년 문화재청 공모사업을 통해 황새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선정됐다. 이후 예산군은 현재까지 황새 복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예산군에서 방사한 황새가 전국적으로 44마리가 관찰되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황새는 국경뿐 아니라 소속된 행정구역도 없다. 일각에서 '진정한 황새 복원을 위해서는 황새의 소유권이 아니라 황새의 생태적 복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24일 충남 예산군 광시면 황새공원에서는 황새 복원을 위한 한일 교류회가 열렸다. 이날 교류회에는 전교생이 23명인 광시 중학교 학생 20여 명과 황새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다케 일본 황새시민교류회 대표와 요미우리신문 마쯔다 기자 등이 참여했다. 사다케 씨가 살고 있는 일본 도요오카는 황새 육성농법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황새를 복원하는 일은 사실상 논·습지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는 일과도 같다. 논과 습지 등의 생태계 보전 없이 황새를 되살릴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비교적 먹이가 많이 필요한 황새의 번식을 위해서는 무농약·무화학비료와 친환경 농법이 기본이다. 또, 어도나 둠벙(논 가운데의 작은 습지)을 설치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사다케 대표는 "황새는 육식동물이다. 물고기 종류 뿐 아니라 작은 곤충, 포유류 등을 먹을 수 있다"면서 "황새의 야생복귀는 사람이나 생물에게도 모두 이롭다. 황새복원 작업은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사회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 있는 시스템으로만 생각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앞으로 진행되는 황새복원은 새롭게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자주 만나서 황새 복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토론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태어난 황새가 한반도에서 노닐고, 한반도에서 태어난 황새가 국경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에서 발견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그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간이 황새을 복원하는 명분 또한 간단하다. 강희춘 황새공원자연생태 해설사는 "황새가 살지 못하는 곳은 결국 사람도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좋은 먹거리 생산부터 환경문제까지 황새를 통해 풀어가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황새를 통해 인간과 환경을 치유하자는 원칙적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계적 방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예산군은 예산군은 현재 대술면 궐곡리와 봉산면 옥전리에 단계적 방사장을 설치해 놓고 있다. 단계적 방사는 방사지역에 즉시 방사하는 자연방사법과는 다르다. 황새가 방사예정지역에 익숙해지도록 일정기간 방사 예정지역에서 사육한 뒤 방사하는 것이 바로 단게적 방사법이다.

단계적 방사와 관련해 김수경 예산 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과거 한반도에 살았던 황새의 영역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단계적 방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안정적인 번식을 위해서는 번식 준비탑이 필요하고 관리 인력도 필요하다. 관리나 운영 적인 측면은 지자체에서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경우 황새 생태연구원에서 인력을 양성해서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열띤 토론까지 곁들여진 이날 한일 교류회는 예정되어 있던 시간을 훌쩍 넘겨서 끝났다. 황새 교류와 관련해 한일 양국 시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그만큼 뜨거웠다.
 
사다케 일본 황새시민교류회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사다케 대표)
 사다케 일본 황새시민교류회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사다케 대표)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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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광시중학교 20여명과 학생들이 한일 황새복원 민간 교류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산군 광시중학교 20여명과 학생들이 한일 황새복원 민간 교류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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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사다케 , #황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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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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