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접어들어 유럽축구에서는 겨울 이적시장이 한창 진행 중이다. 클럽들은 시즌 도중 발생한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클럽 입장에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효율적인 보강에 성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즌 도중 이적

시즌이 종료된 후 열리는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더 활발하게 선수들의 이동이 이루어진다. 시즌을 종합하여 선수단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다. 클럽들은 불필요한 선수를 처분하고, 선수단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한다.

반면 겨울 이적시장은 시즌 도중 개방하며 기간도 한 달이다. 그나마 대부분의 유럽리그는 이 시기에 겨울 휴식기를 가지기 때문에 괜찮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경우에는 휴식기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영입까지도 신경써야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전술 측면에서 발생한다. 시즌 도중 주전 선수가 이적하게 된다면 당장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클럽 내에서 대체자를 찾을 수 있다면 좋지만, 이는 곧 후보선수로 자리를 메운다는 뜻이기 때문에 선수단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영입을 한다고 해도 클럽의 전술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기대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

러므로 각 클럽에게는 최대한 핵심 전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구단의 핵심 선수들의 이적이 힘들어지고,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효율적인 보강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클럽의 약점 노출

겨울 이적시장이 힘든 이유는 또 있다. 클럽의 약점을 노출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이적료는 선수의 실력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각 클럽의 상황과 선수가 가지는 부가적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는 홈그로운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홈그로운 선수들은 더 비싸진다. 빅클럽일수록 홈그로운 제도를 만족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빅클럽을 대상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존 스톤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약 680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홈그로운을 채워야 하는 맨시티의 약점이 높은 이적료로 돌아온 것이다. 이처럼 영입을 시도하는 구단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한다면 선수를 떠나보내는 구단에서는 더욱 높은 이적료를 부를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예시로는 바르셀로나의 우스만 뎀벨레, 필리페 쿠티뉴 영입과 첼시의 케파 아리사발라가 영입이 있다.
 
 바르셀로나 이적 당시 높은 이적료로 주목을 받은 뎀벨레

바르셀로나 이적 당시 높은 이적료로 주목을 받은 뎀벨레 ⓒ 우스만 뎀벨레 인스타그램


바르셀로나는 2017년 여름 네이마르를 PSG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PSG가 약 2900억 원에 달하는 네이마르의 바이아웃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구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네이마르를 떠나보냈고, 그의 빈자리를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급해졌다. 네이마르의 대체자로 도르트문트의 뎀벨레, 리버풀의 쿠티뉴를 노렸지만 상대 구단들도 바르셀로나가 현금이 넘쳐난다는 점과 보강이 급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매우 높은 이적료를 요구했고, 바르셀로나는 뎀벨레를 위해 도르트문트에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과한 이적료를 지불해야 했다.
 
 5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누 구장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AT마드리드 간의 경기. FC바르셀로나의 필리페 쿠티뉴 선수와 AT마드리드의 필리페 루이스 선수가 공을 다투고 있다.

FC바르셀로나의 필리페 쿠티뉴 선수(왼쪽)와 AT마드리드의 필리페 루이스 선수 ⓒ EPA/연합뉴스

 
2018년 겨울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뎀벨레와 마지막 시즌을 보내던 이니에스타의 대체를 위해 쿠티뉴를 노렸고, 리버풀에 약 2150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지불하며 쿠티뉴까지 영입했다. 두 선수의 이적료는 바르셀로나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상대 구단들의 영향으로 높아진 것이다.

첼시도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와 같은 일을 겪었다. 티보 쿠르트와가 구단과 불화를 일으키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첼시는 급하게 주전 골키퍼를 구해야 했다. 모든 구단들이 첼시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아틀레틱 빌바오는 케파 아리사발라가에 대한 첼시의 문의에 무려 1005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요구했다.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케파 아리사발라가 ⓒ 케파 아리사발라가 인스타그램

 
케파의 잠재력을 고려하더라도 무리한 요구였지만 첼시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결국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는 물론,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케파를 영입했다. 케파는 첼시에서 주전으로 적응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이적료를 고려하면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시즌 도중에는 상대적으로 타 클럽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더 쉽다. 클럽의 경기가 최근까지 이어져, 상황이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시즌 도중 발생한 결정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영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 클럽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용이하다. 결국 각 클럽들은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여 더 높은 이적료를 부르게 된다.

겨울이적시장은 상대적으로 선수 이동이 적으며 효율적인 영입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영입에 성공만 한다면 시즌 도중 문제점 보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시도할 가치가 있다. 과연 현재 진행 중인 이적시장에서는 어느 팀이 이적시장의 승자로 떠오를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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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5기 서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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