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가스(터키 페네르바체·왼쪽)-하크(이탈리아 스칸디치)

바르가스(터키 페네르바체·왼쪽)-하크(이탈리아 스칸디치) ⓒ 터키·이탈리아 배구협회

 
여자배구에 무서운 '20세 돌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2018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불어닥친 태풍이 유럽 빅리그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바야흐로 '20대 초반 장신 공격수'가 세계 여자배구의 대세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2018 세계선수권에서 세르비아를 사상 처음 우승으로 이끈 주 공격수 보스코비치(193cm·라이트)는 1997년생이다. 준우승 팀 이탈리아의 주 공격수 에고누(190cm·라이트)는 1998년 12월생이다.

이들이 자국의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시기는 더욱 경이롭다. 보스코비치는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세르비아 성인 대표팀 1군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당시 만 17세였다. 한국 나이로는 18세로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한다. 이후에도 그는 지속적으로 세르비아 성인 대표팀 1군에 발탁돼 맹활약을 했다.

에고누는 2015년 월드그랑프리에서 이탈리아 성인 대표팀 1군에 첫 발탁됐다. 당시 만 16세였다. 한국 나이로는 18세로 역시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한다. 에고누는 보스코비치와 달리 성인 대표팀 초기에는 교체 멤버로 잠깐씩 투입됐다. 다음 해인 2016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리우 올림픽에서는 이탈리아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7년 유럽선수권에서는 득점왕과 서브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두 선수는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 나이 때 성인 국가대표팀 1군에 발탁됐고, 2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두 선수는 소속팀에서도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보스코비치는 김연경과 함께 터키 에자즈바쉬에서, 에고누는 이탈리아 노바라 팀에서 뛰고 있다.

'20대 초반 장신 공격수' 태풍... 세계적 대세 되나

세계선수권의 '어린 돌풍'은 현재 세계 1~2위의 여자배구 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20세에 불과한 선수들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배구연맹(CEV)이 2018~2019시즌에 적용할 유럽 여자배구 리그의 랭킹을 살펴보면, 1위 터키 리그, 2위 이탈리아 리그, 3위 러시아 리그, 4위 폴란드 리그 순이다. 이 4대 리그를 '여자배구 빅리그'라고 할 수 있다.

터키 리그는 12일 현재 바르가스(191cm·페네르바체)가 전체 선수 중 득점 1위(243득점)를 달리고 있다. 2위 아네타(193cm·THY)보다 43점이나 많은 압도적 1위다. 

득점 3위는 알레시아(196cm·베식타쉬)다. 알레시아는 지난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V리그에서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2012~2013시즌에는 IBK기업은행의 창단 첫 V리그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이탈리아 리그는 이사벨레 하크(195cm·스칸디치)가 득점 1위(263득점)다. 이어 리프만(191cm·피렌체), 에고누(190cm·노바라)가 바짝 추격 중이다.

공교롭게도 바르가스와 하크는 1999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이제 20세에 불과한 두 선수가 세계 최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극한 몰빵' 에고누-하크... 맞대결서 나란히 44득점-37득점 

바르가스는 쿠바 대표팀 출신의 장신 라이트 공격수다. 공격 파워와 탄력이 뛰어나고, 서브가 강력한 것이 특징이다.

바르가스는 2014년 세계선수권 대회에 쿠바 성인 대표팀 1군에 발탁돼 주 공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만 14세에 불과했다. 한국 나이로는 16세로 중학교 3학년에 해당됐다. 이후 2015년과 2016년 월드그랑프리에서도 쿠바 대표팀에 계속 발탁돼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 바르가스가 이제는 세계 최고봉인 터키 리그에서 페네르바체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나탈리아, 폴리나, 미아, 눗사라 등 지난 시즌에 뛰었던 세계 정상급 주전 멤버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그럼에도 올 시즌도 터키 리그 전반기 3위를 차지하며, '빅 4'의 위력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바르가스의 맹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크는 스웨덴 대표팀의 주 공격수다. 195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공 강타가 일품이다. 에고누와 더불어 소위 '몰빵 공격'이 가능한 강력한 파워와 득점력을 보유했다.

특히 지난 9일 벌어진 이탈리아 정규리그 스칸디치-노바라 경기는 하크와 에고누의 공격 득점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여실히 증명해주었다. 이날 경기에서 에고누는 혼자서 무려 44득점을 기록했다. 하크도 37득점을 상대 코트에 쏟아부었다. 에고누 44득점-하크 37득점은 올 시즌 이탈리아 리그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1위와 2위의 기록이다. 경기 내용도 접전이었다. 결국 스칸디치가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두었다.

현재 이탈리아 정규리그는 노바라가 승점 34점(11승3패)으로 1위, 스칸디치가 승점 33점(12승2패)으로 2위, 이모코가 승점 31점(10승3패)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기록에서 보듯 선두 다툼이 치열하다.

'작년 흥국생명 외국인' 크리스티나... 폴란드 득점 1위 '깜짝 등극'
 
 '폴란드 리그 득점 1위' 크리스티나(왼쪽)... 지난 시즌 흥국생명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었다.

'폴란드 리그 득점 1위' 크리스티나(왼쪽)... 지난 시즌 흥국생명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었다. ⓒ 한국배구연맹

 
러시아 리그는 파루베츠(26세·183cm)가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곤차로바(31세·194cm)다.

두 선수는 오는 8월 열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상대해야 할 최고의 '요주의 선수'다.

러시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인 곤차로바는 디나모 모스코바에서 여전히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인 파루베츠도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우랄로츠카 소속인 파루베츠는 서브 리시브, 디그 등 수비력도 좋다.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레프트로서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폴란드 리그에선 지난해 V리그에서 뛰었던 크리스티나(28세·189cm)가 득점 1위에 올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티나는 폴란드 리그 7위 팀인 레기오노보(Legionowo)에서 뛰고 있다. 폴란드 1부 리그의 득점 순위는 12일 현재 크리스티나가 1위, 브라코체비치(31세·196cm)가 2위를 달리고 있다. 브라코체비치는 2013년까지 세르비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였다. 득점 2~3위 선수가 크리스티나보다 경기를 덜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뒤집힐 가능성은 높다. 앞으로도 득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티나는 지난 시즌 V리그 도중인 2017년 12월 흥국생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돼 활약했었다. 흥국생명은 당시 테일러 심슨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자 크리스티나를 영입했다.

크리스티나는 지난 시즌 총 20경기에 출전해 438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21.9득점이었다. 공격성공률은 37%였다.

그리스티나는 지난해 5윌 실시된 2018~2019시즌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에도 참가했지만, 국내 프로구단 감독들이 아무도 지명하지 않아 낙방했다. 그러나 이후 폴란드 리그로 건너가 득점 1위를 달리며,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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