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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중형 SAC, X4
 BMW의 중형 SAC, X4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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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형. 최근 몇 년 동안 완성차 제조사들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종을 불문하고, 신차를 출시할 때 단골로 언급하는 표현이다. 쿠페는 뒷 천장이 경사진 형태를 말한다. 젊은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가 점점 줄어들면서 회사들은 운전의 재미를 강조하고 나섰고, 주행 성능을 외적으로 드러내고자 날렵한 쿠페의 형태를 빌려와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베엠베(BMW)의 엑스(X)6와 X4다. BMW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SUV에 쿠페 형태를 더한 차종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이를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ports Activity Coupe, SAC)라고 부르고 있다. 회사는 2개 차종 중 지난해 X4의 2세대 완전변경을 출시했는데, 국내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조용히 판매되고 있다. 

4년이라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세대 변경이 된 X4를 타고 약 700킬로미터(km)를 달리며 차량을 직접 경험해봤다. 시승은 고성능 브랜드 엠(M)의 서스펜션과 제동계통(브레이크) 등의 부품이 적용된 X4 엑스드라이브(xDrive) M40디(d)로 진행했다. 

1세대와 비교해 2세대의 겉모습은 더 노골적이다. 모든 부분이 진하고 뚜렷해 일상용이 아닌 무대용 화장을 한 듯한 얼굴이다. 키드니 그릴은 더 커졌으며 주변을 두른 크롬도 더 두꺼워졌다. 그릴 양 옆에 붙어있던 전면등은 각각 독립적으로 재배치됐다. 모양을 깔끔하게 다듬는 대신, 엘이디(LED)로 강인한 인상을 완성하고, 통일성을 부여했다.
  
BMW의 중형 SAC, X4
 BMW의 중형 SAC, 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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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등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원형이었던 모양이 신형에는 가로로 변경됐다. 회사는 전조등과 함께 안개등을 수평으로 바꿔 X 차종의 상징인 6개의 눈을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안개등과 공기 통로(에어 덕트)를 하나로 합치면서 크롬으로 존재를 구분했다. 그 아래로 꺾여 들어간 범퍼는 영락없이 멧돼지 송곳니처럼 보인다. 기본과 M 차종(패키지 포함)의 하단 범퍼 디자인은 달리 생겼다. 

측면의 사이트 스커트(차량의 가장 아래 부분) 모양도 굴곡을 넣어 입체적으로 마감했다. 뒤는 후면등을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X2의 이 같은 변화는 1세대와 차이를 보이는 만큼, X3와도 차별성을 두는데 성공을 했다. 전면부는 똑같더라도 옆과 뒤를 다르게 디자인해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했다. 

차체의 길이와 폭, 휠베이스(앞뒤 바퀴 중심 축 사이의 거리)는 4752밀리미터(mm), 1918mm, 2864mm이며 이는 각각 81mm, 37mm, 54mm 늘어난 수치다. 반면, 높이는 3mm가 줄어든 1621mm이다. 즉, 전체 길이와 크기는 커지되 키는 작아졌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비율을 완성했다는 것이 회사 쪽 이야기다. 

시동을 걸면 스티어링휠(운전대)를 잡고 있는 손과 좌석의 엉덩이로 디젤 차량이라는 것이 곧바로 전달된다. 달릴 준비가 됐다는 거다. 시승차는 6기통 3.0리터(L)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69.4 kg.m의 힘을 낸다. 
 
BMW의 중형 SAC, X4의 실내.
 BMW의 중형 SAC, X4의 실내.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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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4는 시종일관 묵직했다. 출발 시에도, 제동 시에도 2톤(2025kg)이 넘는 차체의 무게가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굼뜨다는 것이 아니다. 높은 토크로 성미가 급한 운전자의 입맛을 충분히 맞춰 줄 수 있다. 가볍게 튀어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뿐이다. 힘을 모아뒀다가 단숨에 분출하는 쪽이다. 달리고 있는 속도가 그대로 체감된다. 운전을 하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엔진의 성능이 강력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제동 능력도 확실하다. 온몸의 근육이 단숨에 수축해 동작을 잡아 주는 듯하다. 경기도 춘천을 향해 가던 중 신호가 맞지 않아 교차로 진입 직전에 시속 60km에서 완전 정지 상태로 멈춰야 했다. 다른 차였다면 분명히 교차로 절반 이상을 넘어 밀렸을 법한 상황이었는데도, X4는 정지선을 조금 넘은 상태로 서있었다. 이 때 이후로, 더 마음 편히 시승을 즐겼다. 

그리고 주행 안전 장치가 아주 확실하다. M 브랜드의 부품을 달고서는 운전자의 주행 본능을 자극하면서 실제로 달려주면 옆에서 잔소리가 많다. 차선이탈경고장치는 지금껏 타본 그 어떤 차보다 분명하고, 시끄럽다. 두꺼운 스티어링휠은 제자리로 갈때까지 계속해서 진동을 전달한다. 

또, 규정 속도를 조금이라도 넘어가면 계기판의 속도계 바늘 아래로 초과한 만큼을 빨간색으로 표시해준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말할 것도 없다. 숫자가 어느새 흰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어 있다. 내장된 내비게이션도 계속해서 "속도를 줄여주십시오"라고 경고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경고의 주기는 점차 짧아진다. 
 
BMW의 중형 SAC, 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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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만큼이나 소음과 진동의 존재감도 확실하다. 시동을 건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엔진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공회전 소리와 스포트 주행 모드에서의 엔진 회전 소리가 소음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여기에 음악 소리까지 더하면 귀가 피곤해진다. 바람소리(풍절음)도 분명하게 들려왔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인지 바깥의 나무를 재차 확인했다. 

이밖에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으로 지원 않는 것은 아쉽고 또 불편했다. 이를 이용하라면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설치를 해야 한다. 또, 키가 큰 사람이 뒷좌석이 앉기에는 여전히 쿠페형의 지붕이 방해가 됐다. 머리가 닿지 않게 앉으려면 무릎이 앞좌석에 닿아야 했는데, 이 또한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는 등 녹록치 않았다. 

모든 주행을 마친 뒤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는 리터당 10.8km. 4륜 구동에 스포트 주행 모드로 시원하게 달렸고, 도심 주행도 많았던 것치고 나쁘지 않은 숫자였다. M퍼포먼스 차급인 시승차의 국내 판매 가격은 9150만 원이며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되는 하위급은 6920만 원~7270만 원이다. 
 
BMW의 중형 SAC, 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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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BMW, #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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