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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오사카 백두학원 건국학교(교장, 이종건)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경주 석굴암에 모셔진 11면 관음상을 본떠서 만든 벽화가 학교 건물에 세워져있습니다. 최근 이 불상이 일본 산케이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오사카 건국학교에 전시된 경주 석굴암 보살상입니다.
  오사카 건국학교에 전시된 경주 석굴암 보살상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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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석굴암은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개성적인 석굴 사원입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경덕왕 때(751년) 김대문이 죽은 어머니를 위해서 절을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굴사원은 인도의 아잔타, 중국 돈황, 윈강, 맥적산 등 여러 곳에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자연 상태의 암반을 깎거나 파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경주 석굴암은 단단한 화강암 돌을 잘라서 석굴을 짓고, 석굴 안에 본존불을 안치하고 둘레에 여러 불상을 새겨놓았습니다.

특히 본존불이 모셔져 있는 주실 천장은 돌 360여 개를 교묘하고 정교하게 짜맞추어서 세웠습니다. 돌 위에는 다시 흙으로 덮었습니다. 둥근 주실과 직사각형의 전실은 복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석굴암에 있는 보현보살, 11면관음보살, 문수보살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있습니다. 이 불상들은 일제 강점기 때 석굴암을 보수하면서 본 뜬 것으로 보이며 오사카 건국학교에 있는 보살상은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석굴암에 있는 보현보살, 11면관음보살, 문수보살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있습니다. 이 불상들은 일제 강점기 때 석굴암을 보수하면서 본 뜬 것으로 보이며 오사카 건국학교에 있는 보살상은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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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 주실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정면 뒤 벽에는 11면 관음상, 좌우로 십대제자상, 보살상, 천부상, 사천왕상, 인왕상, 팔부신중상 등을 이어서 세워두었습니다. 본존불은 시무외인으로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고 위로를 주는 수인입니다. 신라 사람이 만든 석굴암 안에는 불교의 진리와 세계관을 한 곳에 집중적으로 나타낸 석굴 사원입니다.

자연 상태의 암반을 깎거나 파서 만든 석굴 사원은 암반 상태를 잘 파악해야하고,  짓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 돌을 다듬어서 석굴을 만드는 일은 돌을 다루는 솜씨와 치밀하고 정교한 설계로 건축물인 석굴이 쉽게 무너지지 않게 지어야 합니다. 그런데 1300년전 한반도 신라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눈 앞에 서있습니다.

1970년 오사카 만박공원에서는 세계만국박람회가 열렸습니다. 그 때 오사카에 살던 우리 동포들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자신들의 긍지를 살리기 위해서 이 일에 적극 나섰습니다. 돈과 힘을 모아서 자랑거리를 찾았습니다. 이 때 떠오른 것이 석굴암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사카에 살던 우리 동포들은 석굴암 보살상을 본떠서 오사카만국박람회 한국관 정면에 세웠습니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과 겉모습입니다. 2012.9.5일 학생들과 찾아갔습니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과 겉모습입니다. 2012.9.5일 학생들과 찾아갔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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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가 끝나고 우리 동포들은 한국관에 전시된 석굴암 보살상을 다시 기증받아 백두학원 건국학교에 꾸며놓았습니다. 박람회 한국관에 세워져서 당당하게 세계에 알린 멋진 우리 문화의 숨결을 이곳에서 공부하는 우리 자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였습니다.

오사카에서는 도쿄에 뒤떨어진 경제력을 살리고, 오사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2025년 세계국제박람회를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노력하여 2018년 11월 개최지로 뽑혔습니다. 

2025년 55년 만에 오사카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세계국제박람회를 앞두고 한국관에 전시되었던 석굴암 보살상이 다시 한번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1970년 한국관 앞에 보살상을 세우기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돕던 우리 동포들은 많이 남아계시지 않습니다. 2025년 세계국제박람회에 한국관이 지어진다고 해도 더 이상 오사카 동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사카에서 두번째 열리게 되는 행사를 앞두고 첫번째 행사장에 전시되었던 작품은 여전히 꿋꿋하게 남아서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고 전할 것입니다. 이것이 아마도 처음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여 석굴암 보살상을 세운 오사카 우리 동포들의 바람이었을 것입니다.
 
         석굴암의 평면도와 종단면도입니다. 왼쪽 평면도 1번이 11면 관음보살상, 2번이 문수보살상, 3번이 보현보살상입니다.
  석굴암의 평면도와 종단면도입니다. 왼쪽 평면도 1번이 11면 관음보살상, 2번이 문수보살상, 3번이 보현보살상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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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오사카 건국학교,http://keonguk.ac.jp/, 2019.2.2., 산케이신문, 2019.1.13, 국립경주박물관, http://gyeongju.museum.go.kr/, 2019.2.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와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경주 석굴암, #보살상, #오사카, #건국학교,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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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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