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도핑방지규정 비준수단체로 분류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WADA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도핑방지위원회(DPRK Anti-doping committee)가 세계도핑방지규정 비준수단체로 분류됐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앞서 WADA는 지난해 9월 20일 북한에 4개월 내에 규정 위반 사항을 바로잡지 않을 경우 세계도핑방지규정 비준수단체로 분류될 수 있다고 한 차례 경고한 바 있다. 당시 WADA는 북한 이 어떠한 사항을 위반 했는지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WADA가 지난해 4월부터 새롭게 도입한 규정에 따르면, 만약 비준수단체로 분류될 경우 동·하계올림픽, 패럴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유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WADA로부터 경고 통보를 받은 북한도핑방지위원회는 마감시한이었던 지난 1월 21일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비준수단체로 확정되고 말았다.
 
현재 정부는 2020 도쿄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구성은 물론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한이 공동으로 유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하계올림픽 유치 도시를 서울로 최종적으로 정하면서 정부의 올림픽 유치 추진에 한층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였다.
 
남북한 대표단은 이 같은 사안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하기 위해 오는 15일(현지시간)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만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이 자리에서 이번 비준수단체 분류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세계도핑방지규정 비준수단체로 분류되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본격적인 유치 레이스에 돌입하기도 전부터 대형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WADA는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이 비준수단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준수단체를 벗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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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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