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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값 4배 상승에 대해 취재한 지난 12일 목포MBC뉴스
 건물 값 4배 상승에 대해 취재한 지난 12일 목포MBC뉴스
ⓒ 목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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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손혜원 의원 의혹을 제기한 지 한 달이 된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목포MBC의 보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앙 방송과 지방을 담당하는 지역 방송이 보도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맞붙는 모양새다.

보도량에서도 만만치가 않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밝힌 언론사별 손혜원 의원 의혹 뉴스는 SBS가 36건이었다. 가장 많은 보도를 한 TV조선은 50건이었다. 방송 초기인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의 보도량은 가장 많은 보도를 한 두 방송사 모두 29건이었다. 다른 방송사의 경우 서울MBC는 7건에 불과했으나 비교대상에 오른 목포MBC는 9.5건으로 서울MBC보다 많았다. 

목포MBC는 유튜브 방송을 활용해 손혜원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영상을 양산하는 중이다. 14일까지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의혹 진실은?'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린 관련 뉴스 영상은 모두 68개다. 목포 주변을 취재권역으로 하는 지역방송으로서 이 사안을 대하는 목포MBC의 자세가 느껴진다.

지난 12일 목포MBC는 '손혜원 투기의혹 확산시킨 부동산 4배 올랐다는 곳 확인했더니..' 보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SBS 보도 초기 논란이 됐던 건물값 4배 의혹을 집중 취재해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점차 대중의 관심도가 약해지고 있는 '손혜원 의원 의혹 보도'에 대해 끈질긴 반박 보도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수만 회의 조회 수가 나올 만큼 목포MBC에 대한 존재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건물값 4배 올랐다'는 사실일까?
 
건물 값 4배 상승에 취재한 지난 12일 목포MBC뉴스
 건물 값 4배 상승에 취재한 지난 12일 목포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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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MBC는 "그동안 취재를 통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문화재로 지정된 뒤 '4배가 올랐다'는 보도의 사실관계가 맞는지를 취재했다"면서 '건물값이 4배 이상 뛰었다'는 SBS 보도에 대해 팩트체크를 했다.

목포MBC는 "근대역사문화공간 도시재생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냈던 복수의 관계자들을 만났더니 4배가 오른 건물로 알고 있다면서 딱 한 곳을 지목했다. 허름했던 옛 모습은 사라지고 카페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2층과 3층짜리 2동으로 구성된 건물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건물이 위치한 곳은 문화재로 등록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포함돼 있지 않고, 옛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남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곳으로 문화재 구역 밖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건물 매매가격이 4배 올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1984년 거래가 이뤄진 뒤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 거래가 이뤄졌는데, 공식 기록으로는 34년 만의 거래"라며 "지난해 거래가격은 2억4천만 원과 2억5천만 원으로 3.3㎡에 640만 원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2006년 도입돼 1984년 거래가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몇 배가 올랐는지 몇 배가 낮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목포시청 관계자 인터뷰를 곁들였다. 다만 "건물을 최종적으로 사들인 매매 당사자는 구체적인 매입가 공개와 인터뷰는 거절했다"고 밝혔다.

'문화재로 지정된 뒤 건물값이 4배로 뛰었다'고 추정되는 건물은 이처럼 문화재 구역 밖인 데다 이곳 한 곳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추세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전체로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 목포MBC의 지적이었다.

전화 한 통이면 확인될 수 있는 일인데...
 
목포MBC 박영훈 보도부장
 목포MBC 박영훈 보도부장
ⓒ KBS 저널리즘토크쇼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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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손혜원 의혹 첫 보도 이후 목포MBC는 꾸준한 반박 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SBS뉴스 '끝까지 판다'의 문제점을 끝까지 파겠다는 자세다.

건물값 4배 상승은 목포MBC가 가장 크게 의문을 나타낸 사안이기도 했다. 이번 사안을 취재한 목포MBC 기자는 KBS <저널리즘토크쇼 J>를 통해 "SBS가 4배가 어디가 올랐는지에 대한 팩트를 확인해줘야 되는데. 두루뭉술하게 4배가 올랐다는 것이지. 아무도 모른다"며 보도 내용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계속된 취재를 통해 SBS 보도의 불확실성을 또 한 번 짚은 것이다.

목포MBC 박영훈 보도부장은 13일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글에서 "목포의 모든 것이 특정 정치인 한 명의 힘으로 이뤄질 수 있는가,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인가, 수십 년째 20만 명이 조금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쇠락한 도시여서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거대한 중앙의 언론들은 지역에서는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묻고 싶다"며 지방을 가볍게 생각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또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등록문화재는 시민들의 집단 지성으로 지켜오고 만들어낸 결과물이다"라며 "취재 기자가 전화 한 통이면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이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내보내는 뉴스는 사회적 공기가 아닌 흉기로 상처와 분열, 아픔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어가 된 '이해충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찬성한다"면서 "나아가 공인의 행동이 어디까지 공익의 범주에 들 수 있는지조차 깊은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관련 법률 등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목포MBC 맞고, SBS 틀렸다는 이유는 뭐냐?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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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BS 쪽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SBS의 탐사보도팀의 한 기자는 지난 3일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SBS의 보도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한 이용자의 질문에 "목포MBC의 보도는 맞고, SBS의 보도는 틀렸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목포MBC의 팩트체크성 보도 중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도 이런 걸 모아 팩트 체크를 하며 재반박을 할까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그리하지 않았다"면서 "진영 논리에 따라 명백한 팩트를 내놓아도 평행선을 그리며 전혀 믿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사끼리의 진실 게임' 으로 화제가 옮겨간다면 본질이 아닌 엉뚱한 것으로 이번 사안이 물타기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부분은 차차 정리해서 보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희 취재진은 지난해 11월부터 보도를 내보내기 직전까지 목포를 서너 차례 방문하며 충분한 현장 취재를 진행했고, 또한 보도가 시작된 이후 취재팀이 목포에 계속 내려가 있다"며 "일각에서 목포MBC의 보도만 보고 현장도 가보지 않고 기사를 썼다느니 하는 류의 비판은 근거 없는 비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손혜원, #목포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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