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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알리고 저지 운동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국민들의 영리병원 반대 목소리를 몇차례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2018년 12월 5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18년 12월 5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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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민이 반대 권고한 공론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고 제주영리병원을 허가했습니다. 제주도민은 원희룡 지사 퇴진까지 요구하며 영리병원 철회 투쟁에 나섰습니다. 제주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이유를 보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현, 제주영리병원철회 원희룡퇴진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제주특별자치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에 따라 지난해 2월 1일 제주영리병원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를 1068명의 서명을 받아 제주도에 제출했습니다.

검토기간을 거치고 원희룡 지사는 약 한 달 뒤인 3월 5일, 제주영리병원 문제를 제주도민이 참여하는 숙의 민주주의로 문제를 풀어갈 것임을 결정,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가 끝난 지난해 7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약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제주도민 3000명이 넘게 참여하는 여론조사와 도민대표단 200명이 선발되어 '공론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작년 10월 4일 공론조사위원회는 개설불허 58.9%, 개설허가 38.9%로 영리병원 '불허'를 제주도에 권고했습니다. 이후 원희룡 도지사는 수차례에 걸쳐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결정 권고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두 달 넘게 제주 영리병원 불허 입장을 밝히지 않더니, 12월 5일 제주도민이 반대 권고한 공론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고 제주 영리병원을 허가했습니다. 공론조사를 따르겠다는 원희룡 지사의 말은 허언에 불과했습니다. 많은 제주도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영리병원을 허가했습니다. 제주도민이 쌓은 민주주의의 결과물을 단숨에 짓밟아 버린 것입니다.

제주 영리병원은 전국 영리병원으로 확장하는 근거 될 것

무제한 돈벌이를 추구할 수 있는 영리병원 허용은 과잉진료, 비급여 진료 증가, 의료 상업화, 의료비 폭등, 의료 양극화, 의료공공성 파괴, 국민건강보험 붕괴 등 의료 대재앙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영리병원은 민간병원이 90% 이상 차지하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시한폭탄과 똑같습니다. 여전히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반대하는 일부 의사와 병원경영단체들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주 영리병원이 개설되면 전국적으로 영리병원이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따라서 영리병원은 단 하나도 개설되어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영리병원 반대 입장이라도 추가 영리병원 설립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제주특별법과 경제자유구역법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주 영리병원 허가와 동시에 보수언론은 제2, 제3의 영리병원 허용을 촉구하고 국내병원도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또한 제주 영리병원은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허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하나도 없습니다. 내국인 전용 병원을 허가해주기 위한 원희룡 도정의 꼼수입니다. 제주특별법에는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허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제주특별법에 담기지 않은 법률 사항은 '의료법'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의료법 제15조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주 영리병원을 이용하고 싶은 내국인이 법적 소송을 통해 내국인 진료를 요구한다면 제주영리병원의 '외국인 전용 병원' 허가는 당연히 깨질 수밖에 없으며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국내영리병원'으로 다시 허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사업자인 녹지그룹 또한 '외국인 전용 병원'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결정이라며 소송도 불사할 것을 밝히고 제주도에 '완전한 영리병원' 허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비영리병원 전환해 고용 효과와 공공의료 강화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이미 지어진 건물이니 당연히 영리병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영리병원을 불허하고 비영리병원으로 개설하면 됩니다. 비영리병원은 영리병원보다 2배 가까운 의료 인력을 채용,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해외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리병원을 비영리병원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지금보다 고용효과는 더욱 늘어납니다.

제주영리병원의 주요 진료과목은 성형, 피부미용, 건강검진 병원입니다. 성형, 피부미용, 건강검진은 대부분 비급여 진료과목이므로 비영리병원으로도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제주영리병원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옛 탐라대학교 자리에 We호스피탈&호텔(국내최초 메디텔)이 있습니다. 이곳도 녹지국제병원과 비슷한 성형피부미용 전문병원입니다. 하지만 영리병원이 아닌 비영리병원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영리병원 허가를 철회하고 비영리중증질환 전문병원 개설로 영리병원 문제를 푸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자문보고서에 따르면 JDC는 제주도에 중증질환 치료에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점을 고려,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암, 뇌, 심장 등 중증질환 전문병원을 건립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성형, 피부미용, 건강검진뿐인 돈벌이형 병원만 계획하고 있습니다. JDC 자문보고서는 "의료수요 확보의 현실성과 서귀포 등 지역의 의료수요 주요 고객군으로 설정하기 위해서 의료시설 개발 컨셉을 고가의 영리병원에서 비영리 중증전문병원으로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도 지적된 바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녹지국제병원과 5분 거리에 있는 서귀포의료원의 분원으로 운영해도 됩니다. 원희룡 지사의 2018년 지방선거 공약 중 하나가 서귀포의료원 요양병원 신축입니다. 실제로 서귀포 지역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민간병원들은 요양병원을 쉽게 개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 특히 의료공공성이 취약한 서귀포 산남지역에 공공요양병원은 필수입니다. 제주 영리병원을 불허하고 제주도가 인수해서 서귀포의료원 요양병원으로 전환해도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공공의료도 강화되고 고용 문제도 더불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영리병원에 대한 도민 반대여론 매우 높아

제주 MBC, KBS 제주에서 신년 설맞이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MBC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8%가 제주 영리병원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KBS의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응답자의 68.9%가 원희룡 도지사의 숙의민주주의 결정을 거스른 제주 영리병원 허가는 잘못됐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원희룡 퇴진에 동의하는 도민들을 40%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제주 영리병원 허가는 삼척동자도 잘못됐다고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원희룡 지사만 모르고 있죠. 제주 영리병원 반대 여론은 영리병원 논란이 시작된 2015년부터 반대가 항상 월등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원희룡 도지사는 왜 도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을 개설허가 했을까요?

이런 의문 때문에 중국 녹지그룹과 원희룡 도지사가 모종의 관계가 아니냐는 '설'까지 나돌고 있는 것이죠. 원희룡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제주 영리병원 허가를 철회하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든지, 제주 영리병원을 끝까지 고수하고 도민의 힘으로 그 자리에서 끌려 나올 것인지. 결정은 원희룡 도지사의 몫입니다.

이제 우리는 제주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촛불을 더욱 더 높게 들어야 합니다. 제주영리병원 개원, 의료 지옥문의 시작입니다. 지옥문이냐, 천국문이냐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영리병원이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누가 문제인가, 제주도민인가 원희룡인가 http://omn.kr/1hfkd 
영리병원은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시한폭탄이다 http://omn.kr/1hg8p
영리병원? 대한민국 사회에선 아주 참혹할 것이다 http://omn.kr/1hgpa
'간호사=돈의 노예' 될 수밖에 없는 병원 http://omn.kr/1hhax
영리병원의 미래, 잘린 두 손가락과 '1+1 공짜'? http://omn.kr/1hi8e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오상원 제주영리병원 철회 원희룡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정책기획국장입니다.


태그:#영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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