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인간은 공존할 수 있을까'
최근 길고양이의 중성화를 위한 각 시의회의 노력이 지속하는 가운데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가 인간의 또 다른 학대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진정으로 길고양이를 위하는 길은 무엇일까?
길고양이 중성화의 반대하는 입장은 '길고양이의 발정기 증상이 인간에게 불편하기 때문에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길고양이에 의한 소음공해 신고접수는 고양이의 발정기인 봄에 약 60%가량 증가한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은 존재한다.
길고양이 중성화 찬성 측은 '길고양이의 중성화가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생을 위해 필요하며 동시에 길고양이에게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어느 의견이 길고양이를 더 위하는 길일까? 최근 크라우드 펀딩서비스 사이트 '텀블벅'에는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올라왔다. 길고양이 중성화를 후원하기 위해 상품을 판매하고, 발생하는 수익금을 길고양이 중성화에 후원하는 대학생 창업동아리 <묘해, 너와> 팀을 26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프로젝트의 시작 계기과 팀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연합 대학생 창업동아리이자 현재 텀블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묘해, 너와'입니다. 프로젝트는 지인이 귀가하던 중 이웃 주민이 시끄러운 고양이를 잡겠다면서 길고양이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을 보았고, 그 과정에서 고양이가 우는 이유인 발정기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길고양이에게 관심이 있어 취지에 동의한 구성원들과 상의해 팀을 구성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제작한 상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길고양이들의 중성화 수술(TNR)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저희가 모금한 후원액으로 직접 기여하고 싶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중성화 수술의 장점을 알려달라.
"고양이의 중성화는 고양이가 걸릴 수 있는 유선종양, 자궁축농증, 난소종양, 전립선 질환, 고환암 등의 성병 발생을 막아주고 고양이의 발정 스트레스를 감소시킵니다.
또한 고양이는 자신만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일정 크기의 지역에는 일정한 수의 고양이가 항상 존재합니다. 중성화하게 된다면 고양이의 개체 수가 대책 없이 증가하는 것을 막아 길고양이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 중성화 수술이 고양이가 원하는 길이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솔직히 100%라고는 말씀을 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생식, 번식 욕구도 존중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측면에서 볼 때, 중성화 수술이 인간의 욕심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들에게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고양이의 중성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양이가 비위생적인 발이나 혀로 생식기를 건드려 세균감염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혹자는 길고양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본능적으로 생식을 하여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저희도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길고양이의 발정기가 제어되지 않으면 7~8주 사이에 4~5마리씩 계속해 출산합니다. 좋은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임신과 출산의 기간에도 식량 문제, 탈진 문제로 야위어 죽어갑니다."
- 중성화가 학대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고양이의 발정은 고양이의 의지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본능적인 이유로 발생합니다. 물론 길고양이의 발정기 증상이 길고양이의 생활영역 내에서 거주하는 많은 분에게 불편을 초래하지만, 길고양이는 그분들의 이웃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현재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길고양이 수만 20만 마리가 넘습니다. 길고양이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중성화가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고양이도 발정기로 인해 힘들어합니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중성화 수술은 길고양이 뿐 아니라 길고양이가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생을 위해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도 꼭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 기획 상품이 복 파우치와 배지, 스티커다. 이 상품들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상품들은 저희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습니다. 복 파우치는 복과 행운을 가득 담고 있는 복주머니와 모양이 비슷합니다. 후원자가 상품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배지와 스티커는 길고양이가 따뜻한 봄을 맞아 뛰놀고 아프지 않은 여생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였습니다.
복 파우치, 배지, 스티커 모두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이템이며 이런 좋은 의미가 담긴 아이템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앞으로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현재 프로젝트 진행일이 2일을 채 남기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의 성원에 힘입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후원 금액은 비영리단체인 '동물자유연대'로 기부됩니다. 길고양이를 중성화하고 다시 길에 방사하는 TNR사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최근 중성화 수술에 값싼 돼지항생제가 사용돼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올바른 항생제 투여 장려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합니다. 아직 프로젝트가 종료된 시점이 아니므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길에 사는 고양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는 우리의 판단에 달려 있다. 서울시, 제주시, 고양시, 안산시, 양주시 등의 각 도시도 중성화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우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