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직업과 나이, 노래실력을 숨기고, 얼굴과 몇 가지 단서만으로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음악 추리 프로그램인 엠넷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6(아래 너목보)>에 한 남성이 지난달 22일 소개됐다.

그는 마이크를 들고 있는 자세 그리고 울대를 울리는 것까지 완벽하게 선보이며 방송인들과 방청객들에게 실력자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음치로 지목되며 무대에 올랐고 가수 박효신의 노래 <숨>의 첫 소절을 부르자 스튜디오의 패널들과 방청객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음치 중에 음치였기 때문이다. 방송인들은 "식스센스급 반전", "배신감을 느낀다"는 등 그의 엄청난(?) 라이브 실력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1위 확신했지만…잊지 못할 추억 만들어"
 
이성용 송악119안전센터 소방관
 이성용 송악119안전센터 소방관
ⓒ 김예나

관련사진보기

 
음치 중에 음치인 그는 바로 당진 출신의 이성용 소방관이었다.

송악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성용 소방관은 송악읍 가학리에서 태어나 신평면 금천리에서 자랐다. 이씨는 지난해 천안서북소방서에서 근무했을 당시 엠넷 방송국에서 소방관 출연자를 모집한다는 너목보 프로그램의 공문을 받고, 동료의 권유로 지원했다. 하지만 컨셉 등 방송조건이 맞지 않아 출연이 불발됐다.

1년이 지난 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이씨는 다시 방송국으로부터 출연을 권유 받고, 철저하게 방송을 준비했다. 가수 박효신의 <숨>을 불러야 한다는 요청을 받은 이 씨는 매일같이 연습에 임했다. 방송국을 찾아가 카메라 테스트와 음치실력(?)을 인증하고, 수시로 립싱크와 표정 연기 등을 연습했다. 그렇게 수개월 간의 노력 끝에 지난달 13일 녹화가 이뤄졌다.

이 씨는 "추억을 만들고자 출연한 것이라 재밌게 촬영에 임했다"며 "녹화 당시에는 떨리지 않았지만 방영 날에는 긴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1위를 해서 가수들과 듀엣을 부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며 "2위를 하게 돼 아쉽기도 했지만 즐거운 추억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방송을 본 주위사람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특히 어머니가 무척 좋아했다고. 소방관 동료들과 친구들은 엄청 웃었다면서,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가족들이 자랑스러워했다"며 "방송 날에는 어머니가 아들이 TV에 나온다고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14년 소방관이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입대한 그는 직업 군인을 꿈꾸며 4년 3개월 간 복무했다. 하지만 소방관이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해, 그 이듬해 소방관이 됐다. 이씨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내 성격과 적성에 딱 맞았다"며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매일매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4년 간 수많은 화재·사고 현장에 있었다. 당진소방서 구조구급센터에 소방관으로서 발령을 받고 처음나선 일은 원룸 화재 현장이었다. 화재로 인해 뿌연 연기가 방을 가득 메운 현장에서 한 할머니가 살려달라며 부르짖는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이후에도 생과 사를 가르는 아찔한 순간에 늘 자리해 왔다는 그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현장을 마주할 때가 많다"며 소방관들이 겪는 어려움도 전했다.

한편 그는 화재·사고 현장을 잘 아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소방복을 입고 있는 한 소방관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해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진정한 '멀티소방관'이 되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당진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이성용 소방관은
·1989년 송악읍 가학리 출생
·신평초·중·고등학교 졸업
·전 당진소방서·천안서북소방서 근무
·현 송악119안전센터 소방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립니다.


태그:#당진, #당진소방관, #너목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