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받는 정은원

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받는 정은원 ⓒ 한화 이글스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는 돌풍을 일으키며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 돌풍의 중심에는 '아기 독수리' 정은원이 있었다.

인천고 출신으로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지명받아 한화에 입단한 정은원은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해 5월 8일 고척에서 열린 넥센(現 키움)전에서 6-9로 끌려가던 9회초, 조상우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0년대 출생 선수가 기록한 최초의 홈런이자, 정은원의 생애 첫 홈런이기도 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2루 주전 자리를 꿰찬 정은원은,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또한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다.

안정된 수비력과 콘택트 능력, 빠른 발을 가진 정은원이 보여준 또 다른 강점은 차분함이었다. 지난 시즌 한화의 팀 타율은 .275로 9위였고, 한화 타자들의 초구 타격률은 33.3%로 NC 다이노스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성급했다. 정근우, 송광민 등 베테랑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시도하는 경향이 강했던 반면, 신인 정은원은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은원의 지난 시즌 타석당 투구 수는 4.19개로 팀 내 주전 타자 중에선 강경학(4.26개)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정은원은 13경기를 치른 현재, 0.327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번 타자로 출전하기 전까지의 타율은 0.235였다. 그러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3월 29일 NC전부터는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며, 더욱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4월 4일 LG전에서는 1-1로 팽팽하던 9회말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승부처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4월 6일 롯데전에서는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한화는 부상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힘겨운 봄을 보내고 있다.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주장 이성열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가 됐고, 주전 유격수인 하주석은 십자인대 파열로 이번 시즌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4월이 되면서 정근우, 호잉 등 주축 타자들이 타격 컨디션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반적인 타격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2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정은원의 맹활약은 한용덕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은원이 올 시즌 한화의 붙박이 2번 타자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한화의 타선도 한층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이희재
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 정은원 아기독수리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