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영화를 떠올리면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어바웃 타임> 등이 생각난다. 이들 영화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의 장르적인 특성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감성을 중요하게 따라간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다시, 봄>도 그런 영화다.

타임 리와인드 무비
  
 
다시, 봄 영화 <다시, 봄> 스틸컷

▲ 다시, 봄 영화 <다시, 봄> 포스터 ⓒ (주)스마일이엔티

 

<다시, 봄>의 시간여행은 특정한 시간으로 한 번에 가는 게 아니라 단 하루씩 어제로 간다는 점에서 '타임 리와인드'에 가깝다. 타임슬립 영화들과 다른 지점은 이렇듯 하루씩 다시 인생을 '살아낸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딸을 사고로 잃은 엄마 은조(이청아 분)가 있다. 절망 속에 지내던 은조가 어느날 갑자기 하루씩 어제로 돌아가면서 어제에 일어났던 일들을 바꿔가게 된다. 그 가운데 시간여행에 관한 미스터리한 키를 쥔 남자 호민(홍종현 분)을 만나 과거 불행의 시작점을 향해 함께 나아가면서 불행을 바꿔보려고 시도한다. 

이렇게 거꾸로 흐르는 시간여행을 표현하고자 인서트 촬영만 10회차 이상 진행했다고 한다. 사계절의 모습을 풍성하게 담기 위해 특히 노력했으며, 시간의 조각을 하나씩 만들어서 모으는 방식으로 거꾸로 시간이 흐르는 영화적 장치를 마련했다. 되돌아간 어제를 보여줄 때는 빛이 반사되어 몽환적으로 보이는 장치를 사용하는가 하면, 과거로 갈수록 영화의 채도가 낮아지며 빛바랜 느낌이 연출된다. 

정용주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흔히 시간여행에서 많이 쓰는 플래시백 기법은 최대한 자제했다. 거꾸로 흐르는 은조의 시간에 관객이 집중하기 위해서는 플래시백을 줄여야한다고 판단했던 것. 그렇게 했을 때 관객이 내일이 아닌 어제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여행이 주는 위로와 공감

 
다시, 봄 영화 <다시, 봄> 스틸컷

▲ 다시, 봄 영화 <다시, 봄> 스틸컷 ⓒ (주)스마일이엔티

 

"인생에 만약은 없어요."

영화 속에서 주요하게 나오는 대사다. 하지만 이 대사와 달리 영화는 만약이란 것을 현실로 하나씩 이뤄간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많이 하는데 영화는 그 상상을 은조와 호민을 통해 그려내며, 되돌려진 시간 속에서 바꾸고 싶었던 것을 바꿔가며 희망을 만들어나간다.

은조는 자정이 되면 하루씩 어제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안 이후, 후회되는 과거를 다시 살며 하나씩 바로 잡기로 한다. 인생을 다시 한 번 더 살게 되면서 마치 두 번째 인생을 선물 받은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불행을 막아보겠다는 목표가 생긴 은조는 어제로 하루씩 돌아가며 점점 더 용기 있게 행동한다. 이런 은조의 용기가 상황을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여기서 희망이 싹튼다. 

"<다시, 봄>의 최종 목적지는 '너와 나, 우리의 화해'입니다. 현실에서는 없는 만약을, 영화가 체험하게 해주는 선물이 되길 바랍니다." 

영화의 이 소개문처럼 <다시, 봄>은 시간여행을 넘어 화해를 통한 위로와 공감을 선물한다. 

한 줄 평: '만약'이라는 두 글자에 깃든 희망
별점: ★★★(3/5) 

 
영화 <다시, 봄> 관련 정보

제목: 다시, 봄
감독: 정용주
출연: 이청아, 홍종현, 박경혜, 박지빈
제공: iMBC
제작: (주)26컴퍼니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개봉: 2019년 4월 17일
러닝타임: 104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다시봄 이청아 홍종현 박지빈 박경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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