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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 전원회의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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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북은 보통 전원회의에서 당의 노선 결정하고 당 중앙위 인사를 발표한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박봉주 내각 총리를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이동하는 등의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대북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자립경제로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의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하며 북이 "자력으로 부흥하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북은 어떤 변화를 꾀하려 할까. 이번 전원회의 결과를 통해 북이 다짐한 '새로운 변화'를 짚어봤다.

[인사 이변?] 내각총리 교체로 경제건설 집중할까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 전원회의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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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눈에 띄는 인사는 박봉주 내각 총리다. 박 총리는 당의 전문부서를 맡는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됐다. 북에서 내각총리가 부위원장을 겸직한 예는 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존에는 당 부위원장이 내각총리를 겸임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라면서도 "김정은 위원장 시절에는 약간 변동되는 부분들도 있어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을 아꼈다.

북이 '내각총리 교체'라는 카드를 꺼낸다면, 이는 인적 쇄신을 통해 경제건설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올해 80세를 맞이하는 박봉주의 나이를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 북한연구실장은 "(박 총리의 교체는) 북이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세대교체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강도 당 위원회 위원장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올라선 김재룡의 인사도 눈에 띈다. 그는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된 명단 중 맨 처음으로 호명됐다. 동시에 박 총리가 위원을 맡았던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도 선출됐다.

자강도는 군수산업 기지로 자력갱생을 실천한 곳이다. 김재룡은 이곳에서 도당 위원장을 맡았다. 이상근 전략연 부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김재룡은 직접 자력갱생으로 버텨온 경험이 있는 인사다. 김재룡이 박봉주의 뒤를 이어 내각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대미 협상의 실무자였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직접 보선됐다. 당 규약상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이 된 것이다.

현송월 당 부부장이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이번에 중앙위원으로 승진했다면, 최 부상은 후보위원을 건너뛰었다. 북의 외교라인이 곧바로 중앙위원이 된 예는 없었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최선희에 단단히 힘을 실어줬다. 앞으로 최선희가 외교라인 중심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대북제재 강화되던 2017년과 같은 꼴] "버티기 전략"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 전원회의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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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원회의가 열린 상황은 2017년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당시와 비슷하다. 당시 전원회의의 첫 번째 의제는 '조정된 정세에 대응한 당면한 과제'였다.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해 대북제재의 강도가 높은 시기였다. 비상시국에 열린 '긴급회의'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때 체재 정비를 하며 '버티기' 전략을 구사했다. 박봉주 내각총리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보다 먼저 부르는 등 경제라인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김일기 실장은 "2017년 전원회의는 위급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열렸다. 대북제재의 압박도 거셌다. 물러설 곳이 없었던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다"라며 "전문 경제관료를 중용하며 제재에 대응하려 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제재에 어려움을 겪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력갱생에서 과학교육까지] "과학교육 통해 대체품목 만들어야"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 전원회의 10일 북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상황에서 발표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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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속에서 북의 버티기 전략은 자력갱생에서 과학교육까지 이어진다. 자력갱생하려면 자립경제, 자급자족이 필수다. 주민들은 근검절약하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해외 기술을 들여올 수 없으니 이를 대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과학교육에도 투자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과학교육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여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결국 자력갱생을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태형철 고등교육상 겸 김일성종합대학 총장도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인재와 과학기술에 힘을 실어준 인사다.

김 실장은 "자립경제에서 주민들은 아껴 쓰며 버텨야 한다. 대북제재로 해외에서 뭘 들여올 수 없으니 과학교육을 통해서 대체품목을 만들어내야 한다. 자력갱생과 과학교육은 뗄 수 없는 고리"라고 말했다.

태그:#북한, #김정은,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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