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는 최근 발표한 타이틀곡들에 비해 더욱 대중적인 팝이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는 최근 발표한 타이틀곡들에 비해 더욱 대중적인 팝이다. ⓒ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갈무리

  
4월 12일 오후 6시, 방탄소년단의 신보 < MAP OF THE SOUL : PERSONA >가 전 세계 동시 공개되었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화양연화), '유혹을 마주한 청춘'을 연출한 'WINGS', 그리고 이들 위치를 지금까지 끌어올려 준 'LOVE YOURSELF'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나름의 세계관에 충실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이번 작품 < MAP OF THE SOUL : PERSONA >는 1년 간의 'LOVE YOURSELF' 시리즈를 잇는, 새로운 시리즈의 시발점이다. 앨범이 노래가 공개된 직후에는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이 멈춰버렸고, 공개 후 7시간 만에 조회 수 3000만을 돌파했다. 신보의 선주문량은 300만 장을 돌파했다. 물론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
 
2017년 이후 방탄소년단은 매년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해왔다. 빌보드 200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FAKE LOVE'를 빌보드 탑 10까지 올렸다. 그래미 어워드의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월드 투어의 규모도 더욱 커졌다. 방탄소년단은 여러 나라의 스타디움, 아레나 무대를 연이어 매진시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다가오는 6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마이클 잭슨, 비욘세, 퀸, 오아시스 등 슈퍼스타들이 장식한 '공연의 성지'다(약 9만 장의 티켓이 매진된 상황이다).

4월 13일 미국 NBC SNL에서 첫 방송을 할 예정이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의 공연 역시 계획되어 있다. 방탄소년단의 활동 방식은 '해외에 진출한 케이팝 스타'의 틀에서 평가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 주류 팝 시장의 스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물음 던진 BTS
 
신보의 타이틀곡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다. 'FAKE LOVE', 'IDOL' 등 최근 발표한 타이틀곡들과 비교했을 때 온도 차가 있다. 오히려 'DNA'처럼 라디오 친화적인(혹은 안정 지향적인) 곡에 더 가깝다. 펑키한 기타와 트로피컬 하우스의 요소가 합쳐져 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발매 시기인 봄의 계절감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이 곡은 '세계의 평화', '거대한 질서'처럼 거대한 주제 의식을 논하기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사랑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5년 전의 상남자(Boy In Luv)와 비교했을 때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이 곡에는 할시(Halsey)가 피쳐링했다. 할시는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의 'Closer'로 국내 음악팬들에게 익숙한 뮤지션으로, 최근에는 'Without Me'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다만 예상보다 그녀에게 할당된 파트는 적었다. 할시가 뮤직 비디오에서 방탄소년단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꽤 인상적인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목소리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편 일곱 트랙의 구성에서 다양함이 빛난다. 에드 시런이 프로듀싱한 'Make It Right'을 비롯, 신스팝 '소우주'는 타이틀곡의 감성을 잘 이어 나간다. 팬의 소중함을 노래한 'Home'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감성적인 순간을 만든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트랙 'Dionysus'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초 곡들을 연상케 하는 힙합곡으로서, 오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하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앨범의 첫 트랙(인트로)에 많은 신경을 쏟아 왔다. 그리고 이 인트로는 멤버들의 솔로곡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리더 RM이 그 역할을 맡았다. 자아 정체성을 고민하는 RM의 가사는 'MAP OF THE SOUL' 시리즈의 주제 의식을 요약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나는 내가 개인지 돼지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남들이 와서 진주 목걸이를 거네" - 'Intro : Persona' 중
 

많은 언론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보고 '흙수저의 성공'을 운운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 역시 ' 브랜드 파워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데뷔 초에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오늘은 누구보다 창대하다. 현 시점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보이 밴드'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SNS 활용, '칼군무', 멤버 개개인의 매력 등 이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들은 많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이야기의 승리'라고도 볼 수 있다. 철저하게 정리된 세계관 속에서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이 팬들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한 것 아닐까. 새로운 이야기가 막 시작되었다. 방탄소년단이 그리는 '영혼의 지도'(MAP OF THE SOUL)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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