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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둘러쌓인 청초호
 아파트로 둘러쌓인 청초호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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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산불로 속초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산불 직후 급감했던 관광객은 지난 주말부터 '속초 여행하기' 캠페인으로 번져 전통시장과 설악권 주요관광지를 중심으로 만원을 이뤘다. 

그러나 속초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속초의 오늘을 '예전과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속초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속초해수욕장 주변에는 백두대간의 경관을 가로막는 고층 아파트 장벽이 생겨났고, 백사장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바다에 쭉 늘어섰다. 대포항과 속초항은 호텔과 상업 시설이 생겨나면서 이전의 정겹던 포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산불로 폐허가 된 영랑호만큼이나 아름답던 청초호도 난개발로 인해 이름으로만 호수였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
 
청초호 옆의 속초 도심
▲ 잿빛도시 속초 청초호 옆의 속초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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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속초는 대형 고층 건물로 인한 조망권 분쟁, 소음 발생, 교통체증 등 민원과 관련해 신축 건물 층수와 용적률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제출했고 지난달 의회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 가결되었다. 

속초의 뒤로는 백두대간 설악산이 병풍처럼 세워져 있고 안으로는 아름다운 자연호수인 석호를 품고 있었다. 푸르른 바다와 정겨운 포구가 있던 동해안이 보석 같은 도시였다는 사실은 기억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속초해수욕장의 고층건물들
▲ 잿빛도시 속초 속초해수욕장의 고층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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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아름다움
▲ 조도에서 바라다본 속초시내 속초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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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오늘날 속초 여행을 한 여행객의 느낌으로 재해석한다면, 속초는 좁은 지역에 고층 아파트와 건물들로 콘크리트 장벽을 만들었다. 안으로는 주차 전쟁과 교통지옥이며 앞으로는 방파제와 바닷가 대형호텔이 내다보이는 콘크리트의 무덤 같은 도시가 아닐까 싶다. 

오늘도 속초의 아침은 뱃고동 갈매기 소리가 아닌 인근 공사장에서의 건축 소음과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그저 그런 도시가 되어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태그:#속초시,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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