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이 지나고, 20년 전 어린이였던 어른이들을 위한 선물이 도착했다. 바로 영화 <명탐정 피카츄>다.

요즘 어린이들이 '헬로 카봇'이나 '빠샤메카드'에 열광한다면, 20년 전 어린이들에겐 '포켓몬'이 있었다. 19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 중에 포켓몬 스티커를 모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포켓몬 시리즈 최초의 실사 영화인 <명탐정 피카츄>는 수십 가지, 진화 버전까지 더하면 수백 가지는 됐을 법한 포켓몬들을 줄줄 외우고 있던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의 추억을 소환한다.

1996년 닌텐도 게임으로 탄생하게 된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1999년 국내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까지 TV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 160여 개국, 22개의 시즌으로 방송됐으며 2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제작됐다. 지난 2017년 출시돼 국내를 강타했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역시 전 세계 8억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야말로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인기 시리즈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명탐정 피카츄>는 상당 부분 그 시절의 향수에 기대는 모습이다. 영화에는 피카츄는 물론 고라파덕, 이상해꽃, 파이리, 리자몽, 푸린, 이브이, 두트리오, 잠만보, 탕구리, 잉어킹 등 추억의 포켓몬들이 총출동한다.

20년 전 2D 애니메이션으로만 존재했던 캐릭터들을 3D 실사 화면에서 어색함 없이 구현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게다가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포켓몬들의 대규모 액션 신은 잠깐이지만 꽤 화려하다. 클럽에서는 불법 포켓몬 매치가 벌어지고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영화로 만나는 피카츄-잠만보, 확실한 메시지까지 담았다

극 중 아버지 해리 굿맨의 사망 소식을 들은 아들 팀(저스티스 스미스)은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포켓몬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도시 '라임시티'를 찾는다. 라임시티에 머물겠다는 아버지의 고집으로 인해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내면서 포켓몬을 싫어하게 됐던 팀은 우연한 기회로 피카츄와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영화는 팀이 기억을 잃은 피카츄와 함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내기 위해 떠나는 기상천외한 모험을 그린다.
     
엉뚱하고 자신감 넘치는 작은 탐정 피카츄와 팀이 함께하는 여정에는 가족간의 사랑과 용기, 우정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영화에는 인간과 포켓몬이 더불어 사는 풍경과 대비되는 잔혹한 장면도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 동물권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영화는 다소 헐겁고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통해 포켓몬이라는 브랜드의 성공적인 부활을 꿈꾼다. 

무엇보다 피카츄와 포켓몬들의 귀여움은 영화의 모든 단점들을 상쇄시킨다. 특히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피카츄의 목소리를 맡은 점은 귀여운 외모에 독특한 매력을 더한 '신의 한 수'로 보인다.

그 외에도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조차 포켓몬들은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길에서 잠자고 있는 잠만보나 술집에서 자장가를 부르는 푸린의 모습은 너무 너무 사랑스러워 웃음을 자아낸다. 이번 <명탐정 피카츄> 개봉은 포켓몬에 대한 향수를 원하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요즘 어린이들까지 팬덤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정식 개봉은 오는 9일이다. 단,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어린이날 연휴 동안 스크린X 상영관에서 먼저 공개됐다.

한 줄 평 : 귀여움의 완벽한 승리
별점 : ★★★(3/5)
  

영화 <명탐정 피카츄> 관련 정보

연출: 롭 레터맨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저스티스 스미스, 캐서린 뉴튼, 빌 나이, 와타나베 켄 제작: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러닝타임 : 104분 상영등급 : 전체 관람가 개봉 : 2019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