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기적을 만들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 FC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FC바르셀로나를 4-0으로 제압했다. 4강 1차전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했던 리버풀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승을 거두며 합계 스코어 4-3으로 두 시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을 크게 패한 리버풀은 2차전에서 3골 차 이상의 다득점 경기가 필요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근 3경기 연속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포함해 11경기 평균 실점이 0.55점(11경기 6실점)에 불과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는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끝내 기적을 만들어냈고 오는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리는 결승 무대에 선착했다.

살라도 피르미누도 없던 2차전, 오리기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
 
 7일(현지 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FC와 FC 바르셀로나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에서 리버풀 디보크 오리기 선수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자축하고 있다.

7일(현지 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FC와 FC 바르셀로나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에서 리버풀 디보크 오리기 선수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자축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적절한 전력보강으로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최초의 우승을 노렸던 리버풀은 시즌 중반까지 꾸준히 리그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레스터시티, 웨스트햄, 에버턴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사이 맨체스터 시티FC가 무섭게 추격하며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둔 현재 리버풀은 역대 3번째로 높은 승점(97점)을 기록하고도 우승을 놓칠 위기에 놓여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위태로워진 것은 마찬가지. 조별리그에서 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C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리버풀은 토너먼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포르투FC를 차례로 꺾고 파죽지세로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상승세는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바르셀로나를 만나 차갑게 시들고 말았다. 적어도 승점 1점, 아무리 못해도 한 골 정도는 필요했던 원정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것이다.

리버풀은 공격 삼각편대의 양축을 담당하는 모하메드 살라와 로베르투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모든 전력을 쏟아 부어도 이기기 힘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차와 포가 빠진 상태로 장기를 두는 셈이다. 사실상 결승 진출이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지만 5만5000명이 넘는 리버풀 팬들은 안필드를 가득 채워 선수들을 응원했고 리버풀은 이 불가능해 보였던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디오 마네, 디보크 오리기, 제르단 샤키리로 공격진을 짠 리버풀은 실점 없이 최소 세 골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느냐가 중요했고 이를 모를 리 없는 클롭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그리고 리버풀은 전반 시작 6분 만에 오리기의 선제골로 경기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후반 11분 만에 터진 베이날둠의 연속골과 결승행 이끈 오리기의 추가골
 
 7일(현지 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UEFA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승리한 리버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7일(현지 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UEFA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승리한 리버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리버풀은 선제골 이후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전반을 끝냈고 클롭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을 투입해 더욱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바이날둠은 후반 시작 11분 만에 연속 두 골을 폭발시키며 합계 스코어를 3-3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3골을 기록한 바이날둠은 챔피언스리그 4강이라는 큰 무대에서 바르셀로나라는 강팀을 상대로 교체 투입 11분 만에 멀티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3-0 스코어를 만들었지만 리버풀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한 골이 더 필요했고 기다리던 마지막 골은 후반 34분에 터졌다.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얻은 리버풀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기습적인 땅볼 패스로 문전에 비어 있던 오리기에게 연결했고 오리기가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으면서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리버풀은 남은 시간 동안 리드를 지키며 '거함' 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키고 결승행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사실 세 골의 여유가 있었던 바르셀로나의 탈락을 예상한 축구 팬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그 여유가 바르셀로나에게 독이 됐고 다득점이 필요했던 리버풀의 공세에 밀려 '바르셀로나다운'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다(실제로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8개의 슈팅 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AS로마에게 2차전에서 0-3으로 패하며 탈락했던 바르셀로나는 두 시즌 연속 토너먼트 2차전에서 대패하는 트라우마를 안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유럽축구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FC FC 바르셀로나 디보크 오리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