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여성 지지자를 향한 혐오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최고위원인 박광온 의원(재선, 수원정)은 나 원내대표의 인식은 "일제강점기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의식"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나경원 "KBS 기자 문빠·달창에게 공격" 연설 논란되자 사과).

박광온 "한국당 장외집회, 누가 더 혐오표현 쓰는 지 경쟁하는 것처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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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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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장외집회는 누가 더 혐오표현을 많이, 또 빨리 쓰는 지 마치 경쟁하는 듯 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말한) 그 말을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하겠다. 대단히 인권유린적이고 여성차별적, 명예훼손적인 표현이다"라면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 지 모를 정도다"라고 개탄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일본 식민지 체제가 위안부를 운영한 것처럼, 여성을 차별과 억압의 구도에서 희생물로 생각하는 이런 의식은 (일제의) 식민지 유산"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출신인 남인순 최고위원(재선, 서울 송파병)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규정했다. 남 의원은 "정확한 표현을 모르고 무심코 썼다는 해명이 놀랍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말의 파장이 얼마나큰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인권과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정말 모른다는 것인가. 모르고 썼다는 말이야말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자격을 의심케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인 박주민 의원(초선, 서울 은평갑)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여주기 위한 강박"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민을 대상으로 쓸 수 없는 말이다"라면서 "아무리 지지층 결집이 목적이더라도 지켜야할 선은 있다"고 말했다.

비판은 다른 당에서도 나왔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특히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장외 집회 중 발언한 '다이너마이트로 청와대를 폭파하자'는 극언을 되받아 "나 원내대표가 김 의원이 아직 던지지 않은 다이너마이트를 국민, 특히 여성 앞에 내던졌다"고 질타했다.

윤 원내대표는 같은 날 상무위원회의에서 "내 편만 있는 광장에 오래 서다보면 이성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서로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하니 사고를 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망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5.18 광주가는 황교안 향해 이인영 "5.18특별법·망언 징계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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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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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 연장선에서 혐오 정치의 일환인 한국당의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지연된 징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5.18 추념식 참여 조건으로 5.18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징계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법을 빨리 개정해 광주의 진상을 규명할 법률적 토대와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데 손을 못대고 있다. 아무쪼록 한국당이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5.18 행사에 참석해 대화합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5.18 행사 참여를 환영한다"면서도 "우리가 광주를 찾기 전에 그간 있었던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둘러싼 불미스런 이야기를 말끔히 청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징계 절차와 한국당의 미흡한 징계를 보완하고 더나아가 역사적 진실을 둘러싼 왜곡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적 정비를 완료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때문이라도 국회는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 한국당에 국회 정상화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