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 금지법 통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 금지법 통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에서 벌어진 초강력 낙태 금지법을 향한 비난 여론에 할리우드 스타들도 가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은 산모의 생명이 위독하거나 태아가 기형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만약 이를 어기고 낙태 시술을 집도하거나 시도한 의사는 중범죄로 기소되고 사실상 종신형인 최대 99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어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법으로 꼽힌다.

보수 성향의 공화당 남성 의원들이 장악한 앨라배마 상·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에 최종 서명한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신이 내려주신 신성한 선물이라는 앨라배마주의 오랜 믿음을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미국 전역의 낙태 찬성론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나섰고, 할리우드 스타들도 자신의 낙태 경험까지 공개하며 가세했다.

영화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낙태는 안전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감정적으로도 매우 힘든 일"이라며 "나도 2년 전에 긴급 낙태를 해야 했다"라고 고백했다.

임신 상태로 외국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가 조기진통이 와서 낙태 수술을 받아야 했던 요보비치는 "그것은 내가 겪었던 가장 끔찍한 경험이었다"라며 "그때 나는 혼자였고, 의지할 곳도 없었으며 지금도 악몽을 꾼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공개하며 낙태 금지법을 비판하는 밀라 요보비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공개하며 낙태 금지법을 비판하는 밀라 요보비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 밀라 요보비치 인스타그램

 
그는 "내가 겪은 일과 잃었던 것에 대한 기억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여성이 새로운 낙태 금지법 때문에 나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낙태 시술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속이 뒤집힌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여성도 낙태를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필요할 경우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라며 "나의 경험을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자밀라 자밀도 트위터를 통해 어린 시절 낙태 경험을 털어놓으며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했던 결정 중 가장 잘한 것이었다"라며 "나 자신은 물론 아기에게도 그렇다"라고 썼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낙태 시술을 집도한 의사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성폭행범보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가 받는 벌이 더 무겁다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사회 시스템에서 고통받을 모든 여성과 어린 소녀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라고 밝혔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도 "이래서 투표가 중요하다"라며 낙태 금지법에 찬성한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앞서 미국의 켄터키, 오하이오, 조지아 등 6개 주도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 바 있다. 그러자 할리우드에서는 이들 지역에서의 영화 촬영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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