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로켓맨 > 포스터.  < 킹스맨 > 태런 에저튼이 엘튼 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화 < 로켓맨 > 포스터. < 킹스맨 > 태런 에저튼이 엘튼 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세계적인 팝스타 엘튼 존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69년 6월 첫 음반 < Empty Sky > 이후 쉼 없는 음악 인생을 이어온 그의 뮤지컬 전기 영화 <로켓맨>이 6월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 태런 에저튼을 앞세워 열띤 홍보전에 돌입했다.

또한 KBS2의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에선 엘튼 존 특집 편을 준비했을 만큼 국내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과거 1970년대를 시작으로 LP와 CD의 시대들을 거치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엘튼 존의 이야기를 몇 가지 주제어를 통해 살펴보자.

로켓맨(Rocketman)
 
 엘튼 존의 히트곡 모음집 < Rocketman - The Defiitive Hits > 표지

엘튼 존의 히트곡 모음집 < Rocketman - The Defiitive Hits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역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빌리 조엘에게 인기곡 '피아노맨'이 별명으로 따라붙는 것과 마찬가지로 '로켓맨'은 오랜 기간 엘튼 존의 애칭처럼 불려진 이름이다. 그의 곡 '로켓맨'은 <킹스맨>, <더 록> 등 다양한 영화에서도 등장한 곡이다.

탐사 여행에 나선 우주비행사의 미묘한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낸 곡으로 1972년 이래 꾸준히 사랑받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여기에 비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퀸 그리고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
 
20일부터 이틀 동안 <로켓맨>의 주연을 맡은 배우 태런 에저튼, 감독 덱스터 플레처가 한국을 방문해 영화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말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이어 또 한 번 팝 음악 영화 열풍이 기대되는 <로켓맨>은 공교롭게도 일정 부분 <보헤미안 랩소디>와 관련되어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제작 막판 중도하차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대신해 촬영을 마무리 지은 인물이 바로 플레처 감독이기 때문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실제 음악 생활에서도 엘튼 존과 퀸은 연결고리가 있다. 1970년대 존 리드가 동시에 두 가수들의 매니저를 담당한 바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극 중 당시 무명 밴드 퀸에게 매니지먼트 계약을 제안한 인물이 당시 엘튼 존의 연인이었던 존 리드다. 

비록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지만 이후 1990년대 말까지 엘튼 존을 관리하며 사업적 인연만큼은 꾸준히 이어나갔다. 한편 프레디 머큐리의 사후 거행된 1992년 웸블리 구장 추모 콘서트에서 엘튼 존은 'The Show Must Go On', 엑슬 로즈와의 듀엣으로 'Bohemian Rhapsody'를 열창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했다.  이중 'The Show Must Go On'은 후일 1999년 발매된 퀸의 세 번째 히트곡 모음집 < Greatest Hits Vol.3 >를 통해 정식 소개된다.

작사가 버니 토핀
 
 영화 < 로켓맨 >의 한 장면.  엘튼 존에겐 영혼의 콤비나 다름 없는 작사가 버니 토핀 역은 제이미 벨(왼쪽)이 맡았다.

영화 < 로켓맨 >의 한 장면. 엘튼 존에겐 영혼의 콤비나 다름 없는 작사가 버니 토핀 역은 제이미 벨(왼쪽)이 맡았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여타 싱어송라이터들과 달리 엘튼 존은 작곡과 피아노 연주에만 전념했을 뿐 가사를 전혀 쓰지 않았다. 공동 작사 및 작곡이 흔한 해외 음악계에선 보기 드물게 전업 작사가와의 협업으로 명작들을 탄생시켰는데 버니 토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무명의 작가 지망생이던 버니는 1960년대 후반 한 음악잡지에 실린 광고를 계기로 엘튼과 만나 정식 작사가로 음악계에 등장하게 된다.

지금까지 '영혼의 콤비'로 불리는 두 사람은 잠시 각자의 활동에 전념했던 1970년대 후반의 음반들과 영화 <라이온 킹> 사운드트랙, 뮤지컬 <아이다> 전곡(두 작품 모두 팀 라이스 가사)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곡에서 멋진 협업을 발휘했다.

버니가 만든 타 음악인들의 작품으론 록그룹 스타쉽의 인기곡 'We Built This City', 하트의 'These Dreams' 등이 있다. 한편 영화 <빌리 엘리어트>, <설국열차>에 출연한 배우 제이미 벨이 <로켓맨>에서 버니 역으로 출연한다.

각종 기록 보유자
 
 애니메이션 < 라이온 킹 > 사운드트랙.  미국에서만 1천만장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면서 1990년대 엘튼 존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올해 극 영화로 리메이크 되면서 또 한번 큰 사랑을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 라이온 킹 > 사운드트랙. 미국에서만 1천만장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면서 1990년대 엘튼 존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올해 극 영화로 리메이크 되면서 또 한번 큰 사랑을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오랜 음악 경력 만큼 다양한 기록까지 보유한 엘튼 존이다. 미국의 음악잡지 빌보드가 발표한 각종 순위에서도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전세계 누적 음반 판매량 3억5천만장 이상, 싱글 총 1억장 이상
- 빌보드지 선정 Hot 100 차트 사상 최고의 아티스트 3위 (1위 비틀즈, 2위 마돈나)
- 빌보드 싱글 차트 Top 40 히트곡 총 57개 (남자 솔로 역대 2위) Top 10 히트곡 총 27개, 1위곡 총 9개 (피처링 포함)
- 영국(UK) 싱글 차트 Top 40 히트곡 총 69개, Top 10 히트곡 총 32개, 1위곡 총 7개
- 빌보드 앨범 차트 진입 첫 주에 1위 차지한 최초의 가수 : 1975년 음반 < Captain Fantastic >, < Rock Of The Westies
- 빌보드 싱글 차트 최장기간 Top 40 인기곡 배출 가수 : 1971년~1995년(총 25년) 매년 최소 1곡 이상의 40위 이내 인기곡 배출
- 단일 싱글(노래) 최다 판매(크리스마스 캐롤 제외)기네스 신기록 : 'Candle In the Wind 1997' (전 세계 3300만장 이상 판매)
- 미국 음반 산업협회(RIAA) 최초 다이아몬드(1천만장) 인증곡 : 'Candle In the Wind 1997'(1100만장 이상 판매)
- 1천만 판매 음반(미국 기준) : 1974년 < Greatest Hits > 1700만장, 1994년 < 라이온킹 > 사운드트랙 1000만장 판매
- 개인 최다 판매 음반(세계 기준) 1973년 < Goodbye Yellow Brick Road > 3000만장 이상 판매


빌보드 차트 밖 인기곡

미국 빌보드 등 해외 인기 순위와 상관없이 유독 국내에서만 인기를 얻은 엘튼 존의 곡들도 수없이 많다. 1970-80년대 대학가 음악 다방을 중심으로 FM 라디오 등에서는 엘튼 존이 단골 신청 가수였다. 수록곡들 중에서는 한국인들의 정서와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 많았다.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8분짜리 대곡 'Tonight'은 해외에선 몇몇 공연에서만 연주되었을 뿐 별도의 싱글로 발매되진 않은 탓에 각국 인기 순위에선 볼 수 없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초기 엘튼 존의 진가를 잘 드러낸 'Sixty Years On', 10분 가까이 울려 퍼지는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 Curtains' 역시 마찬가지다. 뤽 베송의 동명 영화 제목으로도 활용된 'Nikita', 'Sacrifice' 등 1980년대 후반의 몇몇 곡들은 미국 등 해외 순위보다 일찌감치 국내 FM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인기를 얻는 특이한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캡틴 판타스틱(Captain Fantastic)
 
 엘튼 존의 1975년 음반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 표지

엘튼 존의 1975년 음반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로켓맨이 별명이라면 '캡틴 판타스틱'은 엘튼 존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처럼 언급되는 이름이다. 1975년 발매된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는 엘튼 존과 버니 토핀 자신들을 모티브로 삼아 마치 판타지 영화나 소설 같은 이야기를 꾸민 콘셉트 음반이다. 많은 평론가들 중에선 이 작품을 그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는 경우가 많다. 'Someone Saved My Life Tonight' 단 한 곡만 빌보드 10위 안에 진입했지만 국내에선 B면 마지막을 장식한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Curtains'의 접속곡이 큰 사랑을 받았다. 30여년이 흐른 2006년엔 후속편 격에 해당하는 < The Captain and Me >를 제작하기도 한다.

한편 이 음반은 빌보드지 창간 이래 최초로 앨범 차트 진입 첫 주에 1위를 차지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지금이야 음원이나 음반을 발매하면 곧장 빌보드 1위를 차지하는 게 흔하지만 LP 시절만 해도 천천히 입소문에서 퍼지기 시작하여 라디오 방송이나 순회공연을 통해 지각 인기를 얻는 게 일반적인 과정이었다. 같은 해 엘튼의 또 다른 음반 < Rock Of The Westies > 그리고 1976년 발매된 스티비 원더의 < Songs in the Key Of Life > 등 단 3장만이 이런 과정을 거쳤고 10년이 지난 1986년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5장짜리 라이브 앨범 < Live 1975~1985 >이 나오기 전까진 그 어떤 팝스타도 이런 기록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셀프 리메이크
 
 지난 1997년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를 추모하는 싱글로 발표된 'Candle In The Wind 1997'.  원곡 포함해 총 3개의 각기 다른 버전이 1970, 80, 90년대에 걸쳐 전 세계 인기 차트에 오르는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를 추모하는 싱글로 발표된 'Candle In The Wind 1997'. 원곡 포함해 총 3개의 각기 다른 버전이 1970, 80, 90년대에 걸쳐 전 세계 인기 차트에 오르는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엘튼 존은 자신의 곡을 재녹음해 인기 순위에 새롭게 진입시키는 특이한 경력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1974년 영국과 유럽 등지에서만 발매된 싱글 'Candle In the Wind'(UK 차트 11위)는 1986년 호주 멜버른 공연 실황 버전으로 미국(빌보드), 영국 싱글 차트 모두 Top 10에 등장했다. 영국전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죽음을 애도하는 버전으로 또 다시 재녹음된 'Candle In The Wind 1997'은 그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음악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인기곡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의 1974년 원곡 버전은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오른 데 반해 조지 마이클과의 듀엣으로 부른 라이브 버전은 1991년 1위를 차지한다. 이밖에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s'는 1976년 솔로 버전으로 빌보드 6위, 보이그룹 블루(Blue)와의 컬래버 버전은 영국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듀엣(혹은 피처링)
 
 엘튼 존과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싱글 < Live LIke Horses > 표지.  그동안 수많은 유명 음악인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 바 있다.

엘튼 존과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싱글 < Live LIke Horses > 표지. 그동안 수많은 유명 음악인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 바 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워낙 오랜 활동 기간을 지닌 덕분에 수많은 팝스타들과의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1975년엔 당시 영국 신예 여가수 키키 디(Kiki Dee)와 듀엣으로 부른 'Don't Go Breaking My Heart'를 빌보드 Hot 100순위에서 1위로 올려놓았고, 1985년엔 디온 워윅의 AIDS 자선기금 마련 싱글 'That's What Friends Are For'(빌보드 1위)에 스티비 원더, 글래디스 나이트와 함께 참여해 멋진 가창력을 선보였다. 이 곡으로 그는 생애 첫 그래미 상(팝 부문 듀엣 및 그룹 부문)을 지각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1990년엔 조지 마이클의 공연에 찬조 출연해 자신의 명곡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를 함께 열창했는데 이듬해 싱글로 발표된 이곡 역시 빌보드 1위에 오르는 인기를 누렸다. 1993년엔 당시 팝 음악계의 듀엣 음반 제작 붐을 타고 < Duets >을 제작하기도 했다.

얼마 전 영화 <로켓맨>을 위한 신곡이자 태런 에저튼과의 듀엣 '(I'm Gonna) Love Me Again'을 공개한 그의 기타 인기 협업 곡은 아래와 같다

존 레논 'Whatever Get You Thru The Night' (코러스 참여)
엘튼 존 'I Saw Her Stading There (Live Single) (존 레논 듀엣)
엘튼 존 'Wrap Her Up' (조지 마이클 듀엣)
아레사 프랭클린 'Through The Storm'
제니퍼 러쉬 'Flames Of Paradise'
루치아노 파바로티 'Live Like Horses'
에릭 클랩턴 'Runaway Train'
리앤 라임스 'Written In the Star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엘튼존 로켓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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