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마을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4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마을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걸렸다. 본격적인 모내기철로 접어든 옥산마을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주민들이 내건 것이다.

안강읍은 경북 남동부에서 가장 넓은 안강평야에 위치한 경주지역의 대표적인 쌀주산지다. 통일신라 경덕왕 시기에 주민의 평안함을 염원해 '안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해방 이후인 지난 1949년 안강읍으로 승격됐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옥산마을은 자옥산 아래에 있는 마을로 옥산서원과 독락당, 양동마을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거나 신청된 상태다. 독락당은 조선시대 성리학자 이언적이 거처했던 곳이고, 옥산서원은 그의 위패를 봉안한 사원이다.

"드론 통한 농약 살포, 효과가 굉장히 크다"
 

큰사진보기
▲ 모내기 위해 모판 옮기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경북 경주시 옥산마을을 방문, 모내기하기 위해 모판을 이앙기에 싣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7분 옥산마을의 농어촌체험휴양마을 교육관에 도착해 주낙영 경주시장으로부터 현황보고를 들었다.

주낙영 시장은 "어제까지 모내기 현황은 4800헥타르로 40%를 완료했다"라며 "6월 15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이 할 모내기는 이◯◯씨가 소유하고 있는 1100평의 논에 '삼강'이라는 품종을 가지고 시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강읍 등 경주지역의 첫 모내기는 지난 4월 16일 월성동 남산들에서 이루어졌고,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본격적인 모내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의 현황보고를 들은 뒤 문 대통령은 "경주의 농업 비중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라며 "이 마을 자체가 단순한 농촌마을이 아니라 아주 심상치 않다, 특별한 마을이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번에 서원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유입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모내기용 옷으로 갈아입었고, 모내기 현장으로 이동해 농업용 드론을 통한 비료 살포 작업을 지켜봤다.

김경규 농업진흥청장은 "아직도 고가여서 개별 농업인들보다 농협이나 영농조합법인이 구입해서 함께 공동 살포하고 있다"라며 "초기에는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많이 수입했는데 최근에는 국내업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경규 청장은 "배터리가 핵심인데 배터리 용량이 작업의 효율성을 굉장히 좌우한다"라며 "현재는 15분 정도밖에 작업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 배터리 기술 개발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지금 (드론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나?"라고 물었고, 김 청장은 "지금 전국에 농협, 영농조합법인 중심으로 1100대를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라며 "작년과 올해만 400대가 늘었다"라고 전했다.

김경규 청장은 "저게(드론이) 농약, 비료, 종자 살포에 굉장히 많이 쓰인다"라며 "(드론이) 농약을 뿌릴 때 바람으로 헤치면서 농약을 뿌리기 때문에 효과가 굉장히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옛날 농약 살포 때문에 농민들이 이런저런 병에 걸리기도 하고, 조금 해로운 점이 있었는데 다행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경규 청장은 "전에는 무인헬기가 있었는데 가격이 굉장히 비쌌고, 사고도 많이 났다"라며 "드론이 들어오니까 안전성도 굉장히 높아졌고, 가격도 10분의 1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작년에 농사소득이 꽤 올랐다... 문화·교육시설 좋아져야"

문 대통령은 농업용 드론을 통한 비료 살포 시연을 지켜본 뒤 모내기를 하러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에 젊은 농사꾼 부부와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젊은 부부들이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니까 아주 좋아 보인다"라며 "젊은 사람들이 하기에 농업이 좋은 일이다, 장래성이 있나? 올리는 소득은 얼마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남편은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장래성이 있다"라며 "소득도 지금은 아주 좋다"라고 답변했다.

문재인 대통령 : "이런 기계농업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가요?"
남편 : "예, 일손은 필요 없이 기계로 다 하기 때문에."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 "또 올해 쌀값이 좀 올랐습니다."
남편 : "쌀값이 올라서...(웃음)"

문재인 대통령 : "좀 많이 올랐죠?"
남편 : "예, 많이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그거만큼은 정부 칭찬을 좀 해 주셔야 되는데..." (일동 웃음)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그거를 담당하는 데가 우리 농림부입니다."

문 대통령은 "쌀값도 오르고 지난 겨울 동안에는 AI(조류인플루엔자)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축산농가도 많이 좋아졌고, 채소농가들도 소득이 올랐다, 작년 농사소득이 꽤 올랐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득도 올라야 하고, 젋은 사람들이 아이 데리고 키우면서 살려면 문화시설이나 교육시설이 좋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농사꾼 부부의 아내도 "그런 게 필요하다"라고 화답했다.

"시설재배 스마트화는 이미 40% 진행되고 있어"
 

큰사진보기
▲ 문 대통령, 주민들과 얘기 나누며 파안대소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경북 경주시 옥산마을을 방문, 이앙기를 직접 조종해 모내기한 뒤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어 문 대통령은 자율주행 이앙기(무인 이양기)에 올라탔다가 하차한 뒤 옆 필지 논으로 이동해 무인 이양기 작동을 지켜봤다. 그리고 나서 다시 젊은 농사꾼 부부와 다시 대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 : "연간 소득이 얼마나 돼요? 영업비밀입니까?" (일동 웃음)
관계자 : "2억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
남편 : "그렇게까지는 안 되고, 투자를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아내 : "기계 값이 너무 비싸요."
남편 : "한 1억 정도는."

문재인 대통령 : "아까 말한 문화시설이나 교육시설만 잘 돼 있다면 젊은 사람들이 소득 자체로는 덤벼들 만한 일입니까?"
아내 : "부지런히 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관계자 : "연봉 1억이라는 얘기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사실은 논농업에 투자하는 농업일수로 따지면 연간 60~70일이니까요 이분들이 여유 있게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농기구 대금이 비싼 거냐?"라며 "그런 부분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지방비와 국비를 합쳐서 기계값을 29%까지 보조해주고 있고, 50%는 융자로 지원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벼는 힘들겠지만 다른 작물들은 스마트 농업까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남편은 "시설재배 같은 경우 그렇게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관계자도 "시설재배 스마트화는 이미 40%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경북이 정말 선비의 고향이라는 생각도 든다"

드론을 통한 비료 살포와 무인 이양기 시연을 살펴본 문 대통령은 새참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40여 명의 주민과 함께 잔치국수와 편육, 겉절이, 두부, 막걸리 등을 함께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경주가 천년문화의 도시, 그래서 관광도시로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까 농업 비중이 도내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농업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마을에는 이언적 선생의 옥산서원이 남아 있는데 회재 선생은 '동방오현'으로 일컬어지는 분이다"라며 "아주 높은 벼슬까지 올랐는데 선생 스스로 벼슬을 전혀 탐하지 않고 낙향해서 끊임없이 후진들을 양성했다, 우리 경북이 정말 선비의 고향이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런 곳에서 모내기에 같이 동참하게 돼 아주 기쁘다"라며 "올해 대풍이 될 것 같은데 대풍이 된다고 농민들이 꼭 기쁘기만 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수요를 넘게 생산되면 그 바람에 가격이 하락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라며 "우리 정부 들어서 재작년, 작년 2년 연속 수요를 초과하는 생산량들은 다 시장 격리 조치를 해서 쌀값을 열심히 올렸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채소농사나 밭농사 하는 분들의 소득도 많이 늘었고, 앞으로 직불제가 개편되면 밭농사 하는 분들의 소득도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한 문 대통령은 "축산농가들도 작년 겨울에는 AI, 조류독감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구제역 등도 최소화되었기 때문에 축산농가의 소득들도 많이 올랐다"라며 "그래서 작년에는 처음으로 우리 농가소득이 연간 4100만 원을 넘어섰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문화시설도 더 좋아져야 되고, 젊은 사람들이 올 수 있게끔 교육시설도 더 좋아져야 하는데 이렇게 농가소득을 꾸준하게 높여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 농민들도 정부 정책에 다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농업정책만큼은 잘한다' 그렇게 좀 칭찬들 해준다면 (좋겠다)"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