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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쓰레기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해양 쓰레기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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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한국내셔널트러스트(The National Trust of Korea) 활동가들과 함께 배를 타고 인천 굴업도에 다녀왔다. 굴업도는 작은 섬으로 생태환경이 좋고, 초지가 멋진 섬이다. 
 
그런데 이번 방문을 통하여 굴업도가 해양쓰레기와 방목된 동물에 의해 훼손되고 있음을 확인됐다. 지난 17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조사단이 방문한 굴업도 목기미 해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냉장고를 비롯한 대형 쓰레기부터 파도를 타고 밀려온 국내산과 중국산 플라스틱 제품까지 다양했다. 심지어 보수 기독교단체가 쌀과 성경을 밀봉해 북쪽으로 흘려보낸 PET병까지 떠밀려 와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굴업도 쌀과 성경책이 든 PET병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굴업도 쌀과 성경책이 든 PET병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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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기미 해변은 굴업도 동섬과 서섬을 연결하는 백사장으로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지자체의 정화활동은 기존 바닷가에서 수거된 양만 섬 밖으로 운반하는 수준이다.
 
결국 해변에 지속적으로 쌓인 쓰레기는 처리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방목된 동물 문제도 있다. 현재 굴업도에 번식하고 있는 사슴 수만 120여 마리다.

남아있는 20여 개체의 염소는 그나마 포획으로 개체수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3년 여간 가뭄이 지속돼 먹잇감이 부족하자, 방목된 동물들이 섬의 주요 수종인 소사나무의 껍질을 벗겨 먹고 있었다.

주민들은 방목된 동물의 개체 수 제한을 위해 인천시에 포획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근 덕적도에서 오후에 도착한 포수들이 일몰 전까지 3~4시간 포획할 수 있는 사슴은 극히 제한적이다. 포수들은 일몰 전까지 덕적도로 이동, 경찰서에 총기류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획된 사슴의 처리도 문제다. 포획은 사실상 사살로, 수거되지 않은 사슴 사체가 섬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방폐장(원자력의 이용과정에서 발생된 방사성 핵폐기물을 영구 처분하기 위한 시설) 건설 등으로 시끄러웠던 굴업도는 CJ그룹계열사인 C&I레저가 2006년부터 매입, 골프장을 추진하다 지난 2014년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섬 전체면적 1.710㎢의 98%를 C&I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2%내외는 종교단체가 소유하고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박도훈 자연환경부장은 공유수면 쓰레기 처리에 자치단체의 일차적 책임을 제기하면서도 "굴업도 해양 쓰레기 방치는 소유주인 CJ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소유권자로서 정화활동조차 다하지 못한다면 골프장 포기 선언에 이어, 섬 보전을 위한 중대결단을 취하라는 요구다. 해양쓰레기와 동물방목에 따른 굴업도 환경파괴를, CJ와 인천시가 어떠한 태도로 접근할지 주목할 시점이다.     

태그:#한국내셔널트러스트 , #굴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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