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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이상민 위원장에게 개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이상민 위원장에게 개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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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아래 사개특위)가 열렸지만, '반쪽' 회의에 그치고 말았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10일 오전 제12차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 열린 회의였다. 지난 4월 29일 제11차 전체회의가 열린 후 41일 만이었다.

그러나 자리를 지킨 건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소속 백혜련‧박범계‧박주민‧권칠승‧안호영‧이종걸‧표창원 의원 등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뿐이었다. 간신히 과반 성원을 맞추어 개회는 가능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역시 합의된 일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상민 위원장은 "국회가 또 몇 개월째 기능을 멈추고 있다"라며 "이 정도 상황이면 '국회가 뭣 하러 있느냐'라며 무용론을 넘어서 해체까지 요구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개특위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들을 설명한 뒤 "당초 여야 협상을 위해서, 예정된 몇 번의 사개특위 회의도 미뤘지만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윤한홍 "국회의원이 일회용 반창고냐"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 사개특위 불참한 한국당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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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의사일정은 합의해서 처리하기로 원내지도부 간에 구두합의 한 바 있다"라며 "국회가 이런 합의정신을 무시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이 사보임되는 과정을 지적하며 "국회의원이 일회용 반창고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위원장과 백혜련 간사에게 원내지도부 간 국회 정상화 합의가 먼저되는 게 순서 아니냐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라며 "아직 그럴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무리하게 회의를 여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바른미래당도 국회 정상화가 안 됐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참여 안 했잖느냐"라며 "또 민주당만 모여서 무슨 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느냐. 누가 그 법을 지키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저는 도저히 함께 여기서 법안을 심의하고 표결하는 자리에 함께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라며 "국민들이 보고 계시다. 가장 무서운 게 국민들의 눈이다"라고 발언을 마친 후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회 반대 의사를 밝힌뒤 퇴장하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민갑룡 경찰청장.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회 반대 의사를 밝힌뒤 퇴장하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민갑룡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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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들은 빈 의자들을 앞에두고 한국당의 불참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 정상화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며 "의원들의 자율재량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과정의 적법성을 설파한 후 "아직 올라가 있지 않은 법안들의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개특위 회의를 여는 것이 "위원장으로서의 의무"라고 호소했다.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렇게까지 사개특위가 공전하고 실질적으로 논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 앞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패스트트랙 통과 이후 법안과 관련해서 많은 문제제기가 있고, 추가적으로 논의할 부분들도 있다"라며 "빨리 사개특위를 열어서, 6월이라는 시한 안에 국민들 앞에서 성과를 내자고 윤한홍 간사에게 여러차례 부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한국당이) 회의를 거절했다"라며 "국민들에게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회의를 열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백혜련 의원은 "한국당이 정말로 권력기관 개혁을 바라신다면, 이 자리 오셔서 논의에 참석하셔야 한다"라며 "공수처에 문제가 있다면 본인들이 발의한 내용을 가지고 함께 토론하고 결론 지어야 하는 게 국회의 의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표창원 의원 또한 "(윤한홍 의원이) 본인 말만 하시고 자리를 뜬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합의와 협의 정신을 주장하시려면 끝까지 논의에 함께해주셨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첨언했다. 그는 "협의 참여도 하지 않고 회의 속개에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회의 하니까 들어와서 회의를 방해하는 발언만 하고 떠나는 건 '찬물 뿌리는 것 '밖에 안 된다"라고 한국당을 질타했다.

박지원 "민주당 리더십에도 문제 있어" 쓴소리

한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국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민주당에게도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앞에 민주당 의원들이 계시지만, 오늘 (회의를) 이 꼴로 만든 건, 민주당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군이었던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왜 불참하겠나"라며 "민주당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을 먼저 절감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상정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면서 "합의를 깬 건 한국당"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를 닫아놓고 있는 건 어떠한 경우에도 한국당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민은 싸워서 이기는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져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정당을 지지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라도 참석하면 (사개특위가) 성원이 되고 토론할 수 있지 않나"라며 "매일이라도 (회의를) 열어서 논의를 해나가자"라고 제안했다.

이날 사개특위에서는 민갑룡 경찰청장, 김오수 법무부차관이 참석했다. 사개특위 위원들은 검찰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법무부 과거사위원회의 고 장자연 사건 수사 결과 등 현안 관련 질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정책 질의를 이어갔다.
 

태그:#사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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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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