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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이 관계자들과 수원 국제 하수처리·화장실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관계자들과 수원 국제 하수처리·화장실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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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리더 존 레넌이 한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라는 말처럼 화장실 혁명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꿔나가자."

지난해 11월 21일(현지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 센츄리시티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세계화장실협회(WTA) 임시총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한 말이다.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인 염태영 시장은 개회사에서 "올 3월 남아공에서 '룸카 음해와'라는 이름의 5살 어린이가 재래식 화장실에 빠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면서 "여전히 세계적으로 23억 인구가 가장 기초적인 화장실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제2의 룸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 화장실문화를 실질적으로 바꿔나가려면 더 많은 국제기구와 국가들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동안 수원시는 화장실 문화 메카도시답게 국내외에 새로운 화장실 문화를 창조하는 데 앞장서왔다. 수원시는 그 일환으로 11일부터 14일까지 세계화장실협회와 함께 '제6회 세계 화장실 리더스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포럼에는 한국·호주·캄보디아·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 등 17개국 관계자 32명이 참석했다.

"화장실문화 운동은 국제사회를 향한 약속"

염태영 시장은 이번 '세계 화장실 리더스 포럼'에서도 "세계 시민과의 약속"을 강조했다. 염 시장은 포럼의 일환으로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세계화장실문화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화장실문화 운동은 깨끗한 물과 위생을 세계 시민과 나누는 약속이자 실천"이라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호주·캄보디아·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 등 17개국에서 온 세계화장실 리더스포럼 참석자들이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호주·캄보디아·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 등 17개국에서 온 세계화장실 리더스포럼 참석자들이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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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시장은 이어 "화장실문화 운동이 세계 시민운동의 아젠다(의제)가 돼,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지길 기대한다"며 "이번 콘퍼런스가 화장실문화 운동 확산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는 기조연설, 특강, 패널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유기희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교수(물 자원과 위생)와 얀 올로프 드랜거트(Jan-olof Drangert) 린셰핑대(Linköping University, Sweden) 교수(순환형 사회 필수요소로서의 화장실)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드랜거트 교수는 "쾌적한 화장실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순환형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똥이 돈이 되는 '똥본위 화폐'(울산과학기술원 교수) ▲미래화장실 디자인과 트렌드(박현순 인터바스 회장) ▲물과 위생 통합적 관리의 필요성(임진주 굿네이버스 국제보건팀 대리) 등 위생과 화장실을 주제로 한 6개 특강이 진행됐다.

똥본위 화폐(FSM, Feces Standard Money)는 인분으로 가치를 만드는 대안화폐 시스템을 말한다. 화장실에서 나온 대변을 분해해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이를 난방 등 에너지로 사용한다.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만큼의 가치를 대안화폐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 실험을 위해 최소한의 물로 인분을 처리하는 스마트변기,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똥본위 화폐의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 2016년 5월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 내에 '사월당(思越堂)'이라는 이름으로 실험실을 운영했고, 사월당의 화장실을 이용해 큰일을 본 방문자를 대상으로 '꿀'이라는 가상화폐를 지급, 교내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이번 포럼 참가자들은 지난 11~12일 ▲경기도수자원본부(팔달전망대·물환경전시관) ▲서호생태공원 내 수원시 하수처리시설 ▲광교중앙공원·수원시청역 화장실 ▲인터바스 화장실 엑스포 등을 견학하며 한국의 화장실 문화를 체험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1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화장실문화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1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화장실문화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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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에는 해우재 문화센터에서 각국 참가자들이 나라별 화장실 시설·관리 우수 사례를 알리고, 화장실 산업 관련 주제 발표를 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세미나 후 '수원 국제 하수처리·화장실 박람회(Suwon International Sewage Treatment&Toilet Show, SSTT 2019)'를 관람한다.

'미스터 Toilet' 시장이 제안... 16개국에 33개 공중화장실 건립

세계화장실협회(WTA)는 '미스터 Toilet'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민선1·2기)의 제안으로 지난 2007년 설립됐다. 깨끗한 화장실로 세계인의 보건·위생 수준을 높이자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화장실이 부족하고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공중화장실을 짓는 '희망의 화장실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개발도상국 16개국에 공중화장실 33개소를 건립했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 2017년 11월 제4차 정기총회에서 2014년 제3대 회장에 이어 제4대 회장에 선출돼 4년 임기 동안 세계화장실협회를 이끌고 있다. 염 시장은 3대 회장에 취임한 후 SNS에 올린 글에서 "인간은 '배설' 앞에서 평등합니다. '화장실' 앞에서는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염태영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야외 배변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겪고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나라가 많다"며 "세계화장실협회는 지난 10년간 15개국에 30개소의 공중화장실을 조성하며 위생적인 화장실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지구촌에서 '화장실의 평등'이 실현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태그:#염태영수원시장, #세계화장실리더스포럼, #세계화장실문화콘퍼런스, #화장실문화운동, #똥본위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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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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