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호에서 더 성장한 강소휘(23세·180cm)... 2019 VNL 5주 차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9.6.20)

라바리니호에서 더 성장한 강소휘(23세·180cm)... 2019 VNL 5주 차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9.6.20) ⓒ 박진철

 
이제는 '주전 경쟁'이다.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노리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주전 경쟁을 통해 전력 상승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21일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대륙간 예선전)'에 출전할 남녀 배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남자배구 최종 엔트리 14명과 여자배구 합동훈련 엔트리 16명은 오는 30일부터 진천선수촌에 모여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준비하는 소집훈련에 돌입한다.

한국 여자배구가 출전하는 올림픽 세계예선전(E조)은 8월 2일부터 5일까지(아래 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다. 한국 남자배구의 올림픽 세계예선전(B조)은 8월 9일부터 12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다.

남자배구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할 14명을 확정했다. 그러나 여자배구는 16명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7월 중순경 2명을 제외하고 14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다. 남녀 후보 엔트리(25명)는 소집훈련 선수 중 부상 등 특별한 사유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경우 후보 엔트리 중에서 교체가 가능하다.

여자배구 진천선수촌 합동훈련 엔트리 16명에는 주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레프트는 김연경(32세·192cm·에자즈바쉬), 이재영(24세·178cm·흥국생명), 이소영(26세·176cm·GS칼텍스), 강소휘(23세·180cm·GS칼텍스), 표승주(28세·182cm·IBK기업은행)로 구성됐다.

라이트는 김희진(29세·185cm·IBK기업은행), 하혜진(24세·181cm·한국도로공사)이 발탁됐다. 센터는 양효진(31세·190cm·현대건설), 정대영(39세·185cm·한국도로공사), 김수지(33세·188cm·IBK기업은행), 이주아(20세·185cm·흥국생명)가 포진했다.

세터는 이다영(24세·179cm·현대건설), 안혜진(22세·175cm·GS칼텍스), 이나연(28세·173cm·IBK기업은행), 리베로는 김해란(36세·168cm·흥국생명), 오지영(32세·170cm·KGC인삼공사)이 맡는다.

발목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박정아(27세·187cm·한국도로공사)를 제외하고, 6개 국내 프로구단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선발됐다. 프로구단별로는 IBK기업은행 4명, 흥국생명 3명, GS칼텍스 3명, 현대건설 2명, 한국도로공사 2명, KGC인삼공사 1명, 터키 에자즈바쉬 1명이다.

상당수 포지션 '치열한 주전 경쟁' 예고

여자배구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표팀의 특징은 2019 VNL에서 부상 등으로 제외됐던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VNL 대회를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는 이재영, 이소영, 하혜진, 양효진, 이나연, 김해란 등 6명이다.

VNL 경기를 뛴 10명의 선수는 라바리니 감독의 배구 스타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했고, 경기를 통해서 이를 적응하고 흡수했다. 대표팀에서 백업 멤버로 인식됐던 선수들이 VNL 후반으로 갈수록 기량이 향상됐다는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표승주 선수는 20일 폴란드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저 자신도 정말 답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많이 힘들었다"라며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경기를 하면 할수록 방법이 생기는 게 느껴졌다. 감독님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표승주는 폴란드전에서 교체 멤버로 들어갔음에도 17득점과 공격성공률 58.3%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또한 대표팀은 VNL 대회 기간 중에도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해왔다.

주장 김연경은 폴란드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장의 VNL 경기에 집중을 하긴 했지만 사실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포커스를 맞춰서 훈련을 해왔다. 기초 체력을 올리기 위해 경기 당일 날까지도 웨이트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게 저희한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세계예선전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VNL을 뛴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몇몇 포지션에서는 누가 주전으로 낙점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 기용 면에서 국내 감독들과 성향이 다를 수도 있다. V리그에서 활약이나 명성보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 스피드 배구 시스템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주전 멤버를 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폴란드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하루빨리 새로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판단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팀 새로 합류한 선수들, '자부심과 열린 생각' 필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안혜진, 김연경, 표승주(2번), 김희진 선수... 2019 VNL 5주 차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9.6.20)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안혜진, 김연경, 표승주(2번), 김희진 선수... 2019 VNL 5주 차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9.6.20) ⓒ 박진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라바리니식 스피드 배구를 흡수하느냐는 앞으로 대표팀의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라바리니 감독과 주장 김연경은 VNL 5주 차 보령 대회에서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대와 당부가 담긴 말을 남겼다.

라바리니 감독은 20일 폴란드전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이 강한 동기를 가지고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는 것에 대해서 기쁜 마음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내가 하는 배구 스타일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보니까 새로운 선수들이 오픈 마인드와 열린 생각을 가지고 다른 점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하려는 의지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역설했다.

김연경도 19일 일본전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VNL 대회를 통해 우리 선수들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들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를 조금 더 빨리 이해를 해서 그걸 이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배구와 세계적인 흐름이 다른 부분이 매우 많다. 그래서 선수들이 아직도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 부분이 많다"며 "그런 부분을 빨리 받아들여서 한국 배구가 조금 더 세계적인 흐름을 가져간다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일 폴란드전을 마친 후에는 새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을 향해 당부의 말도 전했다. 김연경은 "지금 대표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새로운 선수들이 100%의 컨디션으로 합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선수들은 VNL 대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님이 추구하는 배구에 대한 이해도와 현재 대표팀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그런 거를 조금 더 빨리 이해를 시키고, 빨리 팀에 융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새로운 선수들도 열심히 하지 않거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그런 경쟁이 승부욕이나 이런 면에서 결국 팀이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바리니 감독,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기자는 19일 일본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바리니 감독에게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표팀에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한다. 그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감독이 원하는 수준의 스피드 배구를 소집훈련 기간인 7월 한 달 안에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이에 라바리니 감독은 "바로 그 부분이 매일 아침마다 내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스피드 배구 완성 속도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VNL 대회 한 달 반 동안 경기하면서 많이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 배우는 과정 속에서 성장 속도가 항상 일정하지 않다. 느리게 가다가도 갑자기 빨라질 수도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매일매일 문제를 맞대고 해결하면서 우리가 스스로 우리 플레이를 만들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20일 VNL 마지막 경기인 폴란드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본선 티켓을 딸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본선 티켓을 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얼마나 있다고는 현재로선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선 티켓 가능성은 상대 편에 의해서 판단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훈련을 잘하고 전력을 향상시키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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