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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정가운데 위치하여 사계절 내내 봄 날씨가 지속되는 코차밤바(Cochabamba) 주는 '영원한 봄의 도시'란 별명을 지니고 있다. 해발고도 3640m 고산지대에 위치한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즈(La Paz)는 매우 춥고, 볼리비아 최대 경제도시인 산타크루즈(Santa Cruz de la Sierra)는 매우 덥다.

그래서 이 두 극한의 환경조건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은 코차밤바는 볼리비아 내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죽하면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볼리비아 봉사단원들 사이에 3대가 덕을 쌓아야 코차밤바 지역에 파견되다고 회자될까. 

온화한 기후와 고산에서 열대에 걸쳐 다채로운 식생을 지닌 코차밤바는 볼리비아를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세계 최대의 자연 거울 '우유니 소금사막'만을 방문하는 남미여행자에게 볼리비아의 숨은 여행지, 코차밤바를 소개한다.

1. 중남미에서 가장 거대한 예수상
 
중남미에서 가장 거대한 볼리비아 코차밤바 예수상
 중남미에서 가장 거대한 볼리비아 코차밤바 예수상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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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중남미 대륙에서 예수상은 라틴아메리카의 대표 상징물이다. 볼리비아 코차밤바 예수상(Cristo de la Concordia)은 2016년 리우(Rio de Janeiro) 올림픽 당시 한국인에 각인된 브라질 예수상을 능가하는 중남미 1위의 기록(높이 34.2m)을 갖고 있다.   

어느 새벽, 운동삼아 예수상을 향해 1399개 계단을 올랐다. 해발고도 2840미터에서 뜀박질이 쉽지 않아 천천히 걸었음에도 현기증이 났다. 앞서 가던 노부부가 잠시 멈춰 바닥을 보고 있었다. '영원한 삶은 주님 안에 있다'는 글귀. 예수상을 보기 위한 등반이 마치 천로역정(Pilgrim's Progress)처럼 느껴졌다.

정상에 올라 예수 왼손이 가리키는 남쪽에서 오른손의 북쪽까지 시선을 돌리며 시내를 관망했다. 산 페드로 언덕에서 예수상 아래 맞이한 코차밤바 새벽에 묘한 영적 느낌을 받았다.

팁: 추천 등반시간은 새벽~오전. 오후-저녁시간엔 인파가 많아 소매치기와 부랑자가 득세한다. 컨디션이 별로라면 계단보단 (유료)케이블카를 이용하자.

2. 정원(광장)의 도시 
 
시몬 파티뇨의 코차밤바 정원
 시몬 파티뇨의 코차밤바 정원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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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봄의 도시와 더불어 '정원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코차밤바답게 시민을 위한 정원(광장)이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2019년부터 오후 방문객 대상으로 무료입장을 운영 중인 시몬 파티뇨 정원(Centro Simon I. Patiño)이 있다. 

코차밤바 태생 시몬 파티뇨는 과거 볼리비아 주석 생산량의 60%를 점유했던 대부호로, 볼리비아의 기술문화 융성에 힘써달라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사유지 일부(코차밤바 정원 등)를 지역민과 공유 중이다. 그 외 추천 정원(광장)은 콜론 광장(plaza colon)과 시 중앙 광장(Plaza 14 de Septiembre)으로, 고풍스런 카페와 레스토랑 시설이 갖춰져 있다.
  
팁1: 시몬 파티뇨 정원 무료개장 시간(월~금 15:00~18:30)으로 영어·스페인어 안내(무료)를 받을 수 있다. 단, 정원 내 별장 입장 시엔 입장료 有.
팁2: 광장에서 전통복장의 춀리타(Cholita) 여인들이 파는 100% 오렌지주스는 과일의 고장인 코차밤바의 별미다. 가격은 1회용 큰 컵 기준 5볼리비아노(한국 돈으로 1000원도 안 된다). 텀블러를 별도 지참해 주스를 채워 저녁 광장 공연을 즐겨보자.

3. 산타 테레사 수녀원(Santa Teresa Convento)
 
산타 테레사 수녀원
 산타 테레사 수녀원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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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된 도시 코차밤바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1760년에 바로크 형식으로 세워진 산타 테레사는 세계기념물기금(World Monumnet Fund)의 <2010년 세계 유물 감시(World Monuments Watch)>에 선정됐다.

수녀원 내부는 경건하면서도 화려한 조각, 그림, 건축공간으로 가득하며 당시 수녀들의 생활 현장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이곳 투어의 화룡점정은 종교인들이 신체 일부에 상처를 내어 전체 벽을 피로 장식한 방으로 당시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엿볼 수 있다. (링크)

팁. 유료입장(40볼리비아노). 내부 사진촬영 희망 시 추가비용 有. 영어·스페인어 가이드 요청은 가능하나 영어 가이드는 제공받기가 쉽지 않다.
부가설명. 한국은 영남지역 대표 원림(園林)인 심원정이 국내 최초로 2016년 세계유물감시 50곳에 선정된 바 있다. (링크)

4. 잉카차카 유적 트래킹(천국의 호수)
 
코차밤바 잉카차카
 코차밤바 잉카차카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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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차카(Incachaca)는 과거 잉카 문명의 유적지가 발견된 곳을 의미하며 남미 전역에 흩어져 있다. 코차밤바의 대표적 잉카 유적지는 꼴로미(Colomi) 지역의 Laguna Paraiso(천국의 호수) 부근으로 빼어난 자연 경관을 보며 트레킹 할 수 있다. 현재는 수명을 다한 볼리비아 최초의 수력발전시설과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el Diablo) 계곡 수영은 당일치기 코스의 또 다른 묘미. 

5. 사카바(Sacaba) 시 패러글라이딩
 
사카바 페러글라이딩
 사카바 페러글라이딩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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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3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라파즈, 수크레, 코차밤바가 있다. 코차밤바 시내에서 20여 분 거리의 사카바 시는 패러글라이딩에 적당한 바람(6kph/3knots)을 머금은 해발 3200m 와이랴니(Huayllani) 마을이 있어 익스트림 스포츠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팁1: 10월~2월은 우기다. 패러글라이딩의 최적기는 4~6월과 9~11월.
팁2: 담당자에게서 고프로(GoPro) 촬영 활공 영상을 구입할 수 있다. 영상파일 가격은 30~50볼리비아노 사이.

​6. 모로챠타 & 피코 투나리 설산 트레킹
 
코차밤바 설산 모로챠타
 코차밤바 설산 모로챠타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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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가 마냥 더울 거라는 고정관념은 볼리비아 설산을 발견할 때 뒤집힌다. 코차밤바인의 생활고도는 약 2500m로 한국의 가장 높은 한라산(1950m)보다 높다. 이곳 안데스 산맥 중 미니버스로 접근 가능한 트레킹 코스는 3086m의 모로챠타(Morochata)와 5023m 피코 투나리(pico Tunari)가 있다. 수도 라파즈의 와이나 포토시(huayna potosi) 같은 6000m 고난이도 등반은 극심한 고산증을 야기할 수 있으니 코차밤바에서 아쉬움을 달래보자.

팁1. 현지 겨울은 5~10월. 안데스 설산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 기간에 방문할 것. 

7. 치차의 도시: 타라타 

코차밤바 시에서 2여 시간 거리의 타라타(Tarata) 지역은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전통주 '치차(Chicha)'의 고장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에 취해 흥겨워하는 주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약 8000명에 불과한 소도시임에도 역대 대통령이 2명이나 배출(Mariano Melgarejo/René Barrientos Ortuño)된 역사 공간으로 코차밤바 로컬 여행의 필수코스다.

팁1. 타라타에서 40여분 차로 이동하면 청록색의 호수(laguna Azul Tarata/Millu Mayu)가 있다. 현지인도 잘 모르는 곳이니 구글맵을 경로 검색 필수.
팁2. 타라타를 경유하면 한층 심화된 로컬여행도 가능하다. 복숭아 재배지 San Benito, 옥수수 빵·음료의 Arani. 코차밤바 소금사막(Salar de Cochabamba/9월~11월 적기)인 Vacas. 치리모야(Chirimoya) 재배지 Mizque가 대표적. 

8. 토로토로 국립공원
 
볼리비아 코차밤바 토로토로 국립공원
 볼리비아 코차밤바 토로토로 국립공원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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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토로(Torotoro) 지역은 미 그랜드캐니언 못지않은 깊은 V자 협곡으로 유명하다. 이 협곡을 따라 800여 계단을 내려가면 이끼로 뒤덮인 물줄기를 지나 특유의 지각활동으로 생성된 형형색색의 지층과 동굴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곳 우마할란타 동굴(Caverna Umajalanta)은 천연상태로 보존된 곳으로 탐험 종착지인 지하 호수에선 눈 먼 원시어류도 볼 수 있다. 50cm 공룡 발자국이 시시해지는 곳이다.

팁. 토로토로는 행정구역상 포토시 주이나 코차밤바 출발이 가장 빠르다(약 5시간). 현재 '코차밤바–토로토로-수크레' 구간은 공사중으로 2022년 전후 완공 예정.

9. 수중 레저도시, 비야 투나리(Villa Tunari)
   
코차밤바 비야 투나리
 코차밤바 비야 투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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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투나리는 코차밤바의 열대지역으로 볼리비아 최초 원주민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가 과거 농사를 지으며 정치 기반을 닦은 곳이다. 에보 대통령의 별장과 최신식 국제 스포츠 경기장이 마련되는 등 도시 인프라가 확장됨에 따라 외부 방문객의 증가에 맞춰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수상 레프팅(난이도 2.5/5.0) 레저시설과 열대 동·식물원과 멸종위기종 보호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팁: 코차밤바 시내에서 약 5시간 소요되기에 1박 이상 머물 것 추천.

남미여행 시 어느 도시에 꽂혀 하루 이틀 나아가 한 달 이상의 장기 투숙객을 심심찮게 본다. 호기심이 발동해 몇몇 배낭객에 물었다. 온화한 날씨. 천혜의 자연환경, 양질이 보장된 식단, 스페인어 학습 인프라를 꼽았다. 필자가 매료된 이유와 동일했다. 코차밤바는 단순히 패싱 하기엔 아까운 볼리비아 여행(체류)지가 틀림없다. 

[코차밤바 여행/생활정보]
1. (영/스페인어) Let's Travel Bolivia 페이스북 홈페이지 (링크)
2. (스페인어) Aven Turismo Cochabamba : (whatsapp) +591 70302070
3. (영/스페인어) KORI SIMI : 외국인 대상 랭귀지 스쿨 (링크) 
4. (한국어) 토로토로 국립공원 안내제공 한식당 : Ms. Sushi Mr. Ramyun (링크)

[볼리비아 여행 시리즈 : 오마이뉴스]
1.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에서 놓치면 안 될 여행 명소 10곳 (링크)
2. 체게바라의 마지막 여정을 쫓아서: 볼리바아 '바예 그란데 & 라 게이라' (링크)
3. [번외편] 남미 최초 원주민 출신 볼리비아 대통령 이야기 (링크)

태그:#볼리비아, #코차밤바, #꼬차밤바, #남미여행, #예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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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프리랜서 기자/에세이스트 前) 유엔 FAO 조지아사무소 / 농촌진흥청 KOPIA 볼리비아 / 환경재단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태국 / (졸)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 (졸)경상국립대학교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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