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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연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야 3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416연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야 3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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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20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원내대표로 선임되었다.

6석 미니정당의 원내대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 위치이지만, 그 자리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위상이 달라진다. '3선의원' 노회찬은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만하게 여길 대상이 아니었다.

새누리당 측은 적대감을 표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우호세력으로 대하지만, 두 당 공히 국회 운영에서는 자기네 몫을 나누려 하지 않았다. 노회찬은 대의와 원칙 그리고 국민의 뜻을 명분으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 그리고 부단한 연구와 노력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관계자들이 국회 상징물을 한글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한자 '국(國)'이던 국회 상징물을 한글 '국회'로 바꾸기로 한 국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 한글로 바뀐 국회 새 얼굴, 한번 보실래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관계자들이 국회 상징물을 한글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한자 "국(國)"이던 국회 상징물을 한글 "국회"로 바꾸기로 한 국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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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거창한 이론이나 뜬구름 잡는 식의 허황한 정책 대신 '생활진보'에 관심을 쏟았다. 그 대상은 먼저 자신이 일하는 국회였다. 제19대 국회 개원일 (2012년 7월 2일)에 국회의원 선서문의 절반 가량이 한자로 돼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정을 요구하였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헌정사상 처음으로 회의장에서 통진당 소속 서기호 의원이 한글로 된 선서문을 낭독했었다.

20대 국회에 등원해보니 그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한글 국회'를 위해 나섰다. 국회가 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 규정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의원선서문에 이어 국회의원 배지, 국회기, 국회의원이 제출하는 모든 법률에 명기되는 발의자 성명도 모두 한글로 바꿀 것을 의장단과 여야에 제안했다.

2015년 10월 8일, 자신의 트위터에는 이런 글을 올렸다.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한다는 국어기본법의 정신에 따라 국회의원 명패도 한글로 써야 한다. 집권당 당대표를 위시해서 한자 표기를 고집하는 분들은 선거구를 중국으로 옮기든가 명패를 한글로 바꾸든가 선택을 해야 한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5일 오후 창원시청과 창원상공회의소 사이 도로에서 "조선산업 회생방안 마련, 노조탄압과 정리해고 분쇄, 2016년 임단투 승리, 재벌 개혁. 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는데, 노회찬 의원과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5일 오후 창원시청과 창원상공회의소 사이 도로에서 "조선산업 회생방안 마련, 노조탄압과 정리해고 분쇄, 2016년 임단투 승리, 재벌 개혁. 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는데, 노회찬 의원과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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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20대 국회 개원 초에는 법사위원회에 배속되었다가 얼마 뒤에 국토교통위원회로 바뀌었다. 갈수록 훼손 속도가 심화되고 있는 자연환경과 서민들의 주택문제에 더욱 정진하기 위해서였다.

20대 국회는 초장부터 요동쳤다.

집권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었다. 박근혜가 유승민 등 자신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분란의 불씨가 되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통해 간신히 원내 제1당이 되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가 대권후보를 넘보며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총선이 끝나면서 정국은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빠져들었다. 하루가 멀다고 거의 날마다 박근혜 정부의 비리와 적폐가 쏟아져 나오고 사회는 어수선해졌다.
 
416연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정의당 (왼쪽부터) 김종대, 윤소하, 노회찬 의원들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세월호 기자회견 지지나선 정의당 의원들 416연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정의당 (왼쪽부터) 김종대, 윤소하, 노회찬 의원들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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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은폐조작을 일삼았다. 2017년 3월 국회에서 여야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에 합의하면서 '세월호 선조위'가 출범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은폐에 집중하고, 따라서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세월호 참사와 진상조사 은폐 과정에서 망언을 일삼는 일부 정치인과 유가족들의 단식투쟁 곁에서 닭다리를 뜯어먹는 망동분자를 제외하고, 많은 국민이 애통해하고 진상규명을 바랐다. 노회찬은 누구 못지않았다.

그는 2016년 6월 9일 야3당 원내대표가 공동주최한 '조선업 구조조정대토론회'에서 세월호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고 구조조정의 시정책을 제시했다. 주요 대목.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2일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2일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 대우조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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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침몰하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타이타닉호 방식이고, 하나는 세월호 방식입니다.

타이타닉호 방식은 위기에 처한 배에서 어린이, 여성, 노약자,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구출하는 방식입니다. 잘 알고 있다시피 세월호에서는 거꾸로가 됐습니다. 선장부터 먼저 탈출했습니다. 무고한 어린 학생들은 구조되지도 못한 채 희생됐습니다.

지금 조선업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부가 어제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 대응책에는 특별재난고용지역을 선정하는 등 과거보다 진일보한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세월호 방식의 기조 위에 있습니다. 약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가장 약한 사람부터 가장 먼저 희생시키는 대전제 위에서 여러가지 방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는 구조조정할 때는 인력 감축 위주로 가고, 또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가장 대접받지 못하던,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당하는 그런 세월호 방식, 이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조를 유지한 채 거기서 해고당한 사람들에게 실업 급여 2개월치를 준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집니까.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약자부터 희생되었습니다. 강자를 살려서 강자가 나중에 손해보는 약자까지 다 구한다는 그 낙수효과 이론은 세계적으로 이제 폐기 처분되어가고 있는데, 유일하게 이 대한민국 땅에서는 그 낙수 효과 이론에 근거해서 여전히 정부 시책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토론회가 지난 IMF 대응에 대해 반성하는 자리,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에서 그 결과로 이뤄진 사회 양극화와 자영업자의 대폭 증가 등 여러 사회적 병리 현상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모색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주석 3)


주석
3> 앞의 책, 266~267쪽, 발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진보의_아이콘_노회찬_평전, #노회찬평전, #노회찬, #세월호참사, #타이타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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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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