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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이 있는 인근의 강남역 사거리의 철탑 위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 교통 폐쇄해로 철탑 위의 김용희 씨 삼성 서초사옥이 있는 인근의 강남역 사거리의 철탑 위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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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교통 폐쇄회로화면(CCTV) 철탑 위에서 7월 12일로 40일째 고공 단식농성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김용희씨다. 올해 7월 10일은 그의 60번째 맞는 생일이기도 하고, 그가 정상적으로 회사 근무를 했으면 정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김씨는 7월 10일까지 복직이 되지 않으면 그동안은 물과 효소, 소금으로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끊고 죽음을 불사한 단식을 하겠다고 했다. 10일 그의 단식을 걱정하는 많은 단체 회원들과 시민 등 70여 명이 비 오는 날 저녁 비를 맞으며 강남역 사거리에서 김씨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상적인 회사 근무를 했으면 이날이 정년을 맞는 날이자 생일인데, 이날을 기해 물과 소금마저 끊겠다고 하니 지지자들이 말리고 있다.
▲ 7월 10일 김용희 씨의 생일, 집회와 문화제 정상적인 회사 근무를 했으면 이날이 정년을 맞는 날이자 생일인데, 이날을 기해 물과 소금마저 끊겠다고 하니 지지자들이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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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김씨와 핸드폰으로 통화해 "물과 소금마저 끊으면 안 돼요. 살아서 투쟁을 해야 해요. 약속하세요"라고 몇 차례 요구했다. 김씨는 "그럼 여러 동지들의 간곡한 요구를 받아들여 1주일 정도는 물과 소금은 섭취하면서 저들의 대응을 보겠다"라고 화답해 집회 참가자들이 약간이나마 안심했다.
 
서초동의 삼성 본관 앞에 30여 명의 종교,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김용희 씨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 서초동의 삼성 본관 앞에 30여 명의 종교,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김용희 씨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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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1일 '삼성 김용희 해고 노동자 고공단식농성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긴급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김용희 씨의 삼성 입사 후 그간의 투쟁 경과는 대략 다음과 같다.

1982년 창원공단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씨는 1984년 삼성시계(주)로 전보 발령되었다. 1990년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 위원장으로 추대되어 활동을 했다. 1990년 11월 삼성시계가 15일간 납치를 하고 노조 포기 협박을 하였다. 그 때 부모까지 회유 협박을 하자 김용희씨 아버지는 유언장을 남기고 행방불명이 되어버려 김용희 씨를 가장 가슴 아프게 했다.

1991년 회사는 김용희씨를 성추행 혐의로 징계를 했지만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여사원은 성추행 사실이 없다는 공증까지 했다. 그러나 2심에서 패소를 하고 대법원(해고무효소송) 결심공판 15일을 남겨두고 삼성 비서실과 사측 임원이 찾아와 '상고 취하서를 작성해 주면 1년만 계열사에 근무하다 원직 복직을 시켜주겠다고 하여 합의서를 작성하고 상고를 포기하였다.

1994~1995년 삼성은 그를 삼성건설 러시아 스몰렌스키 지부로 발령했다. 그리고 계속하여 노조 포기 강요했지만 안 되자 김용희 씨의 손과 팔을 5시간 동안 포승줄로 묶어놓고 김영희 씨 가방에서 복직 합의서 등 서류를 탈취하고 간첩으로 러시아 대사관에 고발을 했다. 그는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풀려났다.

그러나 삼성은 해고 통보도 없이 복직을 시키지 않아 이때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2000년 2월 명예훼손죄로 구속이 되고, 2016~2017년 삼성본관 앞에서 해고자 복직 요구를 하고, 광화문 앞에서 2차 단식농성을 벌였다. 2019년 6월 10일 CCTV철탑에 올라가 단식을 하면서 고공 농성을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2년 5월에는 경찰이 김용희 씨 부인을 성폭행 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1992년 5월 25일 부산일보는 "해고 노동자 부인 납치, 경찰관이 성폭행 미수"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용희 씨의 철탑 고공 단식 농성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해고 노동자 이재용 씨도 삼성 해고자들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함께 싸우고 있다.
▲ 삼성 해고 노동자인 이재용씨 김용희 씨의 철탑 고공 단식 농성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해고 노동자 이재용 씨도 삼성 해고자들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함께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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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씨와 같은 삼성 해고 노동자 중의 한 사람인 이재용 씨는 강남역 사거리에서 동조 농성을 하면서 김용희 씨를 돕고 있다. 이재용 씨에 의하면 "김용희 씨를 검진했던 의료진은 김 씨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10일 이후에는 의료진의 검진조차 거부를 하고 있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김용희 씨의 고공 농성이 길어지자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등의 종교단체들과 삼성전자노동조합 노동당 서울시당 등 전국 66개 시민단체들은 10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가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도 하였지만 삼성이나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아무런 조치가 없다.
 
이곳 단식 농성장에는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많은 문인들이 자작시를 들고 와서 김용희 씨의 조속한 원직 복직을 촉구하였다.
▲ 시낭송 중인 나해철 시인 이곳 단식 농성장에는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많은 문인들이 자작시를 들고 와서 김용희 씨의 조속한 원직 복직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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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단식농성 현장에는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나해철, 김성장, 김자현, 전비담 시인 등이 참석하여 연대 발언, 시낭송,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하며 연대문화제를 개최하였다. 이들은 김용희 씨와 이재용 씨 등 삼성해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부와 삼성은 즉각 수용하여 김용희 씨의 단식 농성 사태가 중단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세종시에서 '세종 손글씨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장 시인은 연구원들 8명을 대동하고 현장에 나와서 '삼성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현수막 글씨 쓰기 등을 통하여 단식 농성 중인 김용희 씨 등 삼성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기도 하였다.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장원원 시인이 시 낭송을 통해 삼성과 정부가 나서서 김용희 씨를 원직복직을 시켜 살려내라고 하고 있다.
▲ 시인, 가수 등이 문화제를 열어 응원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장원원 시인이 시 낭송을 통해 삼성과 정부가 나서서 김용희 씨를 원직복직을 시켜 살려내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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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씨가 60회 생일을 맞는 날인 7월 10일에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의 이종란 씨,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하는 장창원 목사, 학교비정규직노조 파업에 참여했던 경기 만안초의  조리사 김영애 씨 등이 연대발언을 하기도 하고, 민중가수의 기타 연주와 노래, 한국작가회의 소속인 장우원 시인의 시낭송 등을 통하여 김용희 씨를 응원하기도 하였다.
 
종교, 시민사회 대표들의 삼성물산의 이영호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거절 당하자 요구서를 찢어 울타리 안으로 날리고 있다.
▲ 문을 걸어잠근 삼성 직원들 종교, 시민사회 대표들의 삼성물산의 이영호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거절 당하자 요구서를 찢어 울타리 안으로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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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에는 조현철 신부, 강창원 목사 등 종교인들과 꿀잠(비정규직노동자들의 쉼터)의 김소연 운영위원장, 반올림 활동가 이종란 씨,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의 이재용 씨, 한국작가회의 전비담 시인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0여 명이 삼성서초사옥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경찰의 무리한 진압 시도 포기 ▲ 삼성은 김용희 씨에게 지금 당장 사죄하고 복직시켜라 ▲ 삼성 해고자 문제 해결에 청와대가 나서라 등을 요구하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삼성생명 건물 앞에서 이들의 '요구서'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회사 직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주지를 않아 전달하지 못했다. 이들은 문 앞에서 한참 서서 계속 요구서 전달을 요구하다가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자 '요구서'를 찢어서 회사 건물 안으로 날려 보냈다. 그런 다음 대표 몇 사람은 청와대로 향했다. 김용희 씨의 고공단식을 철회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나서기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시민사회 대표단이 청와대에서 강문대 비서관을 만났지만, 그는 "이리 저리 여러 곳으로 알아보겠다."고 하면서 어떤 확답을 주진 않았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지금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데 사람은 살려놓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니냐? 조속히 청와대나 나서서 대책을 세우고 사람을 살려야 한다." 재차 촉구하고 돌아왔다. 
 
삼성 해고 노동자인 김용희 씨가 원직 복직과 이재용 구속을 요구하면 40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 강남역 사거리 CCTV 철탑 단식 농성 중인 김용희 씨 삼성 해고 노동자인 김용희 씨가 원직 복직과 이재용 구속을 요구하면 40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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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1시 경과 오후 10시 경에 경찰과 소방관 등이 소방차를 동원하여 강제 철거를 시도하려다 주변 농성장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강제 철거는 하지 않았다. 김용희 씨는 강제로 끌어내리는 등 돌발 상황을 대비하여 인화물질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12일 오전에는 심리치료사를 올려보내 김용희 씨를 돌볼 예정이라 한다.

한편 김용희 씨의 고공농성이 길어지자 시민단체도 돕기에 나섰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꿀잠(비정규직노동자들의 쉼터) 회원 등 노동단체, 한국작가회의 등의 문화 예술인 등도 결합을 하여 매일 오후 7시 30분에 강남역 사거리에서 집중문화제를 열어 김 씨의 복직을 촉구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는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태그:#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단식농성 3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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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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