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2018년 2월, 수많은 소녀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1세대 아이돌 H.O.T.가 다시 한 무대에 올랐다. 오랜 기간 많은 팬들의 애를 태운 뒤에야 성사된 공연. 다섯 멤버들의 다음 행보에 수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때 토니안의 선택은 SBS의 장수 시사교양 프로그램 < TV 동물농장 >(아래 <동물농장>)이었다. 반려견 에드월드와 알렉산덕과 함께하고 있는 토니안의 동물 사랑이야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그의 <동물농장> 합류 소식은 조금 의외이기도 했다. 원년 멤버인 김생민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한 자리인 데다, 신동엽·정선희 같은 베테랑 MC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완성된 팀워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니안은 정식 MC가 된 지 불과 몇 주만에 눈빛만 봐도 '척척'인 MC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았고,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녹아들었다. 어느덧 1년. <동물농장> 연출자인 김규형 PD는 토니의 지난 1년을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평했다. 5년 차 <동물농장> MC인 장예원 아나운서는 "토니 오빠가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어느새 스며들었더라. 5년 내내 함께한 사이 같다"고 했다.

< TV동물농장 >과 함께한 토니안의 1년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사회자인 장예원 아나운서, 방송인 신동엽, 방송인 정선희, 가수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사회자인 장예원 아나운서, 방송인 신동엽, 방송인 정선희, 가수 토니안 ⓒ 이정민

 
토니안이 생각하는 그의 지난 1년은 어땠을까? 꼭 1년째 <동물농장> 녹화가 있었던 지난 4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동물농장> 출연 결정이 조금은 의외였다는 첫 질문에, 그는 "<동물농장> 출연 제안을 거절할 연예인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동물농장>만큼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아마 동물을 사랑하는 예능인이라면 누구나 <동물농장>을 하고 싶어 할 거예요. 너무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이고, 최고의 MC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출연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죠." 

동물을 사랑하는 토니안에게, <동물농장>은 시청자로 지켜볼 때도 특별한 프로그램이었다. "동물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깨준 고마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토니안은 "유기견 문제, 강아지 공장 문제 등 <동물농장>의 문제 제기를 통해 달라진 제도와 사람들의 인식을 체감했다"면서 말을 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는 개지'라는 인식이 컸어요. '반려동물'이라는 표현도 잘 쓰지 않았죠. 하지만 이젠 '애완동물'이라는 말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친숙하고, 동물을 '산다'는 표현보다 '입양한다'는 표현이 더 익숙해졌죠. 유기견·유기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고요. 저는 그 변화에 <동물농장>의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물농장>은 제게, 정말 큰일을 하는 프로그램, 훈훈하고 좋은 프로그램이었죠." 

<동물농장> MC가 되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한 뒤 이런 생각은 더 굳어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지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종종 농담처럼 방송인들이 <동물농장>을 두고 '날로 먹는 방송'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토니안에게 <동물농장>은 "매 순간 모두가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진심이 없으면 안 되는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더 어려운 방송"이라고 했다. 

울다 웃다... 인간의 모든 감정 느끼게 하는 < TV 동물농장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오프닝 촬영을 마친 MC들은 불 꺼진 스튜디오 한켠에 모여 앉아 함께 VCR을 시청했다. 약 45분 정도 분량의 영상을 보는 동안, 토니는 박수를 치며 웃다가 조용히 눈물을 닦기도 했다. 김규형 PD는 "토니가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니 교감의 폭이 크더라. VCR을 보다 펑펑 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녹화 때 우는 모습을 봤다며 말을 건네자, 토니는 "밝은 에피소드를 볼 때는 좋은데 오늘처럼 슬픈 에피소드를 보면 자꾸 눈물이 난다"며 머쓱한 표정으로 웃었다. 

"사실 오늘 에피소드처럼 서로 사랑하고 아끼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헤어져야만 하는 이야기는 그래도 괜찮아요. 너무 슬프긴 해도 따뜻한 슬픔이잖아요. 하지만 가끔 학대 받는 강아지들, 총 맞은 강아지, 하수구에 버려진 강아지, 심지어 섬에 배까지 타고 가서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을 볼 땐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을 때가 많아요.

백번 천번 양보해서 함께할 수 없게 됐다면, 보호센터도 있고 다른 곳에 보낼 수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그런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고,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곳에 버린다는 건 죽으라는 건데. 어떻게 살아있는 생명에게 그럴 수가 있어요. 그런 사악한 사람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나요. 

그러고보면 <동물농장>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울다가 웃다가, 화냈다가 행복했다가... 시청자분들께도 아마 그런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찬종 소장님, 너무 존경한다"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원조 '동물농장 아저씨'인 신동엽은 "자식이 있는 사람이 아이를 대하는 것과 자식이 없는 사람이 아이를 예뻐하는 거랑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 같은 영상을 보더라도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나와, 반려견을 기르는 토니안이 보고 느끼고 배우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토니안의 높은 공감 능력을 칭찬했다. 토니안에게 동물들의 어떤 모습을 볼 때 반려견 에드월드와 알렉산덕이 떠오르는지 묻자 "일단 천재견은 아닌 것 같고..."라며 웃었다.

"제일 공감할 땐 '우리 애도 저런 모습 있는데', '저런 행동할 때 있는데' 이런 거죠. 우리 애들도 보면 가끔 저한테 삐쳐가지고 얼굴도 안 보려 하고 사고치고 할 때가 있거든요. 며칠 출장 다녀오거나 하면 휴지를 다 널어놓고 쓰레기통 뒤져놓고... 하하하. 저에 대한 불만인 거예요. (웃음)" 

<동물농장>에 출연하는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인 이찬종 소장에게 개인적으로 상담을 부탁한 적은 없었는지 묻자, 토니는 "부탁드리고 싶은 적 너무 많았다. 궁금한 이야기도 너무 많았지만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참고 있다"고 답했다. 

"소장님이 돌보셔야 할 아이들이 너무 많잖아요. 해야 할 일도 많으시고, 정말 소장님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많은데 제가 <동물농장> MC라는 이유로 연락처 받아서 따로 연락드리고 하면 너무 민폐일 것 같더라고요. 대신 방송을 통해 알려주신 팁을 집에 가서 써먹어 보려고 늘 생각하죠.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요. 하하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찬종 소장님은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에요. 놀라움과 신기함을 넘어서 '이 분이 진짜 슈퍼히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말 못 하는 동물들의 감정을 읽고 교정해 주시고, 동물과 인간 사이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잖아요."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 [인터뷰②] 토니안이 지키고 싶은 세 가지, "사업-H.O.T. 그리고..."
 

동물농장 토니안 H.O.T.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