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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마친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주재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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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원내대표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공개 회동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아침 8시 경, 미국 대사 관저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났다"라며 "제가 볼턴 보좌관에게 면담을 요청해서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 한미일 삼각공조에 도움 안 돼"

그는 이어 "안보와 관련된 저희 당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한국방공식별구역)와 영공을 침범한 엄중한 안보 현실에 있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는 한미일 안보 삼각공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점도 강조했다"라며 "매우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볼턴 보좌관과는 작년에도 회동한 적이 있다"라며 "그런 인연 때문에 이번 방한을 앞두고 요청을 했었고, 회동이 이뤄졌다"라고 계기를 설명했다.

다만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배석자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도 배석자가 두 명 있었다"라면서도 "미국 측 (배석자가 누구였는지)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볼턴 보좌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한 물음에도 "제가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을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어떤 이야기를 전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해해달라"라고만 이야기했다.

이번 만남이 성사된 것과 관련해서는 "결국 미국 측으로서도, 제1야당인 한국당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입장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국가발전을 게을리 한 무능한 왕조 떠올라"

나 원내대표가 볼턴 보좌관에게 어떤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했는지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날 오전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와해되는 '한미일 공조'의 틈을 파고들어 북중러 공조가 긴밀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무력시위와 영공침해는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훈련 형태를 통해 와해되는 한미일 공조의 틈을 파고들어서 북중러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이를 한국과 미국에 과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북중러 공조가 긴밀해지고 있는데,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카드부터 꺼내는, 물불 안 가리는 외교가 결국 우리 안보의 틈을 내보인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얼빠진 정권의 얼빠진 안보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안보적 위기를 보면 주변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린 구한말의 모습이 생각난다"라며 "국가발전을 게을리 한 무능한 왕조가 망국을 막지 못한 과거가 떠오른다"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20세기 초에 경험했던 비참한 조선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라며 "왕따 안보로 가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실험도 모자라서 안보실험을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며 "동맹을 챙겨라"라고 주문했다. 또한 "오늘 한국당은 영공침공과 관련된 국회의 규탄 결의안을 제출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 방한한 존 볼턴 보좌관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정경두 국방장관, 강경화 외교장관 등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 등은 따로 만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